지난 1년, 교회 위해 저를 먼저 낮추신 과정
교회, 지역·열방의 ‘기업 무를 자’로 세워지길
지역에서 칭찬받고 주목받는 교회 되었으면
오랜 선교 경험 살려 겸손히 배우고 섬길 것
저는 하나님의 치유와 회복 위한 도구일 뿐
바른 목사 되어 기대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

부전교회 백신종 목사
약 1년간의 어려운 과정 끝에 부전교회 제7대 담임이 된 백신종 목사. 백 목사는 “하나님께서 교회를 살리시기 위해 저를 먼저 낮추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고 기자

1932년 설립돼 100년 가까운 역사를 가진 부산 부전교회가 최근 제7대 담임으로 백신종 목사를 청빙했다. 당초 지난해 6월 이미 공동의회에서 2,278명(87.8%)의 찬성으로 백 목사 청빙을 가결했지만 이후 교회가 속한 예장 합동 동부산노회가 해당 청빙 결의를 무효로 처리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약 1년이 지나 재청빙을 하게 된 것이다.

백 목사는 최근 부전교회 주일예배에서 ‘기다림의 은혜로 빚어지는 믿음’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며 “우리의 시간표와 하나님의 시간표가 달랐을 뿐이고, 우리는 기다렸지만 하나님은 그 시간에도 일하고 계셨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제 안의 교만과 인정받고 싶은 욕망을 직면하게 하셨고 회개하게 하셨다”며 “지난해 곧바로 부임했다면 오히려 제 교만이 저를 무너뜨리고 교회에도 더 큰 어려움이 되었을 것”이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백 목사는 지난해 부전교회에서 처음 청빙 결정이 있기 직전까지 미국 한인교회인 메릴랜드 벧엘교회에서 약 10년 동안 담임으로 사역했다. 전도사 시절을 제외하면 목회자로서 대부분의 사역을 미국 등 해외에서 했다. 이제 처음으로 국내 담임목회를 시작하게 된 백 목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부전교회 제7대 담임이 되셨습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비록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었지만, 그 과정에 하나님의 뜻이 있었다고 믿습니다. 하나님께서 교회를 살리시기 위해 저를 먼저 낮추신 것 같아요. 이제는 서로 다른 생각을 가졌던 이들도 모두 교회와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이었음을 기억하고, 성령 안에서 하나 되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미국 벧엘교회에서 약 10년간 시무하셨는데, 벧엘교회 교인들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지난 10년 동안 벧엘교회 성도님들을 정말 많이 사랑했습니다. 그래서 사임을 결정하기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청빙이 벧엘교회와의 단절이 아니라, 한국과 미국의 두 교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하나님께서 제게 주셨습니다. 새로운 담임목사님과 함께 앞으로도 벧엘교회가 이민사회와 세계를 위한 선교를 감당하는 교회가 되도록 계속 기도하겠습니다.”

-향후 부전교회에서의 목회방향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부전교회 백신종 목사
백 목사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목양해 치유와 회복, 영적 성장이 일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상고 기자

“성도들의 영적 아버지와 같은 목사가 되고 싶습니다. 과거 캄보디아 깜뽕짬이라는 도시에서 선교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 어떤 분이 ‘이곳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최고의 선교사가 되는 것이 전 세계적 사역을 하는 것’이라고 조언해주셨습니다. 선교사로서 여러 가지 것들에 관심을 가지고 사역하기보다 한 지역에서 맡겨주신 사람들을 잘 섬기는 게 곧 세계적 사역이라는 말씀이셨습니다. 부전교회에서도 그런 마음으로 목회하고자 합니다. 영적 가족으로서 성도들은 저를 신뢰하도록 최선을 다하고 저도 성도들을 잘 케어하면서 목회할 생각입니다.

그리고 제가 박사과정에서 공부했던 게 ‘고엘신학’이었습니다. ‘고엘’이란 히브리어로 ‘기업 무를 자’를 뜻합니다. 구약성경 레위기 25장 25절(만일 네 형제가 가난하여 그의 기업 중에서 얼마를 팔았으면 그에게 가까운 기업 무를 자가 와서 그의 형제가 판 것을 무를 것이요)에 쓰인 단어입니다. 영어로는 ‘리디머(redeemer)’, 즉 구속자를 말합니다. 부전교회가 그런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단지 우리만의 교회가 아니라 지역과 열방의 ‘기업 무를 자’로 세워지는 교회…, 그런 교회가 되게끔 저 역시 ‘고엘’의 마음으로 목회할 것입니다. 구속자 되신 예수님을 잘 드러내고 지역사회를 섬길 수 있는 부전교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특별히 계획하고 계신 중점 사역이 있으신가요?

“부전교회의 좋은 역사적 전통과 사역이 있습니다. 우선은 그것을 잘 계승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그리고 교회가 지역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가에 초점을 맞출 예정입니다. 지역에서 칭찬받고 주목받는 교회, 부전교회에 다니는 걸 누구에게나 자랑할 수 있는 그런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말씀 사역일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목양해 치유와 회복, 영적 성장이 일어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한국에서 담임목회는 처음이신데, 해외 이민목회와는 좀 다를 것 같습니다.

“이민교회에서 목회하시다 한국에 청빙을 받아 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공통적으로 이민교회가 시차를 두고 한국교회를 따라가는 것 같다고 하십니다. 지금 이민교회가 예전 한국교회 같다는 말씀이신데, 그만큼 차이가 있다는 의미여서 제가 많이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이런 점에서 선교학을 공부했고 선교사로 살았던 제 경험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선교학의 핵심은 현지 문화와 언어를 배워 수용자의 관점에서 복음을 전달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저로 하여금 그런 선교사역을 많이 하게 하셨는데, 그런 경험을 살려 부전교회에서도 겸손하게 배우고 섬기도록 하겠습니다.”

-사모님께서도 오랫동안 선교사로 살아오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선교사의 자녀로 자라 한국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11살의 나이에 부모님을 따라 나이지리아로 가서 그곳 선교사자녀학교를 다녔습니다. 그마저도 부모님과 떨어져 기숙사에서 지내야 했죠. 이후에도 미국에서 혼자 공부하면서 이민자로 살았습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훈련시키신 것 같습니다.”

-부전교회가 이번 청빙을 결정하기까지 3년여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 동안 담임목사 없이 신앙생활을 해온 성도들에게 혹시 전하실 말씀이 있으신가요?

부전교회 백신종 목사
백신종 목사는 “저는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상고 기자

“그 동안 부목사님들께서 많은 수고를 하신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님들 안에 담임목사 부재로 인해 지치고 힘든 부분이 분명히 있으셨을 것입니다. 그 부분을 제가 채워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궁극적인 치유와 회복은 주님만을 통해 가능합니다. 단지 저는 그런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더 하고자 하시는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처음 부전교회 청빙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 같은 사람이 가도 되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고민도 기도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 만큼 이 직분을 겸손히 잘 감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성도님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기도와 격려, 그리고 지도를 부탁드립니다. 부디 바른 목사가 되어 기대와 신뢰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백신종 목사는

중앙대학교 영어학과(B.A.)를 졸업하고 총신대학교 신대원에서 목회학석사(M.Div.), 풀러신학교에서 선교학석사(Th.M.),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교(TEDS)에서 선교학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1993년부터 이듬해까지 필리핀 단기선교를 통해 선교사의 삶을 경험하며 비전을 구체화했다. 1994년부터 1998년까지는 예장 합동총회 선교국 선교사훈련원(MTI)에서 훈련간사로 섬겼다.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캄보디아에서 SEED선교회 소속 선교사로 사역하며, 로고스 어학원, 캄보디아 씨앗교회, 제자훈련 공동체(DSC), 샤이닝스타 고아원을 등을 설립하기도 했다. 2015년부터 2025년까지 미국 벧엘교회 담임목사로 섬기며, 선교와 목회를 병행했다.

저서 및 연구서로는 「단기선교 퍼스펙티브」(2008), 「고엘, 교회에 말걸다」(2017, 공저), 「이 책을 먹으라」(2020, 공저), 「적합한 기독교」(2007, 번역서), 「유순한 대답」(2017, 번역서) 등이 있으며, 선교학 관련 논문 30여 편을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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