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많은 크리스천 청년들이 기성 교회의 틀 안에서 때로는 소외감을 느끼거나, 더욱 친밀하고 역동적인 신앙 공동체를 찾아 헤매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반항이나 세속적 유행을 좇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살아있는 관계 그리고 성도 간의 진실된 교제를 향한 거룩한 몸부림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의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울려 퍼지는 공동체를 향한 갈망은, 교회가 본질적으로 어떠한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교회에 던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 흔히 웅장한 건물이나 잘 짜인 조직, 혹은 주일의 정형화된 예배 의식을 연상하곤 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본질, 즉 헬라어 '에클레시아(ἐκκλησία)'가 의미하는 바는 '부르심을 받은 자들의 모임' 그 자체입니다. 이는 곧 건물이 아닌 사람에게, 조직이 아닌 관계에게, 형식이 아닌 생명력에게 초점이 맞추어져야 함을 시사합니다.
그렇다면 이 시대의 청년들이 진정으로 갈망하는 공동체는 어떠한 모습일까요? 그리고 교회는 어떻게 이들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을까요?
첫째, 소그룹 중심의 유기적 공동체입니다. 대형화된 교회 시스템 안에서 개인이 느끼는 익명성과 소외감을 극복하고, 서로의 삶을 깊이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소그룹은 매우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그룹은 정기적인 성경 공부와 기도 모임을 넘어, 삶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서로를 위해 중보하며, 각자의 은사를 따라 함께 사역하는 '작은 교회'로서 기능할 수 있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형식적인 모임의 횟수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관계와 상호 돌봄이 이루어지는 깊이에 있을 것입니다.
둘째, 목적 지향적 사역 공동체의 활성화입니다. 청년들은 자신의 신앙을 삶의 구체적인 영역에서 실천하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회는 청년들의 다양한 관심사와 은사를 반영한 목적 지향적 사역 공동체(예: 문화예술 사역, 사회봉사, 환경운동, 학문 연구 등)를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지원해야 합니다. 이러한 공동체를 통해 청년들은 자신의 신앙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연결시키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나아가는 과정 속에서 깊은 유대감과 소속감을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셋째, 기존 선교단체 및 초교파적 네트워크와의 연계 강화입니다. 이미 많은 선교단체나 청년 사역 단체들이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청년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과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개교회가 모든 필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면, 이러한 외부 자원과의 적극적인 연계와 협력을 통해 청년들에게 더욱 폭넓은 선택지와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교회의 담장을 넘어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한 아름다운 연합의 모습이 될 것입니다.
넷째, 삶의 현장 중심의 신앙 공동체입니다. 주일에만 만나는 공동체가 아니라, 청년들의 일상생활, 즉 학업, 직장, 가정이라는 삶의 현장 속에서 신앙을 나누고 서로를 지지하는 공동체의 모색이 필요합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지속적인 소통과 격려, 혹은 지역 기반의 작은 모임들을 통해 신앙이 삶과 분리되지 않고,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역동성을 지닐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대안적 모색이 기존 교회의 가치와 역할을 부정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기성 교회는 이러한 다양한 시도들을 격려하고 시도하고, 지원하며, 때로는 새로운 공동체를 품어내는 모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형식이나 전통에 얽매이기보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청년들의 영적 필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들을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품어낼 수 있는 유연성과 포용력을 갖추는 것입니다.
이 시대 청년들의 영적 갈급함과 공동체를 향한 열망은 교회에게 주어진 귀한 기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양한 모습으로 당신의 교회를 세워가시며, 다음 세대를 통해 그분의 역사를 이어가시기 원하십니다. 우리 모두가 이 부르심에 응답하여, 청년들이 마음껏 뛰어놀며 신앙 안에서 성장하고 성숙해갈 수 있는 건강하고 생명력 넘치는 공동체를 세워나가는 일에 함께 지혜를 모으고 힘쓰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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