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가 6월 3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단일화 논의를 위해 7일 오후 단독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후보 등록 마감일이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양측이 단일화 방식과 후보 선출에 합의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후보는 6일 밤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내일 오후 6시 한 후보를 단독으로 만나기로 약속했다"며 "단일화와 관련해 더 이상의 불필요한 논쟁은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 측은 이번 회동이 김 후보 본인의 제안으로 이뤄졌다고 강조하며, 단일화는 후보 주도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한 후보 측도 같은 날 언론 공지를 통해 "한 후보와 김 후보는 7일 오후 6시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며 "한 후보는 단일화 논의에 열려 있으며, 단일화 방법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에 일임한 바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단일화를 둘러싼 양측의 움직임 뒤에는 김 후보와 국민의힘 지도부 간의 갈등이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국민의힘은 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을 대상으로 김-한 후보 단일화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김 후보는 즉각 반발하며 "당 지도부는 단일화에 개입하지 말고 관련 업무를 즉시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김 후보는 또 "내일 실시 예정인 여론조사는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단일화는 후보가 주도하고, 당은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대선 승리를 위해 보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함께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을 각각 만나 현안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 후보가 단일화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판단 아래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단일화 찬반 여론조사를 통해 당원 의견을 확인한 뒤, 다수가 찬성할 경우 김-한 후보 간 여론조사를 실시해 11일 전에 단일 후보를 선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이에 김 후보는 6일 영남 지역 방문 일정을 중단하고 급히 서울로 상경했다. 그는 "당이 정당한 대선 후보에 대한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며 "전국위원회와 전당대회를 기습적으로 소집한 것은 저를 강제로 끌어내리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양측의 갈등은 이날 의원총회를 기점으로 더욱 격화됐다. 김 후보는 지도부의 단일화 압박에 맞서 후보 일정을 전면 중단했고,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는 김 후보의 서울 자택을 찾아가 설득을 시도했지만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앞서 권 위원장도 김 후보를 만나기 위해 대구로 향했으나 김 후보가 상경하면서 회동은 무산됐다.
권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무 우선을 논하기 전에 당원과 국민에게 드린 약속이 우선"이라며 김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한덕수 후보를 먼저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믿고 당원과 국민은 김 후보를 선택한 것"이라며 "신의를 저버린다면 이는 당원과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단일화 주도권을 둘러싼 김문수 후보와 당 지도부 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7일 열릴 김-한 후보 간 회동에서 실제 단일화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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