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양의 친구들이 11일 시신이 안장돼 있는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방문,김 양 아버지의 안내를 받아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교사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하늘양의 친구들이 11일 시신이 안장돼 있는 대전 서구 건양대병원병원 장례식장 빈소를 방문,김 양 아버지의 안내를 받아 조문하고 있다. ⓒ뉴시스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김하늘(7)양 피살 사건이 사회적 충격을 불러일으키며, 유족 측이 재발 방지를 위한 '하늘이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40대 여교사 A씨의 범행 동기와 학교 측의 대응 부실이 논란이 되고 있으며, 학생 보호를 위한 법적·제도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하늘 양의 아버지는 12일 건양대병원 빈소에서 "정치권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해달라"며 호소했다. 그는 "학교가 하늘이를 지키지 못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며, 책임 있는 관계자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피의자가 과거 폭행 전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관련 기관의 책임을 묻고 강력한 처벌을 요구했다.

그는 "정신질환을 앓거나 문제가 있는 교사가 학생들을 담당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적 장치가 필요하다"며 '하늘이법' 제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한, "피의자는 심신미약을 주장할 가능성이 있지만, 흉기를 구매하고 범행을 실행한 점에서 계획적인 범죄로 보인다"며 엄중한 법적 조치를 촉구했다.

대전서부경찰서에 따르면, 피의자인 A씨는 돌봄 교실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마지막 학생을 대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 브리핑에 따르면, A씨는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왔으며, 휴직 후 복직한 상태였다. 복직 후 교과 전담교사로 배치되었지만, 실질적인 수업을 맡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범행 당일 오후 학교에서 약 2km 떨어진 주방용품점에서 흉기를 구매한 후, 교무실 대신 시청각실로 이동했다. 이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려 했으나, 돌봄 교실 마지막 학생이 나오는 것을 보고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A씨가 피해자를 특정하여 범행을 계획한 것인지, 우발적으로 저지른 것인지에 대해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사건은 지난 10일 오후 5시 18분께 김하늘 양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휴대전화를 이용해 위치를 추적한 후, 하늘양의 친할머니와 함께 초등학교 시청각실을 수색했다. 하늘양의 친할머니가 창고 안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하늘양과 A씨를 발견했으며, 경찰이 도착하는 사이 A씨는 창고 문을 잠갔다.

당시 A씨도 목과 팔에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으며, 범행 후 자해를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하늘양은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끝내 숨을 거두었다. 한편, A씨는 수술 전 경찰에 범행을 자백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교사의 정신 건강 관리와 위험 요인 사전 차단을 위한 법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족뿐만 아니라 교육계에서도 학생 보호 강화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교사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위험 요인이 있는 교사의 복직 여부를 철저히 심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교내 안전 시스템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김하늘 양의 아버지는 "우리 아이가 마지막 희생자가 되길 바란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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