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월렛 운영팀이 결제 오류 발생과 오류 종료를 공지한 내용
삼성전자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2일 오전 7시께부터 결제 오류가 발생했다가 3시간여 만에 복구된 상태다. 사진은 삼성월렛 운영팀이 결제 오류 발생과 오류 종료를 공지한 내용. ©뉴시스

직장인 김모씨(31)는 서울 시내 회사 근처 카페에서 늘 하던 대로 커피 두 잔을 주문했다. 결제는 스마트폰 하나면 충분했다. 삼성페이로 결제를 시도했지만, 화면에는 오류 메시지만 반복됐다. 손에 실물 지갑은 없었고, 뒷사람들의 눈치에 결국 커피는 포기해야 했다. 그는 뒤늦게 삼성페이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했다는 공지를 보고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같은 시간, 전국 곳곳에서도 비슷한 혼란이 일어났다.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오전 6시 20분부터 9시 55분까지 약 3시간 넘게 정상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카페, 편의점, 주유소, 식당 등에서 모바일 결제를 시도하던 수많은 사람들이 불편을 겪었다. 일부는 실물 카드나 현금을 가지고 있지 않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버스 정류장 앞 편의점에선 아침 출근길 간편식을 사려는 손님들이 결제를 하지 못하고 줄줄이 퇴장했고, 주유소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벌어졌다. 실물 카드 대신 삼성페이에 의존해온 이들이 혼란에 빠진 것이다.

이번 장애는 삼성페이와 일부 카드사 간 전용선에 문제가 생기면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순한 기술적 오류로 치부하기엔 그 여파가 컸다. 일상 속에 깊이 들어온 모바일 지갑 시스템이 순간적인 장애로 얼마나 큰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 사례였다.

삼성페이는 지난 2015년 처음 도입된 이후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도해왔다. 지난해 3월 기준 사용자 수는 1,700만 명에 달하며, 이후 '삼성월렛'으로 통합되면서 신용카드, 교통카드, 멤버십 포인트뿐만 아니라 전자증명서, 전기차 충전카드, 모바일 주민등록증 등 다양한 기능을 흡수해왔다. 실물 지갑 없이도 일상생활 대부분을 영위할 수 있는 모바일 월렛의 대표격 서비스다.

그러나 이번 오류는 그런 ‘편리함’이 얼마나 허약한 기술 위에 구축되어 있는지 드러냈다. 모든 결제 수단과 신분증, 각종 인증 기능을 스마트폰 한 대에 의존하는 지금, 시스템 장애나 사이버 공격 한 번이면 개인의 일상이 마비될 수 있다는 현실이 피부로 느껴졌다.

한 이용자는 삼성멤버스 커뮤니티에 “지갑도 안 들고 다니는데, 폰까지 멈추니 내가 바보가 된 것 같았다”고 썼다. 또 다른 이용자는 “해킹이 의심돼 앱을 삭제하고 다시 깔았는데, 등록된 카드가 모두 사라졌다”며 분노를 토로했다.

문제는 삼성의 대응 방식도 이용자 불만을 키우는 데 일조했다. 삼성월렛 측은 오류 발생 약 2시간 후에야 공지를 올렸고, 그마저도 원인에 대한 설명은 부족했다. 이후 정상화 소식도 공지 이후 한 시간가량 지나서야 올라왔다. 이용자들은 “정확한 원인을 공개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지만, 삼성은 각종 커뮤니티 게시글에 사과 댓글을 남기는 방식으로만 대응했다.

삼성월렛 측은 “이날 오전 6시 20분부터 9시 55분까지 일부 카드 결제 및 등록에 오류가 있었다”며 “현재는 정상 이용 가능하며 추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시스템 장애를 넘어, 모바일 결제 시스템의 구조적 취약성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이와 유사한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며, 서비스 운영사는 시스템 설계 단계부터 장애 상황을 고려한 대안을 갖추어야 하고, 사용자들도 실물 카드 등 보조 수단을 갖추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보안 전문가들 역시 “모바일 지갑 서비스는 개인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결된 만큼, 장애 발생 시 정부 차원의 신속한 공지 체계와 복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삼성페이 결제 오류 사태와 관련해 정확한 원인을 점검한 뒤 현장 조사 여부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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