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교회 교세 축소가 대사회적 신뢰도 하락 때문이 아닌 영적 갈급함을 채워주지 못한 데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박상규 목사, 이하 기장)가 21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2025 기장목회 트렌드 세미나를 개최했다. 기장 목회와신학연구소(소장 최영 목사)가 주관했다.
이날 첫 번째 발제자로 김영수 목사(랑카스터대 종교사회학 박사)가 ‘2025 기장 목회 트렌드’를 발표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교세 통계는 지난 2023년 기준 예장합동은 225만, 예장통합은 220만, 기독교대한감리회는 113만, 예장고신은 38만, 기장은 2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는 각 교단별 교세가 최대 정점을 찍던 해 대비 통합은 22.6%, 합동은 24.9%, 기감은 28.4%, 기장은 40.8%나 줄어든 수치다.
이어 “코로나 시기 동안 3040세대가 많이 떨어져 나갔다. 예배참석률(온라인 포함)을 집계한 한 통계에 따르면, 30대는 코로나19 이전 81.7%이었다가 2022년 63.7%로 줄었고 2023년엔 66.7%로 소폭 반등했다. 40대는 코로나19 이전 74.9%이었다가 2022년 65%로 줄었고 2023년엔 66.9%로 소폭 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3040세대 가운데 기독교에 부정적이지 않으나 교회 출석을 하지 않는 플로팅 크리스천들이 증가한 결과”고 했다.
김 목사는 향후 한국교회 재부흥의 핵심 요인은 3040세대의 교회 귀환에 있다며 몇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첫째, 교회학교 운영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 3040세대는 교회학교 부모 세대들로서 이들이 교회를 이탈하면 자녀들도 떠나는 경향이 있다”며 “반대로 자녀교육을 위해 교회학교 운영이 활발한 교회를 적극 선택하는 흐름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계청의 ‘2023 경제활동인구조사’에 따르면, 30대 여성 3명 중 1명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는 이들이 육아 전념을 위해 집에만 있기 때문”이라며 “3040세대 플로팅 크리스천 중 젊은 엄마들은 주중 모임을 갈구하는 특징도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교회학교 운영 투자를 늘려 부흥을 이뤄낸 교회를 예시로 들었다. 이어 “김포두란노교회는 풋살장·정글짐·놀이방 등 영·유아 돌봄과 교회학교 시설 설비에 적극 투자했다”며 “그 결과 개척 4년 만에 700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했는데, 특징적인 또 다른 요인으로 평일 3040세대 엄마들을 위한 카페 운영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포두란노교회는 3040세대 엄마들이 카페에서 자신의 육아 고충을 털어놓고 이들을 영·유아 돌봄 시설이 많은 교회로 오도록 유도했다”고 했다.
아울러 “논산한빛교회는 아동들을 상대로 성경 3장을 읽으면 음료 등 ‘모든 시설 이용 무료’를 내건 성경 카페를 설치하는 등 교회학교 운영에 우선순위를 뒀다”며 “이처럼 지자체에서 영유아돌봄과 교회학교 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해당교회들은 지역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고 했다.
김영수 목사는 향후 교회 부흥의 또 다른 해결책으로 “둘째, 30대는 플로팅 크리스천의 비율이 높은 세대지만 한편으로 영적 갈급함도 높은 세대”라며 “교회가 이들의 영적 욕구를 채워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국리서치의 ‘2022 여론속의 여론’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점을 본 경험 있는 비율은 30대가 54%로 전 세대 가운데 가장 높았다”며 “엠브레인 트렌드리포트의 ‘2022 새해 계획 및 운세서비스 이용 관련 조사’에 따르면 점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을 물은 결과 ‘마음의 위안/걱정의 감소’(87%)가 가장 높았다”고 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의 ‘2022년 한국교회 코로나 제4차 추적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적 체험을 경험하고 싶은 마음을 물었을 때 신자의 71.8%는 ‘있다’고 답했다. 또 신앙생활 중 영적 체험 경험 여부를 물은 결과, 30대는 53.2%로 과거 한국교회 부흥기를 경험한 60대(52.4%)보다 높았다.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의 ‘2024 개인교인 인식조사’에서 코로나 이전 대비 개인 경건시간 변화를 물은 결과, 늘었다는 비율이 전 세대 중 30대(38.6%)가 가장 높았다. 특히 이 설문에서 신앙생활의 이유로 개신교인들은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43%), ‘구원과 영생을 위해서’(36%) 순으로 조사됐다.
김 목사는 “30대는 영적 욕구가 가장 강하지만 합리적 사고를 지닌 세대로, 먹고 사는 게 힘들고 피곤해 교회 출석률이 가장 저조하기도 하다”며 “이는 정서적 평안과 하나님과의 깊은 만남을 갈구하는 종교적 욕구가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과의 친밀감을 통해 나와 내 삶이 달라지고, 내가 이해한 성경 말씀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기독교 영성”이라며 “그렇다면 한국교회는 30대가 처한 그들의 삶의 역경과 관련해 말씀, 기도, 예배를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온라인 예배로 충족될 수 없는 영적인 분위기를 현장 예배에서 담아내, 3040세대 플로팅 교인들을 어떻게 교회로 끌어들일지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삶이 힘들지만 기도와 부흥회를 통해 하나님과의 영적 끈끈함을 느끼고 싶은 신자들이 30대뿐만 아니라 전 세대에 걸쳐 많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한국교회 교세 축소는 대사회적 신뢰도 하락 때문이 아니다. 오히려 교인들의 영적 갈급함을 채워주지 못한 데 있다고 본다”고 했다.
끝으로 “이탈하는 한국교회의 허리인 3040세대를 잡는다면 자녀세대들도 동시에 교회로 돌아온다”며 ▲한국교회의 영유아돌봄시설·교회학교 운영 확충 ▲기독교가 삶의 문제를 터치하게 해야 한다 ▲3040 기혼 여성의 주된 관심사인 자녀양육과 관계문제 등을 적극 다룰 프로그램 운영 확대 등을 결론으로 제시했다.
김영수 목사는 기장 교단의 부흥을 위해 첨언을 덧붙였다. 그는 “기장에서 동성애와 민중 신학과 관련된 논의를 많이 하는데, 그럴 때가 아니”라며 “전 교단 가운데 교세 하락 비율이 가장 높은 기장이 향후 미래를 계획하고 이에 중점을 둬 교단 운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2부 발제로 이종철 목사(한신대 겸임교수)가 ‘창조와 진화’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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