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왕자 메건 마클
해리 왕자 부부. ©서식스 로열 인스타그램 캡처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차남 해리 왕자 부부가 최근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사건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 인권 운동가는 이를 두고 대량학살 수준에 이른 기독교인에 대한 지속적인 폭력을 무시한 피상적인 홍보 활동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이달 초 해리 왕자와 부인 메건 마클은 정신 건강 행사와 국제 상이군인 체육대회인 인빅터스 게임 홍보를 위해 나이지리아를 방문했다.

미국에 본부를 둔 박해감시단체인 국제기독연대(ICC) 지도자는 이번 방문이 수천 명이 직면하고 있는 고통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프 킹 ICC 회장는 CP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왕실 부부의 방문은 ‘나이지리아에서 진행 중인 기독교인 집단 학살’을 무시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킹 회장은 “해리와 메건의 최근 여행은 좋은 의도로 이뤄졌다고 확신하지만, 슬프게도 사파리 여행은 낭비됐다”라고 했다.

이어 “그들의 여행은 말할 수 없이 고통받는 나라를 돌아다니면서 열악한 홍보 활동과 사진 촬영으로 끝났다. 지난 20년 동안 나이지리아의 이슬람주의자들은 최대 10만 명의 기독교인을 살해하고 기독교인에게서 300만 곳의 농장을 훔쳤다. 하지만 우리가 서식스 공작과 공작부인으로부터 들은 말은 햇빛과 무지개 뿐이었다”라고 했다.

뉴욕포스트(The New York Post)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출신인 마클은 이번 여행을 “눈을 뜨게 하고 겸손하게 만드는” 여행이었다고 했다. 여행에는 라고스와 아부자의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는 것이 포함되었다. 그들은 인빅터스 게임을 통해 청년들의 정신 건강을 증진하고 부상당한 군인들의 재활을 지원하는 것이 사명의 일부라고 말했다.

부부는 방문 기간 동안 라고스에 있는 드림 빅 농구 클리닉에 참석했고, 라이트웨이 아카데미에서 아이들과 교류했으며, 나이지리아 군 장교들을 만났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마클은 나이지리아를 ‘나의 조국’이라고 부르며 청년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싶다는 소망을 표현했다.

그녀는 “그들에게서 내 자신을 본다. 이 모든 어린 소녀들에게서 잠재력을 본다. 어린 소년들에게서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또한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 사람들을 직접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부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 해결책과 지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킹 ICC 회장은 부부의 방문과 해리 왕자의 어머니인 다이애나비의 방문을 비교했다. 그는 “해리 왕자는 세계를 선도하는 대사로서 동시에 억압과 전쟁으로 잊혀진 희생자들을 고양시키는 사명감을 지닌 다이애나비의 여행을 기억했다면 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또한 아부자에 소재한 나이지리아 국방부 본부를 방문하여 군인 부부들을 만났고, 크리스토퍼 무사 나이지리아 국방부 참모총장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기독교인과 소수 무슬림을 포함한 소수 종교에 대한 박해가 심각하다. 세계적인 기독교 박해감시단체인 오픈도어(Open Doors)는 나이지리아에서 다른 어떤 나라보다 더 많은 기독교인들이 신앙 때문에 살해당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보수적인 추정에 근거한 오픈도어의 2024년 세계감시목록 보고서는 2023년 전 세계적으로 최소 4천998명의 기독교인이 신앙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그 중 약 90%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으며, 4천명 이상이 사망했다. 오픈도어(Open Doors)는 나이지리아를 기독교 박해와 관련하여 세계에서 6번째로 최악의 국가로 평가했다.

아남브라에 본부를 둔 시민자유 및 법치주의 국제협회는 2023년 1월부터 2024년 1월까지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최소 8천222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된 것으로 추산했다.

기독교 공동체와 세계 권리 옹호자들은 오랫동안 나이지리아 정부에 과격화된 목동들이 미들벨트(Middle Belt) 주에서 주로 기독교 농업 공동체를 대상으로 자행한 치명적인 학살을 저지할 것을 촉구해 왔다. 나이지리아 정부와 외교 동맹국은 수십 년 동안 지속된 ‘농민-목동’ 간 충돌을 비난해 왔지만, 인권 옹호자들은 이러한 범죄에 종교적 요소가 무시될 수 없다고 오랫동안 주장해 왔다.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 Commission on International Religious Freedom)는 나이지리아를 국무부의 종교자유 침해 특별 우려 국가목록에 포함시켜 달라고 바이든 행정부에 거듭 촉구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1년 목록에서 나이지리아를 삭제했다.

미국 의회 의원들이 나이지리아의 종교 자유 위기에 대응하여 더 큰 조치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그들은 또한 나이지리아의 종교 양심수와 신성모독법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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