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릴 총대주교
키릴 총대주교. ©WCC

러시아 정교회 키릴 총대주교가 이끄는 세계러시아인민평의회(WRPC)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신성한’ 노력으로 규정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평의회는 이 전쟁을 ‘범죄적인 키예프 정권’과 서방의 ‘사탄주의’에 맞서 싸우는 러시아의 전투에서 중요한 순간으로 규정하며 이를 ‘특별 군사 작전’이라고 불렀다.

WRPC는 공식적으로 러시아 정교회와 분리되어 있지만 많은 교회 지도자와 민간 인사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이 발표한 이 칙령은 키릴 총대주교가 주재하는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대성당에서 3월 27일 열린 시노드 회의에서 발표됐다.

러시아 입법부와 행정부에 전달된 이 문서는 2022년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을 ‘신성한 러시아’의 단결을 보존하기 위한 영적 십자군으로 묘사하면서 러시아를 서방의 침략에 맞서는 수호자로 묘사했다.

이 문서는 ‘러시아 세계’ 개념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현재 러시아 국경 너머의 정신적, 문화적 중요성을 강조하며 벨로루시인과 우크라이나인을 러시아의 하위 민족으로 동화할 것을 제안한다.

프랑스 북동부에 있는 로렌 대학교의 러시아 문명 교수인 앙투안 니비에르(Antoine Nivière)는 가톨릭 일간지 라크루아 인터내셔널(La Croix International)에 “이 문서는 단순한 진술 그 이상”이라며 “일종의 정치 프로그램을 설명한다”고 밝혔다.

CP는 “처음에는 러시아의 침공을 주저했던 키릴 총대주교가 점차 우크라이나와 서방을 비난하면서 이 분쟁이 영적인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교회들에게 성스러운 러시아를 위한 기도문을 낭송하도록 명령했고, 이를 따르지 않는 성직자들은 제재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WRPC 문서는 영적인 힘과 현세적인 힘을 혼합하면서 푸틴의 정치적 입장과 밀접하게 일치하며 서구 세계주의에 대항하는 세계적 수호자로서 러시아를 옹호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노스이스턴 대학 종교 및 인류학 조교수인 사라 리카디-스와츠(Sarah Riccardi-Swartz)는 “키릴 총대주교는 전쟁을 서구 현대성에 맞선 형이상학적인 투쟁으로 구성하여 우크라이나를 이 갈등의 전장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출판매체인 노스이스턴 글로벌 뉴스(Northeastern Global News)에 “키릴의 수사에는 러시아의 군사적 노력을 축복하고 전쟁 사망자에 대한 영적 보상을 약속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전통적인 러시아 정교회 교리와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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