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숙 목사
박종숙 목사는 한국교회가 회복되기 위해 목회자와 성도가 깨어서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최승연 기자

전주시의 복음화를 위해 나아가는 전주시기독교연합회는 전주시에 있는 1,400여 개의 교회와 20만여 명의 성도들을 대표하는 연합기관이다. 지난 1월 10일 제55회 정기총회를 통해 대표회장으로 박종숙 목사가 선임되었다.

박 목사는 전주 중부교회에서 제3대 담임 목사로 섬기고 있다. 박 목사를 만나 목회를 하게 된 계기, 신임 대표회장으로서의 포부, 전주시기독교연합회의 비전 등을 들어볼 수 있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목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영향으로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으며 어머니는 보수적인 신앙을 가지고 계셨다. 그 영향이 저에게도 끼쳤으며 고등학교 때 신앙생활을 하면서 주일성수를 했는데 이로 인해 고등학교 3학년 때 주일이면 공부를 하지 않았다. 당시 제가 가고 싶은 대학교는 서울대학교였는데 이를 지켜보시던 아버지께서는, 그때 교회를 다니지 않으셨는데, 그런 걸 이해하지 못하시고 저를 보시면서 답답해하셨다. 그러다가 아버지께서 저에게 약속을 하나 하자고 하셨는데 그 약속은 제가 원하는 대로 서울대에 들어가게 되면 하나님이 살아계시는 것을 인정하고 그때부터 교회에 나가겠다고 하셨다. 만약 제가 가지 못하면 우리 가족은 다 사찰로 간다고 그러셨다.

아버지와 약속하면서 저는 주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자정까지는 공부하지 않다가 자정이 넘어가서 공부하기 시작했다. 제가 다녔던 고등학교는 여수고등학교였는데 여수 지방에 있는 고등학교 중 하나였고 서울대학교에 합격하는 학생 수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하나님의 은혜로 서울대에 들어가게 되었고 저를 포함해서 나머지 2명의 친구가 서울대에 합격했다. 그리고 저의 아버지는 약속대로 교회에 나가셨으며 교회에 나가시면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셨고 나중에 장로로 교회를 섬기셨다.

저는 서울대학교 철학과에 합격했다. 신학을 공부하기 위한 하나의 준비 과정으로 생각했다. 당시 제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은 사회적으로 혼란스러운 시기였으며 저의 보수적인 신앙과 사회가 처해 있는 현실 등이 갈등을 일으키면서 군 입대를 했다. 그런데 군 전역을 하면서 신앙, 목회에 대한 소망을 잃어버렸다.

신앙을 잃게 된 이유는 제가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고민 때문이었다. 내 문제에 대한 답도 모르는데, 내가 어떻게 목사가 되어서 다른 사람들의 실존적이고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답을 제시할 수 있겠느냐 하는 것이었다. 목사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게 되어 모든 걸 다 포기하게 되었다. 복학하고 나서 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독일 괴팅겐대학교에 유학을 하러 갔다. 독일에 간 이유는 저에게 고민을 안겨주는 대한민국이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또한 독일은 철학의 본고장이므로 철학 공부를 계속하고 철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와서 어느 대학에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독일에서 3년 동안 공부를 했고 좋은 학점을 받았다. 그런데 항상 마음이 어둡고 우울하고 평안이 없었으며 제 마음속에 깊은 곳에서 들려오는 질문은 ‘이 모든 것이 내 인생에 진짜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국에 돌아가서 어느 대학의 철학과 교수가 되어서 편안하게 산다고 한들 그게 내 인생에 진짜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고민이 계속 있었다. 그러다가 신학을 공부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되었으며 신학 공부를 통해서 내 인생의 이런 문제들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복수 전공으로 신학을 선택했다.

괴팅겐대학교에서 가르쳐주는 신학은 자유주의 신학이었으며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그렇게 믿는 신학 교수는 아무도 없었다. 신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철저하게 특정한 역사 속에서 쓰인 다른 기록물과 같이 성경을 똑같이 여겼으며 한국교회가 가지고 있는 성경에 대한 어떤 존중이나 그런 것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런데도 신학을 공부했던 이유는 독일어를 공부하면서 순수한 마음을 가진 청년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은 말씀을 사모하고 성경을 더 배우고 싶은 마음과 하나님의 뜻대로 살고 싶어하는 순수한 열망을 가졌으며 이것이 저에게 도전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아침에 나와서 조깅을 하다가 갑자기 제 마음속에 내 인생에 정말 중요한 것은 학문적으로 파헤치는 것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분을 만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오면서 그 자리 앉아 회개 기도를 드렸으며 회심하게 되었다. 그 순간 정말 강물 같은 평화가 가슴속에 흘러들어오면서 주님은 저를 떠나지 않으시고 제가 돌아오기만을 바라셨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렇게 주님을 다시 만나고 신학의 방향을 바로 정하게 되었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장신대 신학대학원에 편입했다. 당시 목회보다는 신학교 교수를 하는 게 어울리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박사학위를 받고 신학생들을 가르치던 중 호주 시드니에서 여섯 가정으로 된 작은 교회를 개척한 한 장로님이 목회자를 구하러 한국에 오셨으며 어떻게 해서 저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저에게 그 교회에서 담임목회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를 위해 기도하면서 원래 제가 가졌던 꿈이 목사가 되어 목회하는 것이었는데 신학교 교수를 할 것인지 호주에 가서 목회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을 해야 했다.

결국, 저는 호주에 가서 목회하기로 했으며 2000년에 가서 6~7년 동안 그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섬겼다. 비록 작은 교회였지만 목회하면서 하나님만을 바라봤을 때 하나님께서 놀라운 은혜를 부어주시고 때로는 능력을 보여 주셨다. 그리고 2007년에 돌아와서 전주 중부교회에 부임하게 되어 지금까지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전주기독교연합회 대표회장으로서 앞으로 어떤 사역을 펼칠 계획인가?

“코로나를 거치면서 예배 출석이 감소하고, 교회가 무기력해지고, 목회자들도 패배주의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든 주님의 교회를 다시 일으키고, 교회가 영적인 활력과 힘을 회복하도록 일으켜 세우고자 한다. 이 일은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성령님의 역사가 아니면 할 수 없다. 이를 위해 연합회의 기본 정신인 교회간의 연합과 협력을 회복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고, 추구하고자 한다.”

-현재 시무하고 계신 전주중부교회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34명의 성도가 1960년 5월 세운 교회이다. 올해가 64주년이 되는데, 제가 3대 담임목사이다. 우리 교회는 생활 속의 섬김과 봉사를 실천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사회 곳곳에서 성도들이 조용히 그러나 기쁨으로 섬기고 봉사하는 교회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00년 아직 ‘복지’ 개념이 생소할 때, 원로목사이신 김동건 목사님께서 교회가 복지 사업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세상에 흘려보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중부복지재단을 설립하셨다. 지금 이 복지재단에서 안골노인복지관, 노송천노인복지관, 중부복지센터를 운영하면서 소외된 이웃들과 노인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흘려보내는 일을 감당하고 있다. 금년 우리 교회의 표어는 ‘부흥이 파도처럼, 성령이 불길처럼’이다. 성령의 역사로 다시 부흥하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로 회복하고자 기도하고 노력하고 있다.”

-호남 지역 기독교의 특징이 있다면?

“호남은 전국에서 복음화율이 가장 높은 지역이고, 가장 많은 순교자를 배출한 지역이다. 이곳 호남 지역은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들이 복음을 전하고 개척한 지역이다. 전주에는 미국 남장로교 선교사들이 세운 기념할만한 세 기관이 있다. 교회는 호남 지역의 모교회인 서문교회, 미션스쿨인 신흥중고등학교, 그리고 사랑과 헌신으로 이 땅의 병든 자들을 섬기기 위해 마티 잉골드 선교사가 세운 예수병원이 있다. 1,750 교회, 20만 성도에 이른다. 대략 30%의 복음화율이다. 전주안디옥교회(기장), 성결교회인 바울교회 등이 대표적인 교회이다.”

-전주시기독교연합회의 비전 및 계획은 무엇인가?

“우리 연합회의 가장 큰 사업은 부활절 연합예배이다. 올해 부활절이 3월 31일인데, 코로나 기간에는 부득이 교회에서 연합예배를 드렸다. 코로나가 끝난 지금 다시 부활절 연합예배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회자들의 바람이 강하다. 올해에는 교회가 아니라, 전주실내체육관을 대관해 새벽 연합예배로 드리려고 계획하고 있다. 부담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기도하면서 다시 연합의 정신을 회복하고, 부활의 능력으로 전주시의 교회들이 일어나도록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는 지진으로 심각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튀르키예 아이들의 회복과 치유를 위해 헌금 중 일부를 보내려 계획하고 있다. 3.1절 기념예배는 2년 전부터 시작되었는데, 3.1운동의 정신을 후세에 전하고 교회들이 같이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되었다.

그 외에도 6.25 기념예배, 광복절 연합예배, 성탄트리 점등 예배 등 통상적인 사역들이 있고, 특별히 우리 사회의 그늘진 곳에 계신 이웃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다가가려 한다.”

-사역하면서 받은 은혜가 있다면 간증 부탁드린다.

“하나님을 향하여 뜻을 가지고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돕는 좋은 사람들을 보내시고, 길을 열어주시는 것을 체험했다. 이번 부활절 연합예배를 준비하면서 체육관 대관 및 영상, 음향 장비 설치 비용이 예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등했다. 그런 정도라면 비용 지출이 너무 많아 교회에서 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좋은 동역자를 만나게 해주셨다. 크리스천 공연기획사인 위플랜트의 김치민 대표를 만나 튀르키예 아동들의 회복과 치유에 비전을 같이하고, 위플랜트에서 영상과 음향 장비 일체를 무료로 제공해 주기로 했다. 너무나 놀라운 하나님의 일하심이다. 하나님을 향해 선한 뜻을 가지고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길을 열어주심을 체험하고 있다.”

-끝으로 더 하실 말씀이 있다면?

“지금 한국교회가 다시 회복되지 않으면, 한국교회 미래가 없다. 경이롭게 성장하고 부흥한 한국교회가 가장 빠른 속도로 쇠퇴하고 있다. 서구교회의 전철을 그대로 뒤따르고 있다. 한국교회는 다시 일어나야 한다. 지금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깨어서 기도해야 할 때이다. 부르짖어야 할 때이다. 하나님의 보좌를 붙잡고 한국교회의 영적인 부흥을 위해서 기도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한국교회는 돌이킬 수 없는 쇠퇴의 내리막길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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