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남한을 핵무기로 공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2023년 마지막 날,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켜 남한을 점령하겠다고 협박한 것인데 김정은이 직접 노골적인 공격 의지까지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김정은은 지난해 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유사시 핵무력을 동원해 남조선 전 영토를 평정하기 위한 대사변 준비에 박차를 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북남 관계는 더이상 동족 관계, 동질 관계가 아닌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교전국 관계”라고 했다.

전쟁시 핵무기 사용 등 모든 물리적 수단을 동원해 남한 영토를 점령하겠다고 한 김정은의 이날 발언은 과거에 비교해 볼 때 큰 차이점이 없다. 북한은 이전에도 적화통일 야욕을 수없이 드러냈다. 하지만 김일성 때 시작된 선대의 통일 유훈인 ‘고려연방제’의 폐기까지 시사하며 대남 핵 공격을 시사한 건 예사롭지 않다.

우선 그 배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노리는 건 4월에 있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와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이슈다. 이를 앞두고 정세 불안을 고조시켜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끌어올리겠다는 심산데 문제는 김정은이 이런 상황을 자신이 유리한 쪽으로 오판할 다양한 변수들이다.

한미 정상은 지난 4월 워싱톤에서 핵협의그룹(NCG)을 창설하고 북한 핵 확장 억제 강화 협의를 마쳤다. 그러자 북한은 이를 트집 잡으며 강대 강 핵 맞불작전을 예고한 바 있다. 그만큼 심기가 불편하다는 뜻이다. 최근 발사에 성공한 군사 정찰 위성에 이어 추가로 정찰 위성을 3개 더 발사하겠다고 한 것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SLBM 발사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그 일환이다.

한미 양국의 민감한 정치적 이슈가 북한이 오판할 변수라면 우리에게도 변수는 있다. 먼저 북한이 전면적인 전쟁 도발을 감행한다면 우리가 가진 재래식 무기로만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아무리 북한보다 우월한 전력체계를 갖추었어도 우리에겐 없는 핵을 북한이 가졌다는 건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따라서 미국의 핵우산 없이 독자적으로 북핵을 막아내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정치 외교적 변수도 있다. 11월 미국 대선 결과다. 만약 트럼프가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정치적 성향으로 볼 때 한미동맹이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 당장 주한미군 철수를 지렛대 삼아 경제 압박을 가해 오는 상황을 가정할 수 있다. 만에 하나 주한미군 철수를 단행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국내 정세는 반미 종북주의자들이 판을 치게 되고, 국론 분열과 사회 분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변수들은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하지만 실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점에서 경각심을 가지고 차근차근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금 닥친 우리의 안보 위기가 김정은의 말 한마디로 갑자기 시작된 건 아니다. 김정은은 지난 몇 년간 대남 공격용 전술핵 개발을 공개 지시하고 핵 선제공격을 법제화했다. 입으론 ‘우리 민족끼리’를 말하면서 뒤로는 남한을 통째로 집어삼킬 핵무기 개발에 몰두해 왔다. 그런 북한이 그동안 대남 교란용으로 사용하던 ‘우리 민족끼리’의 가면을 벗어던진 건 사실상 전쟁 준비를 마쳤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북한이 단계별 핵전쟁 준비에 들어가는 동안 지난 문재인 정부는 말뿐인 ‘평화’의 덫에 스스로 붙잡혔다. 유엔의 대북제재를 대신 풀어주지 못해 안달이 났다. 문 전 대통령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김정은의 비핵화 보증인을 자처했다. 그 결과가 핵전쟁을 일으켜 남한을 점령하겠다는 김정은의 호언장담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지난 정부 탓이나 하며 또다시 시간을 허비할 순 없다. 평화노름에 흘려보낸 지난 시간이 뼈아픈 만큼 더 늦기 전에 정신 바짝 차리는 게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북한에 대한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북한과 대화하며 경제 지원을 하다 보면 저들이 스스로 변해 개혁·개방에 나설 거라는 헛된 기대 말이다.

외부의 적에 대한 대비 못지않게 내부의 적에 대한 대처도 중요하다. 우리 사회엔 북한 3대 세습 정권과 최악의 인권유린 실태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며, 북한을 무비판적으로 추종하는 세력들이 있다. 종교계도 예외는 아니다. 북한은 오랫동안 이들 세력과 은밀히 연계하며 남한 내부에 지하당을 구축하는 데 힘을 쏟아왔다. 이유는 단 하나 전쟁 발발시 이들이 민중 봉기를 일으켜 남한 사회를 무너뜨리고 공산화를 이루는 밑바탕이 돼주길 바라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은 핵전쟁도 불사하겠다고 하는 데 우린 미국만 바라보고 있을 순 없다. 한반도 안보에 최상의 대비책이 굳건한 한미동맹에 있음은 추호도 의심할 바가 아니지만 스스로 지킬 힘이 없는 나라를 위해 대신 싸워줄 지구상에 나라는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북한 공산주의 세력으로부터 우리를 지킬 힘은 오직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원칙과 국민의 단결된 의지에 있다. 성경은 “우리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고후4:8)라고 했다. 사방에 악한 영의 위협과 공격에 성령의 도우심을 간구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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