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맘때면 늘 쓰는 단어가 다사다난(多事多難)이다. 사전적으론 “여러 가지 일도 많고 어려움이나 탈도 많았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이지만 올해는 유독 그 의미가 깊게 느껴진다.

본보 편집국이 올 한해를 정리하며 지난 1년 동안 한국교회와 관련해 보도됐던 주요 뉴스를 ‘2023 기독교 10대 뉴스’란 이름으로 선정했다. 그걸 보면 올해가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다는 말이 꼭 들어맞는 해였음을 알 수 있다.

10대 뉴스의 제목을 나열해보면 1. 코로나19 여파, 회복되지 못한 현장예배, 2. 애즈베리 부흥운동, 3. <나는 신이다>, JMS 파문, 4. 차별금지법 반대 국회 앞 1인 시위, 5. 챗GPT, 6. 서울시, 퀴어문화축제 서울광장 사용 불허, 7. 중국, 자국 내 탈북민 600여 명 강제북송, 8. 저출산 위기감과 교계의 극복 노력, 9.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이홍정 목사 총무 사퇴, 10.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순이다.

본보 편집국이 올해 10대 뉴스의 순서를 정한 기준은 ‘중요도’다. 여기서 ‘중요도’란 뉴스로서의 가치(value)와 함께 뉴스를 취급한 빈도수를 말한다. 자주 반복적으로 취급할 만큼 한국교회와 사회에 미친 영향이 컸다는 뜻이다.

올 한해 치열했던 뉴스의 현장으로 들어가 보자. 10대 뉴스 중 첫째로 꼽은 게 △‘코로나19 여파, 회복되지 못한 현장예배’다. 지난 3년여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COVID-19), 일명 코로나19가 지구촌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그 직격탄을 그대로 맞은 게 우리나라, 특히 한국교회다.

코로나19 초기에 감염병 전문가들은 중국에서 들어오는 모든 루트를 차단해야 한다고 했지만, 당시 문재인 정부는 중국과의 친소관계를 의식해 적절한 대응 시기를 놓쳤다. 그러는 사이 대구 신천지 집단에서 대량 감염사태가 벌어지면서 모든 종교시설이 정부의 강압적인 방역 통제에 놓였다. 일부 교회와 연합기관을 중심으로 정부의 비대면예배 조치에 저항했으나 서슬퍼런 공권력 앞에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쳤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간 정부의 통제 위주의 방역이 자율 방역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그 후유증은 상상 이상으로 크고 심각했다. 한국교회는 초유의 비대면예배가 남긴 어두운 그림자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에즈베리부흥운동은 특히 본보가 매우 비중있게 취급한 뉴스 중 하나다. 지난 2월 8일 미국 켄터키주 윌모어의 애즈베리대학교에서 시작된 대각성, 부흥운동이 한국교회 젊은 세대에 끼친 엄청난 영향력에 주목했기 때문이다. 이 운동이 전 세계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들불처럼 번져나갔다는 점에서 1907년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시작된 대부흥운동이 연상된다. 고도 부흥 성장기를 지나 쇠퇴기에 접어든 한국교회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나는 신이다>, JMS는 교계뿐 아니라 한국사회에 큰 파문을 던졌다. 올 초 넷플릭스 8부작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이 공개되면서 성추행 전과가 있는 정명석의 성범죄가 다시 백일하에 드러났다. 신도 성폭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그에게 1심 재판부는 22일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일반 국민 사이에서 종교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이 확산되는 게 문제다.

본보는 목회자들의 △‘차별금지법’ 반대 국회 앞 1인 시위를 지속적으로 보도했다. 이 시위는 지난해 9월 영락교회 김운성 목사가 국회 6문 앞에서 홀로 피켓시위에 나서면서 시작돼 1년이 넘도록 매주 목요일 아침 같은 장소에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적극적인 외부 활동에 나서기를 꺼려해 온 대형교회 목회자들과 유명 인사들이 시위에 앞장서면서 ‘차별금지법’의 해악에 대한 한국교회에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

이밖에도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GPT’가 가져올 혁명적인 변화를 심층적으로 다뤘다. 또한 중국이 아시안게임이 끝나자마자 자국 내 억류중인 ‘탈북민 600여 명을 강제 북송’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제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다. 국내외에서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을 규탄하는 시위가 이어졌고, 국회에선 모처럼 여야 합의로 중국의 탈북민 강제 북송 반대하는 결의안이 채택됐다.

이밖에도 ‘서울시의 퀴어문화축제 서울광장 사용 불허’, ‘저출산 위기 극복에 나선 교계’, 동성애 지지 논란으로 ‘중도 사퇴한 NCCK 이홍정 총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의 소식이 발빠르게 본보 지면에 실렸다. 10대 뉴스에 선정되진 못했지만 ‘학생인권조례 폐지운동’과 원점으로 돌아간 ‘연합기관 통합 문제’,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발생한 지진과 국내에서 발행한 홍수 피해에 한국교회가 지원에 앞장 선 것 등 이루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뉴스가 매일 본보 지면과 실시간 인터넷 판을 장식했다.

기자들이 매일 현장에서 다각적인 취재 활동을 통해 습득하는 뉴스는 사실(fact) 공정 보도가 생명이다. 본보가 사실에 기반하지 않고 떠도는 풍문이나 추측, 또는 자극적으로 가공된 보도를 ‘가짜뉴스’로 엄격히 분류해 취급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보는 제호가 말해주듯 기독교 일간지로 매스미디어를 통해 이 땅에 복음 영역을 확장하는 일을 사명으로 올해도 쉼 없이 달려왔다. 모두 하나님의 은혜요, 독자 여러분의 성원 덕분이다. 여러분의 변함없는 관심과 사랑에 보답해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주님 앞에 무릎 꿇고 겸손한 자세로 더욱 정진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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