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직후 승객들을 먼저 대피 시키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관들과 함께 상황을 보고 있는 승무원 이윤혜 씨와 동료 승무원.   ©유진 앤서니 라 씨가 월스트리저널을 통해 공개한 사진

지난 6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여객기 착륙사고 당시 마지막까지 기체에 남아 헌신적으로 승객들을 구출해 많은 이들에게 '영웅'이라 찬사를 받고 있는 최선임 승무원 이윤혜(40·여) 씨.

7일(현지시간) 오후 9시 샌프란시스코 홀리데이인 시빅센터에서 이 씨는 기자들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의 심경과 궁금증에 대해 답했다.

취재진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이 씨는 사고 당시 골절한 꼬리뼈 부상으로 인해 앉지 못하고 선채로 답하는 이씨의 모습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뭉클하게 했다.

18년 경력의 승무원 이 씨는 사고 당시를 떠올리며 차분하고 침착한 어조로 설명했다.

"일반적인 착륙과 다르지 않았지만 항공기가 조금 상승하는 느낌이 들다가 큰 충격을 받고 기체가 좌우로 기울어져 정지했다."며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을 법한 상황에서 이씨는 "오히려 머리가 명료해지면서 무슨 일을 할지 몸이 알아 움직였다."고 답했다. 또 " 항공기에 불이 붙었을때 '나 어떻하지'라는 생각보다는 빨리 꺼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항공기가 정지된 후 그는 기장의 생사 여부를 확인한 다음 객실로 이동해 동요하는 승객들이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세차례 방송을 했고, 기장의 대피 명령이 내려진 후 평소 훈련받은 대로 비상탈출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비상탈출용 슬라이드가 기내로 사출되어 승무원 한명이 깔려서 '살려달라'고 울부 짖고 있었고, 함께 탑승한 12명의 승무원 중 7명이 충돌로 실신해 승객들의 탈출을 도울 승무원은 5명밖에 없었지만 이들은 자신들의 생명의 위험에 대해서는 생각할 틈도 없이 침착하고 용감하게 그리고 헌신적으로 승객들의 탈출을 도왔다.

불길이 점점 치솟아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지만 이 씨는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승객이 없는지 확인하며 부기장과 슬라이드에 꼈던 승무원과 함께 가장 마지막으로 항공기를 탈출했다.

"오로지 생각은 승객들을 빨리 탈출시키자는 목표 하나에만 집중했다. 몇 명을 탈출시켰는지, 얼마나 걸렸는지는 기억나지 않고 한 분이라도 더 탈출시켜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현재 승무원 2명은 여전히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에 있고 이 씨는 동료들의 빠른 쾌유를 간절히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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