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모 교수
류현모 교수

‘묻지 마 범죄’라고도 하는 ‘이상 동기 범죄’는 구체적인 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를 향한 범죄이다. 최근 몇 주 동안만 해도 서울 신림역 주변, 분당 서현역, 대전의 모 고등학교, 미수에 거친 동대구역, 등 전국에서 뚜렷한 원인 없이 발생하기에 누구든지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어서 시민들을 불안하게 만든다. 더욱이 인터넷에는 유사한 범죄에 대한 ‘살인 예고’가 다수 발견되어 불안감을 증폭하고 있다.

이런 범죄는 우리나라 만의 일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폭력이나 칼부림의 형태로 일어나지만, 미국에서는 총기 난사 혹은 폭발물 등의 사용으로 한꺼번에 더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1980년대부터 늘기 시작하여 계속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 발생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경찰에서는 이미 2022년 1월에 ‘이상 동기 범죄 전담 회의체’를 구성하였지만 별 진전은 없는 것 같다. 사실 ‘이상 동기 범죄’의 명확한 정의 조차 없어 현재는 발생에 대한 통계나 원인분석의 정보도 없는 것 같다.

성경적 세계관은 우리에게 창조-타락-구속-완성의 큰 이야기(메타네러티브)를 들려주고 있다. 하나님이 천지 만물과 인간을 선하고 아름답게 창조하셨다. 인간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긴 죄로 인해 에덴에서 추방되는 타락이 있었고, 하나님을 떠난 인간은 죄악 속에 살게 된다. 세상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인간인 예수 그리스도의 육체를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에서 모든 인간의 죄를 구속하시고, 부활하심으로 스스로 하나님이심을 증명하셨다. 이 복음을 믿는 자는 죄 사함과 새 생명을 얻고 성령님의 인도에 따라 그리스도를 향해 완성되어 가며,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 간다는 큰 이야기 속에 성경적 세계관이 녹아 들어 있다.

하나님은 인간을 선하게 창조하셨지만, 인간은 자유의지로 타락의 길로 접어들었으며, 이것이 범죄를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성경은 가리킨다. 여러 나라에서 묻지 마 범죄의 원인 요소를 분석한 것을 살펴보면, 나름대로 일리가 있다. 이를 성경적 세계관의 관점에서 분석해 보면; 1)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의한 기술 발전과 소통의 단절: 이것은 인간이 스스로 만든 것을 우상화한 결과이다. 기술은 가치중립적이지만 거기에 담긴 문화에 경배하는 것은, 스스로 만든 나무 우상에 절하는 행동이다. 세상 문화를 정복하며 다스리지 못하고, 거기에 예배하는 것이 원인일 것이다. 2) 양극화와 부정부패가 심화되는 사회에 대한 분노: 여기에는 다양한 측면이 공존할 수 있다. 재물을 맡은 부자들이 선한 청지기의 역할을 하지 못한 측면, 권력을 잡은 정치가들이 공의의 실현에 실패한 측면, 사회정의를 부르짖는 마르크스주의자에 세뇌되어 피해의식을 가지고 세상을 탓하는 측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3) 사회의 파편화로 인한 공동체의 해체와 전통적 기준의 상실: 해체주의적 접근은 새 기준이 형성되기 전에 전통적인 기준을 일소함으로써 윤리적 무정부 상태를 유발했다. 옳고 그름에 대한 범죄자의 자기중심적 해석이 스스로의 분노를 폭발하게 했을 것이고, 정의롭지 못한 사회에 대한 분풀이를 정치적 올바름(PC)으로 정당화했을 수도 있다.

기독교 세계관은 이런 진단에 대해 어떤 처방을 내놓을 수 있을까? 1)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의한 기술 발전과 소통의 단절: 하나님은 우상 숭배를 무엇보다 싫어하신다. 하나님이 아닌 세상 문화에 빠져 거기에 대한 경배를 멈추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자신을 먼저 점검하고 자녀들과 주변의 사람들에 관심을 가지고, 그들에게 진정 경배할 대상을 소개해야 한다. 믿지 않는 사람들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관계 형성이 선행돼야 하기에 먼저 그들을 격리된 방에서 나오게 해야 한다. 2) 양극화와 부정부패가 심화되는 사회에 대한 분노: 가진자들은 고아, 과부, 나그네와 가난한 자들의 빈손을 채울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권력을 가진 자는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공의롭게 행해야 한다. 가난의 원인을 환경이나 다른 사람으로 돌려 자신을 피해자로 만들지 말고, 고난 가운데 나를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야 한다. 3) 사회의 파편화로 인한 공동체의 해체와 전통적 기준의 상실: 반기독교적인 해체주의는 사회의 근간이 되는 전통 윤리를 공격했다. 학생인권조례에서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교사와 부모의 권위를 부정하고 자기중심의 인권을 부르짖는다.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이름으로 성, 생명, 결혼, 가정의 기준과 가치를 파괴하고 있다. 이런 성 혁명의 물결이 10년 이상 우리 공교육 속에서 영향을 미치고 있었고 이제 그 문화혁명의 결과가 20대에서 나타나고 있다. 하루빨리 공교육에서 잘못된 이념의 쓰레기를 제거하고 건전한 기준을 다시 세우는 길 밖에는 없다. 그리스도인에게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길, 진리, 생명이시며 우리 삶의 유일한 기준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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