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모 교수
류현모 교수

2021년 4월 문재인 정부의 교육부에서 결성한 교육과정 연구팀이 2022년 8월, 1년여 동안 준비한 “교육과정 시안”을 공개하였다. 교육부는 온라인 의견수렴과 공청회를 거쳐,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로 이 시안을 이송했다. 국교위는 교육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전문적인 사안에 대해 교육부의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최상위 위원회이다. 국교위는 토의를 거쳐 2022년 12월 14일, “교육과정 시안” 중 2015년 이전에 도입된 ‘섹슈얼리티’라는 용어는 교과서에서 삭제하기로 결정하였다. 당초 시안에 있던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용어는 유지하되 성취기준 또는 성취기준 해설에서 그 의미를 제시하여야 한다(성전환, 조기성애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적으로 충분히 안내해주어야 함)라는 수정의결을 했다. 이를 ‘국교위의 의미 수정의결’이라 한다. 교육부는 ‘국교위 의결’의 취지를 충실히 반영하여 2022년 12월 22일 최종적인 ‘의미 수정고시’를 확정 공개하였다.

복음법률가협회는 이번 교육부의 최종적 의미 수정고시는 법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용어 하나의 의미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성혁명을 추진하는 진영이 사용하는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용어는 청소년을 포함한 모든 개개인이 자기의 성별정체성 선택, 성관계의 상대 선택, 낙태의 선택, 성전환의 선택에 포괄적 권리를 가진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복음법률가협회는 "성혁명 이념에서 이 용어가 차지하는 핵심적 지위와 이를 ‘다른 의미로 해석되지 않도록 유의한다.’라는 이 최종 고시에 담긴 정확한 의미는 대한민국 교육과정에서는 성 혁명적 내용의 교육을 하지 않겠다는 국교위와 교육부의 법적 권위를 가진 결단으로 해석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하였다.

이번에 교육부와 국교위가 ‘의미 수정 고시’를 통해 내린 최종 결정은, 4~5개월에 걸쳐 성혁명 교육의 완전한 폐지를 요구하며 강력히 시위해 온 ‘교육정상화를바라는전국네트워크(교정넷)’, ‘전국학부모단체연합’,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복음법률가협회’ 등 많은 단체와 학부모들, 일반국민들, 기독교 성도들의 타당한 주장을 수용한 것으로, 다음 세대를 지키는 바른 결정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성적자기결정권’이 원래 의도한 의미인 ‘강압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권리’ 이외의 다른 성 혁명적 의미인 동성애, 성전환, 조기성애, 낙태의 권리로 인식되지 않게 유의하면서 교육하기 위해서는, ‘성적자기결정권’이라는 단어의 뜻만이 아니라 교육 전반에서 성혁명 이념을 정당화하는 모든 개념들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2015년 개정된 교육과정 이전에 들어온 다른 성 혁명적 용어들인, 다양성 존중, 사회문화적 성, 젠더, 성인지(감수성), 성 건강권, 생식권 같은 용어들의 의미에 대하여도 동일하게 적용되어, 이 용어들이 성전환, 동성애, 조기성애화, 낙태 등을 정당화하는 의미가 포함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는 결정으로 해석되어야 마땅하다. 또한 그런 행위에 대한 비판이나 반대 혹은 위험성 경고 등의 표현을 혐오, 편견, 차별로 규정하고 금지하는 차별금지법 내용을 배제하는 결단도 함께 담고 있다고 확대해석 되어야 마땅하다.

2022 새로운 교육과정 속에는 가라지 같이 흩뿌려진 성 혁명적 용어들이 여전히 많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번 ‘의미 수정고시’는 앞으로 우리 자녀들에게 성혁명 이념이 담긴 내용의 교육을 학교가 시행할 때 모든 학부모들이 담당교사, 학교장, 교육감에게 교육부와 국교위의 결정을 위반한 책임을 추궁할 법적 근거가 될 수도 있다. 깨어있는 학부모들의 눈을 부릅뜬 감시와 명확한 의사표현 만이 이를 분별하여 솎아낼 수 있는 동력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성경이 가르치는 성 윤리와 거기에 담긴 하나님의 뜻을 찾아서 이해하고 따라야 한다. 하나님이 쉐마를 통해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말씀을 우리의 마음에 먼저 새긴 후, 우리 자녀들에게 항상 가르쳐야 한다. 성 윤리 역시 내가 먼저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긴 후 자녀에게 가르쳐야 한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은 혹시 하나님의 뜻을 알려고 노력하지 않거나, 알더라도 세상의 기준에 더 동의하기 때문은 아닐까?

‘1984’는 조지 오웰이 1948년 쓴 소설로서 20세기 초반 유럽대륙을 휩쓸던 마르크스의 이념을 가진 집단이 정권을 잡고 세월이 흘러 1984년이 되었을 때, 모든 것을 감시당하고 통제당하는 디스토피아를 상상하여 쓴 소설이다. 이 소설의 등장인물 윈스턴을 통해 전해지는 영국사회당의 구호는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하고,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이다. 정치세력들이 이념의 씨앗을 교과서에 뿌리는 것은 다음 세대를 자신들의 지지자로 수확하기 위한 포석이다. 정치세력에 의해 뿌려지는 이념의 씨앗을 근원적으로 막는 것은 불가능하며 그렇게 할 필요도 없다. 그러나 뿌려지는 이념의 양과 질에서 좌우의 균형은 반드시 필요하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교과서 내용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살펴서, 그 속에서 오염된 파괴적인 내용들을 지속적으로 지적하고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많은 그리스도인 교육 전문가들이 교과서를 집필할 능력을 길러, 성경적 기준에 부합하는 교과서를 만들어 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우리 아이들의 교과서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경각심을 가지고 깨어 기도해야 한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류현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