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수
가진수(월드미션대학교 찬양과예배학과 교수)

적극적인 예배 참여와 능동적인 찬양의 중요성을 강조한 현대예배는 전 세계적으로 영향을 주었는데 이 놀라운 발전을 일으킨 원동력 중 하나는 예배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강조한 ‘임재 신학(The Theology of Presence)’이다. ‘임재 신학’을 연결한 중요한 말씀은 “이스라엘의 찬송 중에 계시는 주여 주는 거룩하시니이다”(시 22:3)로 ‘계시는 것’의 의미는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의 찬양 가운데 계시는 것’이며 ‘살고 계시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사용된 히브리어 동사가 어떻게 해석되느냐에 따라 다른 해석도 가능하며,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찬양 위에, 마치 ‘보좌 위의 왕처럼, 왕좌에 앉아 계시는 것’을 뜻한다. 둘 중 어느 해석이든, 이 말씀은 찬양을 하나님의 임재와 연결시키는 말씀이다.(가진수, 모던 워십, 150.)

‘임재 신학’은 초기 오순절 신학에서 언급되었지만, 레그 레이젤(Reg Layzell) 목사가 1946년 1월에 구체적으로 발전시키고 가르치기 시작했다. 레이젤은 언젠가 캐나다 밴쿠버에서 몇 군데 강의 요청을 받았는데 첫 번째 방문한 교회에서 세미나에 대한 반응이 없었다. 참석자들의 차가운 느낌이 들었을 때, 하나님께서 그의 마음에 시편 22:3 말씀 한 구절을 주셨다. 그리고 그날 저녁의 집회에서 작은 부흥이 일어났는데, 레이젤은 하나님께서 이 교회가 예배 가운데 추구해야 할 것을 알려주셨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하나님을 찬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레이젤이 그의 신학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신학의 초석이 된 시편 22:3 말씀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을 찬양할 때, 하나님께서 임재하신다.’는 긍정적인 약속으로서 이 말씀을 해석했다. 그리고 히브리서 13:15의 “우리는 예수로 말미암아 항상 찬송의 제사를 하나님께 드리자 이는 그 이름을 증언하는 입술의 열매니라” 말씀을 레이젤은 하나님께서 우리의 마음이 어떻든지, 우리가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든 아니든 하나님을 능동적으로 찬양하라는 명령으로 해석했다. 더 나아가 그는 이제 우리의 마음에 있는 생각들을 찬양을 통해 하나님과 연결할 수 있으며, 찬양에는 분명한 성경적 약속과 더불어 성경적인 명령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레이젤이 이 신학을 정립하며 강조했던 중요한 점이 있었는데, 첫째는 오순절의 재해석이다. 레이젤은 예수님이 하늘로 승천하신 후 사도들이 그저 예루살렘에서 가만히 앉아 기다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능동적으로 찬양하며 보냈다는 데에 주목했다. 그들이 하나님의 약속에 대해 순종적으로 반응하였기 때문에, 오순절에 하나님께서 사도들에게 성령을 부어주신 것이라 해석했다.

둘째, 레이젤은 자율과 인간의 자유 의지, 즉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하나님을 찬양하기를 선택할 수 있으며, 하나님께서는 이처럼 우리가 하나님을 찬양하고 그 이름을 높이고자 할 때 그 순종을 귀히 여기신다고 생각했다.

셋째, 레이젤은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영적 무기라 생각했으며, 그 이유는 하나님이 임재하신 곳에 하나님께서 움직이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의 사람들이 찬양하면, 하나님은 그곳에 임재하고 활동하실 것이고 그러므로, 찬양은 교회의 영적 무기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

넷째, 레이젤은 찬양이 단순히 눈먼 복종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우리가 기뻐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찬양에는 하나님을 향한 우리의 사랑이 담겨 있다고 믿었다. 그에 의하며 찬양은 단순히 교회가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가 아니라, 교회가 당연히 능동적으로 하나님 안에서 즐거워하며 기뻐하는 것이었다.

다섯째, 레이젤은 찬양을 통해 하나님께서 역사하심으로 부흥을 가져다준다고 믿었으며, 우리의 찬양 가운데 계속적으로 하나님께서 거하시므로 교회가 부흥을 유지하고 계속해 하나님의 역사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했다.(가진수, 모던 워십, 150.)

이 임재를 강조한 ‘찬양 운동’은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발전하기 시작해 침례교단, 감리교단, 루터교단, 성공회, 심지어 로마 가톨릭까지 성령을 깊게 경험하던 ‘은사 쇄신 운동’과 맞물렸다. 임재 신학은 우리 교회와 예배 공동체에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있다. 임재 신학의 본질인 예배의 영성이 우리의 예배 속에서 살아날 때 참된 예배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며, 참된 예배자로서 영적 영향력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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