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소리-북한의 해외 노동자가 보낸 편지
북한 해외 노동자가 한국 VOM에 보낸 편지 모습. ©한국 VOM 제공

전 세계 핍박받는 기독교인을 섬기는 비영리단체 한국순교자의 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 목사는 “외부 세계에 대해 알게 되면서 절망의 문이 열렸고, 하나님에 대해 알게 되면서 소망의 문이 열렸다”고 말했다. 그녀는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한국 VOM에 보낸 편지 5통을 기초로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고 25일 밝혔다.

한국 VOM은 “지난해 12월 말로 날짜가 기재된 이 편지들은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한국VOM 현지 사역자들을 통해 ‘선물상자(Care package)’을 전달받고 보낸 것”이라며 현숙 폴리 대표는 “이 선물상자에 의약품과 위생용품 및 오디오 성경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그 다섯 통의 편지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택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한 노동자는 자신들이 ‘동물보다 더 자유가 없는 사람이다’라고 썼고, 다른 노동자는 자신들을 ‘그저 맥없이 죽어가는 노예’라고 묘사했습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 편지들로 미루어,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 사이에서 코로나 감염이 확산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해외 노동자들은 현재 생활하는 곳에 계속 머물면 코로나에 감염되고 치료를 받지 못해 죽게 될 것이 두렵다고 썼습니다. 하지만 숙소에서 탈출한다 해도, 북한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다시 볼 수 없게 될까봐 두려워합니다. 한 노동자는 어떻게 해서든지 북한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썼습니다.”

그러나 현숙 폴리 대표는 노동자들 스스로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상황이 하나님께 마음을 여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들은 매일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으며, 한국의 기독교인들보다 훨씬 더 깊이 그분을 의지하고 있습니다”라고 현숙 폴리 대표는 덧붙였다.

한 노동자는 “사실 우리는 매우 고통스럽고 고달프기 때문에 더 하나님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하나님을 알지 못했더라면 모든 것이 포기되고 희망 없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을 것입니다”라고 편지에 기록했다.

현숙 폴리 대표는 말했다. “칼 마르크스(Karl Mark)와 그를 추종하는 모든 공산주의자들은 오늘날까지도 종교를 '인민의 아편'이라고 치부해왔고, 종교 때문에 소위 자신들의 혁명적 투쟁에 집중할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북한 사람들이 해외 노동자로 파견되어 외부 세계를 직접 눈으로 보면, 북한의 사상이야말로 아편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북한의 사상은 북한 시민들의 정신을 흐려놓아 진실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나 해외에 파견되어 외부 세계를 직접 목격한 북한 노동자들은 북한 정부가 그들에게 숨겨왔던 경제, 정치, 문화에 대한 진실뿐 아니라 하나님에 관한 진리, 즉 하나님이 유일한 소망이라는 진리를 바로 깨닫습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한 북한 노동자의 말을 인용한다. “세상을 몰랐으면 참고 살았겠지만 이제는 참기가 힘들어졌어요. 우리에게 차려지는 모든 고난 때문에 분노와 증오만 남았을 거예요. 동무와 함께 매일 성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서로 목숨을 걸고 의지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조선(북한, 편집자 주)에 가서도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하나님을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알려줄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계속 설명한다. “북한 노동자들은 하나님 말씀을 들었을 때 남한으로 도망치든 북한으로 다시 돌아가든, 도피하는 방법으로는 자신들이 찾던 해답을 발견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해답은 현재 그들이 거주하고 있는 곳에서 하나님을 찾을 때에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이렇게 말한 뒤, 한 노동자가 편지에 기록한 말을 인용한다. "나와 동무 세 명은 매일 같이 성령에 푹 빠졌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의 양식이기 때문입니다. 매일 숨쉬고 먹는 것과 같이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현숙 폴리 대표는 한국 VOM이 북한 주민 및 해외 노동자뿐 아니라 중국에 인신매매로 팔려 온 북한 여성들에게도 조선어로 된 오디오 성경과 인쇄된 성경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경은 보통 마스크나 의약품, 위생용품 같은 물품과 함께 작은 선물 상자에 담겨 수령자에게 개별적으로 배포된다. 이러한 성경 배포는 북한 지하교인에 의해 진행되거나 해외로 파견된 북한 주민 중 한국 VOM과 연결된 사람들에 의해 진행된다고 한국 VOM은 전했다.

한국 VOM이 지난해 연말 북한 해외 노동자들이 보낸 편지 5통을 공개했다. 아래는 편지 2통의 일부 내용이다.

“안녕하십니까?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지금 보니 우리는 나가지도 못하고 다닐 수도 없는 동물보다 더 자유가 없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을 몰랐으면 참고 살았겠지만 이제는 참기가 힘들어졌어요. 우리에게 차려지는 모든 고난 때문에 분노와 증오만 남았을 거에요. 동무와 함께 매일 성경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서로 목숨을 걸고 의지하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조선(북한, 편집자 주)에 가서도 우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하나님을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알려줄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조선에서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성탄절을 자세하게 알게 되었고 예수님이 탄생한 날이라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조선 사람들만 모르는 전세계의 명절이라는 사실에 매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디에 가도 하나님과 함께 하니 우리는 절대로 두렵지 않습니다. 새해에도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동행할 것이라 믿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제 코로나 19로 조선 고향에 가보지 못한 지도 몇 해가 지났습니다. 많이 지치고 나무나 힘들었습니다. 아마 하나님을 알지 못하였다면 우리는 그저 맥없이 죽어가는 노예에 불과했을 것입니다. 고난의 행군에도 적지 않는 인민들이 무리 죽음을 당했지만 이렇게 고통스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나님께 의지하고 기도하니 무너지지 않고 희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보내주신 의약품과 식료품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접하고 있습니다. 내년이면 조선도 문을 연다고 합니다. 코로나로 죽을 사람들은 다 죽었으니 이판사판으로 갈려고 하는 모양입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해서 천국에 가지 못한 것이 제일 안타깝습니다. 새해에도 하나님께서 우리들을 보호해 주시고 함께 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을 가집니다. 고맙습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VOM #북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