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7일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임명했다. 이로써 윤석열 정부 출범 약 6개월 만에 18부 장관 임명이 모두 마무리되면서 1기 내각이 완성됐다.

새 정부 출범 후 교육부는 고난의 연속이었다. 첫 장관 지명자였던 김인철 장관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풀브라이트 장학금 논란으로 낙마했다. 이어 박순애 장관이 취임했으나 초등학교 입학 연령을 만 5세로 낮추는 정책을 발표했다가 사회적 파문이 일자 결국 취임 한 달여 만인 지난 7월에 자진 사퇴했다.

돌고 돌아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낸 이 장관이 교육부 수장으로 재등판했다. 이 장관은 지난 5월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나섰다가 중도·보수 후보 간 단일화를 촉구하며 단식투쟁을 벌였던 인물이다. 진보 세력이 또 다시 서울시 교육감이 되면 “학부모와 학생 들의 고통이 4년 더 늘어날 것”이란 게 이유였다.

그러나 이 장관의 단식과 후보 사퇴 배수진에도 불구하고 보수·중도 진영은 단일화에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진보 단일 후보로 나선 조희연 현 교육감에게 재선을 헌납하는 꼴이 되고 말았다. 이런 뼈아픈 경험이 있는 만큼 이 장관의 두 어깨에 걸린 무게가 만만치 않다.

교육 전문가들은 이 장관이 교육부 수장으로 온 이상 어떤 식으로든 지난 정부 때의 좌편향적인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개혁과 변화가 있을 거로 보고 있다. 교계가 이 장관의 재등판을 반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당장 좌편향적이고 문제투성이인 ‘2022 개정교육과정 시안’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손을 대지 않겠느냐는 거다.

그런 기대와 바람이 일부 통했을까. 교육부가 9일 ‘2022 개정 교육과정’(시안)을 행정 예고했는데 그동안 논란이 됐던 ‘성평등’과 ‘성소수자’라는 용어가 빠졌다. 또 ‘자유 민주주의’라는 표현도 추가됐다.

이번 행정예고는 공청회와 2차 국민참여소통 채널에서 수렴된 의견을 토대로 시안을 수정·보완한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건 교계와 보수단체들이 줄기차게 요구해도 지난 공청회에서 ‘성평등’ 용어를 그대로 유지하는 안을 제출했던 교육부가 이번 행정예고(안)에서는 ‘성평등’ 용어를 뺀 상태로 시안을 내놓은 점이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성평등’ 용어 삭제와 관련된 사안에 개입한 바 없고 온전히 정책 연구진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누구의 결정이든 이번 행정예고(안)에 ‘양성평등’이라는 용어 대신 ‘성에 대한 편견’ ‘성차별의 윤리적 문제’ 등으로 표현을 바꾼 것으로 볼 때 절충점을 찾아 그간의 논란을 피하려 한 게 아닌가 싶다.

그러나 교계는 이런 식으로 일부 용어의 표현을 완화한 것만으론 만족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양성평등’을 '성에 대한 편견' 등으로 표현한 건 일시적으로 논란을 피하려는 의도일 뿐 근본적으론 하나도 달라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조영길 변호사는 “(교육부가) 행정 예고한 수정안은 실질적으로 완벽한 동일안이다. 신사회주의적 혁명, 성혁명 구현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내용으로 하는 대한민국 헌법 위반”이라며 “위헌적, 위법적 성혁명을 구현하는 교육 과정안을 즉각 전면 중단하고 완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계는 향후 ‘2022 개정 교육과정 시안’이 폐기 또는 수정될 때까지 반대 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이태원 참사 후 ‘국가애도기간’으로 인해 10월 30일 열려다 연기했던 ‘2022 개정 교육과정’ 폐기 촉구 기도회 및 국민대회도 13일(주일) 오후 대통령실 인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한교연과 한기연, 수기총, 동반연, 진평연 등 연합기관과 지역연합회, 동성애 반대단체 등 총 500여 기관 단체가 참여하는 이번 기도회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열리는 목적은 대한민국을 병들게 하는 ‘나쁜 교육’을 뿌리 뽑겠다는 단 한 가지다. 주일 오후에 열리는 것도 그만큼 사안이 시급하고 절박하다는 뜻이다.

장관이 공석이라고 나라의 ‘백년지대계’를 책임지는 교육정책까지 ‘올스톱’ 되지는 않는다. 다만 정책 결정권자 없이는 개혁은 물론 작은 변화도 꾀하기 어렵다. 그런 점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수행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교육부가 일부 용어를 바꿔 시안을 행정 예고하자 벌써부터 ‘눈 가리고 아웅’이란 말이 나오고 있다. 근본적으로 하나도 달라진게 없다는 거다. 연구진이나 교육부 관료들이 좌편향 교육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다면 장관이 사태를 직시하고 직접 해결에 나서야 할 때다. 시간이 얼마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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