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한 후보자의 자료제출 부실에 항의, 청문회를 보이콧했다.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의원들의 자리가 비어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한 후보자의 자료제출 부실에 항의, 청문회를 보이콧했다. ©뉴시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25일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보이콧으로 끝내 열리지 못했다. 총리 후보자 청문회 첫날 단 한 차례의 질의도 진행하지 못한 것은 이례적이다.

주호영 한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45분께 산회를 선포했다.

주 위원장은 "민주당과 정의당이 불참한 가운데에서도 절차를 진행할 수는 있지만 (총리) 청문회가 마지막에 보고서를 채택하고 본회의 의결 절차를 거치기 위해서는 민주당의 협력이 꼭 필요한 상황이어서 오늘 더 오늘 진행하기 어려운 사정이기 때문에 오늘 회의를 마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 회의는 내일 오전 10시에 개의하겠다"고 했다.

주 위원장은 "양당 간사께서는 더 협의해주길 바라고, 후보자 측에서도 민주당과 정의당이 요구한 자료에서 추가로 더 제출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최선을 다해 제출해달라. 제출 못할 사정이 있다면 그 사정을 야당 측에 이야기해 이해를 구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후보자 청문회는 이날 오전 개의 39분 만에 파행됐다. 청문위원 12명 중 민주당 청문위원 7명과 정의당 청문위원 1명 등 총 8명의 청문위원이 한 후보자의 자료 부실 제출을 문제 삼아 불참한 탓이다. 민주당과 정의당의 청문위원을 대표해 참석한 강병원 민주당 의원이 청문회 개의 직후 의사진행발언으로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는 곧바로 퇴장했다.

강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에서 "충실한 자료 제출을 전제로 청문회 일정을 재조정하자는 요청을 간곡히 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회의를 개의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눈높이에서 꼼꼼하게, 철저하게 공직후보자를 검증하는 것은 여야를 떠나 국회 모두의 책무"라며 "충실한 자료는 고위공직자 검증의 대전제다. 그래서 청문위원 12명 중 민주당과 정의당의 청문위원 8명이 자료 제출과 일정 재조정을 요청한 것인데 이를 (국민의힘 측이) 거부하고 협상 안 한 것은, 협치의 국회로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새 정부의 발목잡기가 아니다. 새 정부의 일방 독주를 국회가 견제해야 한다"며 "민주당과 정의당이 다 빠진 상태에서 독단적으로 진행되는 청문회는 의혹과 비리를 국민 눈높이에서 검증해야 할 수많은 사항들에 대해 허탕 치는, 맹탕 청문회가 될 것이다. 이 청문회를 진행하면 모든 책임은 국민의힘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한 후보자께서는 자료요청에 비교적 성실히 응했다고 판단한다"고 맞섰다. 성 의원은 "민주당을 비롯한 위원께서 요청한 자료가 1090건이었다.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 청문회 3~4배 정도"라고 지적했다.

특히 "돌아가신 부친과 모친의 부동산 거래내역 일체를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1970년에 사무관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보자의 50년 전 봉급 내역 일체를 달라고 요구한다. 1982년부터 1997년까지의 모든 출장기록을 내놓으라고 한다"며 "불가능하니 때문에 '없음'이라고 답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미애 의원은 "한덕수 후보자의 인사청문안이 지난 7일 국회에 제출되었는바, (법에 따라) 청문회는 내일까지 마쳐야 한다"며 "자료제출 미비 등 청문 과정의 문제는 청문회 자리에서 논의되고 검증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정의당의 불참 사유는 납득하기 어렵다"고 직격했다.

한 후보자 청문회가 개의 39분 만에 정회된 후 인사청문특위 국민의힘 간사인 성 의원은 민주당 간사인 강 의원을 두 차례 만나 청문회 속개를 위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접점에 이르지 못했다.

성 의원은 이날 오후 산회 선포에 앞서 회의가 잠시 속개되자 "13시30분에 강 간사께서 오전에 요청했던 자료를 한 후보자가 제출했다"며 "이 (자료제출) 문제는 일단락된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15시30분에 또다시 만나 늦게라도 속개돼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며 "강 간사는 오늘 회의가 불가능하고, 내일도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고 전했다.

성 의원은 "자료제출 미비를 이유로 회의를 계속 지연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지속적으로 협의를 요청해 이 회의가 개최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리 후보자 청문회는 새 정부 출범과 연결돼 있다"며 "새 정부 출발에 축복을 해줄 수 있도록, 청문회가 원만히 끝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말했다.

한편 총리 청문회가 첫날 시작부터 파행된 것은 이례적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 때 자료 제출 문제로 파행을 빚은 경우가 있으나 이때는 둘째 날 오후 늦게 벌어진 일이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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