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공급망 위기가 부상하고 있다. 각국이 주요 자원 확보를 위한 각축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에도 미중 갈등 등으로 자원 안보에 대한 중요성은 커질 전망이다. 이에 차기 정부가 핵심 국정과제로 공급망 관리 체계 구축과 더불어 해외 자원 개발 추진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두바이 원유는 배럴당 111.19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최저 수준인 50.05달러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철광석도 지난 21일 톤(t) 당 147.9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최저 수준인 87.27달러보다 약 60달러가량 높았다. 비철금속인 구리, 니켈은 지난 22일 각각 t당 가격이 1만342달러, 3만4800달러로 지난해 최저일 당시보다 각각 2580달러, 1만4800달러가량 뛰었다.

전 세계 공급망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비상이 걸리며 원자재 가격 폭등이 이어지는 상황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지난달 1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4차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에서 공급망 관리 대응 전략을 범부처 공급망 위기·예방 관리 시스템으로 전환하기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1분기부터 200대 경제 안보 핵심 품목 위기관리 매뉴얼과 수급 안정화 방안을 마련해 이를 중심으로 비축 품목·일수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특히 공공기관 투자 해외 광산 중 공급망 측면에서 중요한 자산의 경우, 매각 적정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도 공약을 통해 핵심 원료와 부품 공급망의 확보를 약속한 바 있다. 현 정부 들어 일본 수출 규제, 요소수 사태 등으로 공급망 차질에 따른 국내 경제 파급 효과를 학습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윤 당선인의 관련 공약은 글로벌 공급망 종합 점검과 대책 마련을 위한 시스템 확립, 주요 선진국 중심의 기술 동맹 전략에 대한 대응체제 구축이 골자다. 산업부 등에 분산돼 있는 공급망 전체 상황을 종합적으로 재정비하고, 통상교섭본부의 공급망 운영과 관련한 무역 관리 시스템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기술·안보·통상을 초괄하는 범부처 역량과 정책 조율 체계 확립, 전략물자 개념을 글로벌 밸류체인에 적용해 대응하겠다고도 했다. 대외 의존도 높은 품목에 비상 대책 수립, 수입처 다변화와 재고량 유지 강화에도 나선다고 약속했다. 공급망 재편과 관련해 전후방 산업 내 중소·중견기업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의 역할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경제안보 차원에서 미국·일본·호주·인도 간 협력체인 '쿼드' 산하의 백신, 기후변화, 신기술 워킹그룹에 본격 참여해 한·쿼드 네트워크 구축 발판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또한 역내 주요 무역협정 등을 통해 우리 기업이 세계 공급망 등에서 유리한 입지를 차지하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 해외 자원 개발과 관련해서는 "특정 수입국가에 대한 원자재 의존도를 줄이고, 선제적이면서도 투명한 해외 자원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경쟁국과 비교해 자원 위기에 상당히 취약한 구조로 평가받는다. 한국산업연합포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6대 전략 광종인 유연탄·우라늄·철·아연·동·니켈은 자주개발률이 28% 수준으로 일본(76%), 중국(65%)보다 훨씬 낮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전망에 따르면 2040년 에너지 전환용 광물 자원 수요는 2020년과 비교해 4배가량 늘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차전지의 필수 소재인 리튬은 40배, 코발트·니켈도 각각 25배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공급망 관리는 물론 해외 자원 개발에 속도를 내는 것이 새 정부의 주요 과제란 시각이 늘고 있다.

한국산업연합포럼 측은 지난 23일 온라인 세미나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해외 자원 개발을 국정과제 중 하나로 택해야 한다"며 "범정부적 자원개발지원협의회를 꾸려 전략 광종의 자주개발률을 제고하고, 특정국 수입 의존도를 완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행 광해광업공단법은 해외 직접투자를 막고 보유 자산을 처분하도록 명시해, 이에 대한 개정의 필요성도 거론되고 있다.

또한 해외 자원 개발의 경우, 정부가 주도하면 정권에 휘둘릴 수 있어 민간의 역할이 커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민간 주도형 자원 개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와 안전망 구축을 검토할 필요성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이 밖에 광물·자원 개발과 관련한 독립행정법인의 출범도 대안으로 꼽힌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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