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여권
(사진은 기사와 무관) ©Unsplash/Kelly Sikkema

영국 대법원은 여권에 남성 또는 여성이 아닌 제3의 성별 선택지를 표기해달라는 요청을 기각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지난 15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된 판결문에서 대법원 판사 5명은 만장일치로 유럽인권보호조약 제8조는 여권에 비성별 선택지인 ‘X’ 표기를 포함하는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데 동의했다.

판결문은 “결론은 조약이 최소한 현재로서는 그러한 의무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판사들은 “유럽 법원은 이러한 절차에서 제기된 문제를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유럽 (법원) 수준에서의 입장에 대한 평가가 국내 수준 인권법 적용을 따라야 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로버트 리드 대법원장이 작성한 판결문은 “이러한 상황에서는 항소는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판결은 같은 결론에 도달한 잉글랜드 및 웨일스 항소법원의 2020년 판결을 재검토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한 활동가 크리스티 엘란케인(Christie Elan-Cane)이 제기한 항소에 이은 것이다. 엘란케인은 30년 전 생물학적 여성으로 태어났으나 이중 유방절제술과 자궁절제술을 받아 현재는 성별이 구분되지 않는다.

그는 여권사무소와 그 전신인 영국여권관리국(UK Passport Authority)에 2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성별이 없는 여권을 허용할지 여부를 여러 번 물었다.

엘란케인의 여권 관련 법적 투쟁은 지난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CP는 전했다. 그는 영국 여권에 제3의 성별 선택지를 포함하지 않는 것이 유럽인권보호조약 제8조와 14조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제 8조는 “모든 사람은 그의 사생활, 가정생활, 주거 및 통신을 존중받을 권리를 가진다”라며 “법률에 합치되고, 국가안보, 공공의 안전 또는 국가의 경제적 복리, 질서유지와 범죄의 방지, 보건 및 도덕의 보호, 또는 다른 사람의 권리 및 자유를 보호하기 위하여 민주사회에서 필요한 경우 이외에는, 이 권리의 행사에 대하여는 어떠한 공공당국의 개입도 있어서는 아니된다”라고 명시했다.

제14조는 “성, 인종, 피부색, 언어, 종교, 정치적 또는 기타의 의견, 민족적 또는 사회적 출신, 소수민족에의 소속, 재산, 출생 또는 기타의 신분 등에 의한 어떠한 차별도 없이 이 협약에 규정된 권리와 자유의 향유가 확보되어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리드 대법원장은 여권 신청자들이 성별을 남성 또는 여성을 선택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옹호했다.

판결문은 “이 정보를 제공하는 목적은 신청인의 성적 정체성에 대한 감정을 여권사무소에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니며 신청인이 가진 감정에 대해 거짓말을 하도록 강요받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젠더(성별)에 대해 “제공된 출생, 입양 또는 성 인식 증명서와 기타 공식 기록과 대조하여 신원을 확인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세부 사항”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따라서 법적 목적을 위해 인식되고 관련 문서에 기록된 성별”이라며 “여권에 기록된 성별은 다른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다.... 여권 소지자가 가진 내면의 생각보다는 외모와 생물학적 기능과 관련된다”라고 했다.

판결문은 “영국에는 무성별(non-gendered) 개인을 인정하는 카테고리의 법률이 없다”라며 “젠더 표기 정책은 모든 개인이 두 개의 성별 또는 젠더 중 하나로 분류될 수 있다고 가정하는 법령 전반에 걸친 입법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엘란케인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인권재판소에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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