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갈보리침례교회 담임 두지철 목사
휴스턴 갈보리침례교회 담임 두지철 목사 ©미주 기독일보

미주 기독일보는 텍사스 지사 창립을 맞아 휴스턴, 오스틴, 달라스 등 텍사스 지역 주요 한인목회자들의 인터뷰를 연재한다. 세 번째 순서로 휴스턴갈보리교회 담임 두지철 목사와의 인터뷰를 싣는다. 두 목사는 2007년 갈보리침례교회 2대 담임으로 부임한 후 14년째 말씀 중심의 목회를 해 오고 있다. 최근 말기 위암에서 회복된 후 더욱 한 생명을 귀하게 여기는 자세로 목회하고 있다는 두 목사는 성도들이 말씀을 통해 치유되고 변화되는 것을 목회의 큰 행복 요소로 꼽았다. 2017년 휴스턴기독교교회연합회장을 역임했던 두 목사는 교계 연합을 위해 각 교회가 기본에 충실하며 서로 협력하는 마음을 가질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휴스턴 갈보리침례교회는 지역의 중형교회로써 말씀 중심으로 잘 성장해 온 교회로 평가되고 있다. 목회 철학을 소개해달라.

담임을 맡고 난 직후부터 항상 목회의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기존의 목회 스타일에서 바꾼 것은 거의 없고 다만 신앙인들에게 제일 중요한 부분인 하나님 말씀에 대한 이해, 그리고 신앙적 관계성의 결핍에서 오는 문제를 해결해주기 위해서 노력했고 그런 부분에서 나름대로 결실을 맺었다.

특히 설교에 많은 부분을 집중하고 있는데, 말씀을 깊이 가르치고 그 말씀의 기초 위에서 성도들이 변화되는 것을 추구하기 때문에 강해설교도 많이 하고 있다. 주일설교는 예배에 참석하는 대상의 폭넓으니까 신앙의 연륜이 없는 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게 쉽게 풀어서 설교를 하고 있고, 수요예배는 조금 더 헌신된 분들이 나오니까 말씀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담임목사가 자주 바뀌지 않았다는 것은 교회가 건강하다는 하나의 지표로도 볼 수 있는데, 교회 내 특별한 분쟁의 요소 없이 성도들을 잘 이끌고 있는 비결이 있다면.

워낙 교회 토양 자체가 좋았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이 계속 사역을 해 올 수 있는 동력이 됐다. 이용봉 원로 목사님 또한 교회를 물러나시고 바로 지역을 떠나셨고 그 이후 후임에 대해 일절 간섭하려는 것이 없었다. 교회는 35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대 목사님이 1986년 교회를 개척한 후 21년 동안 사역을 하셨고 제가 그 목회를 물려 받았다.

목회자가 목회를 하면서 예상치 못한 일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것을 본다. 그래서 매주 주어진 시간 동안 충성스럽게 해나가자는 생각으로 목회를 해 왔고 그렇기에 말씀 중심, 설교 중심의 목회가 됐다. 교회도 이제 건축한지 11년 됐는데 건축을 시작할 시기가 아직 서브프라임 모지기 사태의 여파가 계속됐던 때여서 건축을 될 수 있는 한 간소화해서 진행했다. 교인들에게 최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 방향으로 갔고 그래서 건축헌금도 받지 않고 기본 골격만 갖춘 소위 ‘깡통’ 수준으로 건물을 지었다. 그래서 공간들이 다목적으로 지어졌는데, 목사실도 목회자만 사용하는 것보다는 평소에는 목회자가 업무를 보다가 주일날이면 성경공부방이 되는 다목적 공간으로 만들었다. 교회가 담임목사를 존재케 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건축을 최소화 한 것은 외형보다는 건강하게 내실을 다지는 본인의 목회철학과도 연관되는 것으로 보인다.

건축에 있어서 저는 굉장히 감사하며 목회를 하고 있다. 이전의 목사님이 많은 것을 준비해주셨다. 교회 부지가 이미 확보돼 있었고 기존 건물을 팔고 기본적인 건축재원은 확보할 수 있었다. 교회들이 건축하면서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많고 또 특히 한국사람들 교회가 건물크기만큼 성장한다고 생각하고 크게만 지으려 하는 경향이 있는데 저는 그런 무리한 건축의 과정 속에서 상처가 생기는 것보다 건강하게 교회가 세워져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다. 건축 이후의 정기적인 모기지 비용 등은 실제 이 건물을 누리는 분들이 당연히 담당해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했다.

-말기 암 투병 이후 건강을 회복한 것으로 안다. 처음에 진단받을 때 시한부 선고와 같았을 텐데 어떤 마음이었나.

위암 말기라는 판정을 받았을 때 그냥 담담했고 ‘여기 까지인가보다’ 하는 생각이 컸다.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삶의 기간이 여기까지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바로 교회 리더십에 사표를 제출했다. 여러 암환자를 봤지만 회복과정이 매우 힘든 것을 봤고, 저 또한 암을 치료해 가는 과정에서 목회를 병행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임하려고 했다. 그런데 교인들은 저에게 안식년 삼아 6개월을 치료에 전념하라고 배려해줬고 다행히 한국에 가서 5개월 만에 회복을 하게 됐다. 위암 말기였지만 항암치료를 통해서 암부위를 축소시키는데 집중했고 감사하게도 정상으로 회복할 수 있게 됐다. 위암 말기의 회복률이 30%밖에 되지 않은데 하나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하고 감사하고 있다.

-말기 암 진단을 받았을 때 원망 같은 마음은 없었나.

원망은 없었다. 우리가 평소에도 주변에 선하다고 인정받는 사람들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되면 위로를 해주는 말이 하나님이 사랑하는 분이라 일찍 데려가셨다고 하는데, 실제로 암 진단 후 하나님이 나를 빨리 데려가기 원하시는 것이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치료가 되니까 그것도 감사했고, 또 사실 수술이 끝나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돌아오는데 나중에 ‘그 때 차라리 갔었으면 좋았을 텐데’라는 평가를 받지는 않아야 하겠다는 각오가 들었다. 그래서 이전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전과 마음가짐이 달라진 점이 있는가.

달라진 점은 분명히 있다. 사람을 보는 눈빛, 사람에 대한 생각자체가 달라졌다. 이 전에는 막연하게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더 애정이 가는 그런 자세가 됐다. 그것에 더욱 감사하고 있다. 그리고 수술하고 병원에 누워있으면서 그 동안 열심히 바쁘게 주어진 일을 하루하루 해오다가 지나쳤던 많은 부분들도 돌아보게 됐다. 그 동안 살면서 삶에 대해서 정리한 것이 별로 없었다. 시간이 지나가면 다 없어져버릴 것 같이 바쁘게 살아왔다는 것을 느꼈고 이제는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을 가졌다.

그 동안 간간히 써 왔던 글도 그렇고, 주로 설교가 정리할 것이 많다. 매번 할 때마다 나름 고민하고 신경을 쓰면서 설교를 해왔는데 이것을 정리하지 않고 무의미하게 흘러가게 둬서는 안되겠다고 느낀다. 설교집까지 낼 생각은 아니고, 지금도 설교 한 것을 후배 목회자들이 원하면 보내주고 있다.

-교회의 표어가 ‘행복한 공동체를 꿈꾸는 교회’인데, 말기 암 치료 후 접하는 이 표어가 더욱 남다를 것 같다.

저는 암 진단 전에도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물론 또 한 번의 새로운 기회를 주신 것 같은 지금의 시점에서 제 목회를 생각해보면 그 감사와 행복은 더 커졌다. 하루 하루 더욱 감사함 가운데서 목회를 하게 된다. 그리고 저는 이 모든 행복이 좋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원래도 제가 긍정적인 편이고 스트레스를 별로 안 받는 스타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사람 자체가 감당이 안되니까 좋은 분들 주변에 많이 붙여주신 것이 아닌가도 생각한다.

목회의 행복은 무엇보다 성도들의 변화를 볼 때 가장 크다. 우리교회는 주로 이민생활 중에 혹은 이민교회에서의 신앙생활 중에 상처받은 분들이 많이 찾았고 그래서 회복시키는 역할을 많이 해왔다. 교회가 그런 기능을 하다보니 말씀으로도 많은 위로를 주게 됐고, 그런 부분들이 필요한 사람들이 계속해서 오는 상황이 이어졌다. 우리교회를 통해 신앙생활의 기쁨을 회복해 가는 것을 볼 때 큰 목회의 보람을 느낀다.

-미주의 각 지역마다 특색이 다른데 텍사스 지역 목회의 특징을 설명해달라.

텍사스는 확실히 종교적인 지역이다. 미국 침례교를 대표할 교회가 이 지역 안에 있고 미국인들뿐만 아니라 한인들도 마찬가지로 복음을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많이 열려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나 어느 지역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미국 한인교회들이 겪는 분쟁과 갈등이 이 휴스턴 지역에도 많이 있었고 지금은 치유해 가는 과정이다.

휴스턴 도시 자체는 미국 내 도시 인구 순위 4위의 대도시이다. 그러나 미주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 비해 도시 크기 대비 한인 커뮤니티는 작은 편이고 그만큼 교회 선택의 폭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지역 한인인구에 대한 세세한 통계는 아직 없지만 조금씩 한인들이 늘어나는 것을 느낀다. 특히 타주에서 오시는 분들이 많다.

-팬데믹이 이 시대에 주는 메시지, 특히 교회들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다고 보는가.

휴스턴 갈보리교회
휴스턴 갈보리교회

팬데믹 초기에 그 동안 안주했던 교회의 시스템이 한번에 허물어지는 경험들을 했다. 다들 초기에는 굉장히 당황했고, 또 초기에는 금방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기간이 길어지면서 교회들은 장기적인 측면에서 교회의 시스템 등을 재고하는 그런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들을 하게 된 것 같다. 교회들이 팬데믹은 그 동안 교회가 발전에 소홀했던 것, 전통적인 형식에 매몰돼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을 살필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현장예배는 어느 정도 회복이 됐는가.

주일예배 참석을 기준으로 본다면 현재 60% 정도 회복이 됐다. 팬데믹에도 계속 구역모임인 뜰모임은 이뤄지고 있었고 오프라인으로 모이기 어려울 경우 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뜰모임을 이어나갔다. 휴스턴 지역은 서울교회의 영향으로 한인교회에 목장목회가 많이 보편화 돼 있다. '구역' 말고 너무 구태의연하지 않고 좋은 이름이 없을까 고민하다 ‘뜰모임’으로 이름을 정하게 됐다. 다만 우리교회의 경우 구역모임은 목회의 보완적 기능으로 두고 있고, 서울교회의 경우 목장모임이 교회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팬데믹 가운데 특별히 목회의 어떤 부분에서 도전을 겪고 있고 극복해 가고 있는가.

팬데믹이 주는 목회의 가장 어려운 점이자 염려되는 부분은 사람들이 이제 너무 온라인에 익숙해져서 핸드폰으로 온라인 송금을 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이해하고, 또 주일에 영상 한번 틀어서 설교를 듣는 것으로도 만족하고 예배에 잘 참석했다고 안주하는 점이다. 특히 이런 현상은 젊은 층에서 더 잘 나타나고 있다. 그래도 노년층은 교회 못나오더라도 집에서 헌금봉투에 헌금을 모아뒀다가 오랜만에 대면예배에 나올 때 헌금함에 넣는 등의 최소한의 신앙적 구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 팬데믹이 앞으로 얼마나 이어질지 모르겠지만 팬데믹 이후 자신도 모르게 습관화 된 나쁜 자세나, 흐트러졌던 신앙의 기준들을 바로 잡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이 부분을 바로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면예배와 온라인예배를 어떻게 병행해 나갈 예정인가. 그리고 온라인예배에 대해 많은 교회들이 정식적인 예배로 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 같다.

사실 이 부분에 대한 우리교회도 고민이 여전히 많다. 다른 많은 교회들도 온라인으로 드리는 예배를 진정한 예배로 볼 것인가의 문제를 두고 고민하는 것을 본다. 온라인예배는 장단점이 있다고 본다. 우리 같은 경우 새벽예배도 온라인으로 하는데, 팬데믹 전에는 새벽예배는 나오는 성도들만 나올 수 있었다. 직장 출근 시간이 이르거나 아이들 때문에 전혀 새벽예배에 참여하지 못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그런 분들 중에 이제는 온라인 새벽예배를 매일 기다렸다가 들어오시는 분들이 많다. 또 새벽예배 영상을 일과를 마치고 찾아보면서 성도들이 함께 같은 성경본문을 묵상해 나가는 것도 긍정적인 요소였다. 온라인예배에 대해 교회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의식은 있지만 유용한 측면들도 인정하고 그것을 이 시기에 잘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5년 전에 휴스톤기독교교회연합회장을 맡았었는데 휴스턴 지역 교회들의 연합활동을 위해 조언을 한다면.

저는 특별히 리더십이 있어서 회장으로 선출됐다기 보다는, 순서가 돌아와서 맡았다고 생각하는데, 제 임기에 허리케인 하비가 왔었고 휴스턴 지역에 큰 피해가 있었다. 한인사회와 교회들도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타주에서도 많은 도움이 손길을 보내주셨고, 어려움 가운데서 휴스턴 한인교회들도 열심히 협력해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다. 교회 연합사업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지역의 각 교회들이 기본에 충실하고, 눈을 개 교회 밖으로 조금만 돌려 함께 협력한다면 건전한 교계 연합활동을 잘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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