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 신학정체성 선언 준비공청회
주요 참석자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노형구 기자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 소강석 목사, 이하 예장 합동)가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소재 총회회관에서 ‘총회 신학정체성 선언 준비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총회신학정체성선언준비위원회 위원장 오정호 목사(새로남교회)의 사회로 1부 예배에 이어 2부 공청회 순으로 진행됐다.

2부 공청회에선 먼저 김길성 명예교수(총신대)가 ‘신앙고백서와 총회신학정체성 연구-통합 교단의 신앙고백서 평가를 중심으로’라는 제목의 발제했다. 그는 “합동과 통합은 1907년 제1회 대한예수교장로회 독노회에서 채택한 12신조,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및 대·소요리문답을 공교회의 신앙고백으로 공유하고 있다”며 “하지만 통합은 12신조에서 ‘최후 심판 때, 신자와 불신자의 상태’를 서술한 제12조의 ‘불신자의 정죄와 형벌’에 관한 부분을 삭제했다”고 했다.

또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를 채택할 때도 1647년에 제정된 원문이 아닌, 미국 북장로교회(PCUSA)의 ‘1903년 신앙고백서’ 개정안을 채택했다. 이는 원문에 선언문 등이 추가된 것으로, 이중예정에서의 유기 교리를 포기했고 칼빈주의 5개조 중 ‘제한속죄’를 부인했다”며 “통합교단은 여성안수 허용을 위해 이를 골자로 한 대요리문답을 공식문서에서 삭제하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이상원 교수(총신대)는 ‘개혁주의 윤리학의 관점에서 본 현대사회의 윤리적인 문제들’이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그는 “최근 등장한 젠더주의 성윤리는 성별을 주관적 인식에 따라 바꿀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성경은 인간의 성별은 하나님이 창조질서로서 정해주신 것으로, 인간의 주관적 인식에 따라 변할 수 없는 것”이라며 “하나님이 정해주신 성별은 남·여뿐이며, 다른 추가적인 성은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동성 간 성관계는 하나님의 창조질서를 거스르는 행위로 성경은 비도덕적 행위로서 명확하게 금지하고 있다”며 “수정이 이뤄지는 순간부터 영혼을 가진 인간생명이 시작되기에, 수정 이후의 전 과정에서 행해지는 모든 낙태는 살인행위다. 태아의 생명권은 임부의 행복권에 절대적으로 선행하지만, 태아와 임부의 생명권이 서로 충돌할 시 임부의 생명권이 선행한다”고 했다.

이상웅 교수(총신대)는 ‘죽산 박형룡과 예장합동의 신학적 정체성’이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죽산 박형룡 박사는 평양 장로회신학교(1931년)로부터 서울 장로회신학교와 총신대에 이르기까지(1972년) 교수 생활을 이어오며 그를 비판했던 신학자뿐만 아니라 우리 교단의 ‘지로적 신학’으로서의 역할을 은연중에 담당하고 있다”며 “죽산은 정통(orthodox)이란 다수의 우세한 의견이 아니라, 오직 성경을 기초로 한 옳은 의견이라고 강조했다”고 했다.

특히 “그가 저술한 ‘교의 신학’(1964-1973년)은 지금도 합동 강도사 고시 조직신학 과목의 모범 답안으로 사용되고 있다”며 “죽산은 이 책에서 자신만의 새롭고 독창적인 신학 이론을 창작하지 않고, 아브라함 카이퍼나 헤르만 바빙크 같은 서구 정통 신학자들의 신학 사상을 잘 요약해 정리했다”고 했다.

이어서 임종구 교수(대신대)는 ‘예장합동의 신학정체성 연구-기장 제6문서의 분석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임 교수는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의 신학과 입장을 표명한 제6문서는 서문에서 WCC(세계교회협의회)의 선교정신인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를 천명했다. 이는 유색인종 해방, 농촌사회 발전, 산업시대 인간화 회복 등 이 땅에서의 샬롬 만들기에 집중하지만 죽음 이후 하나님 나라를 향한 믿음을 상대적으로 약화시켰다는 비판도 있다. 결국 정치·사회·경제적 구조의 모순 해결에 매몰돼 예수 이름으로 얻는 죄 사함, 영혼 구원을 경시한 측면도 있다”고 했다.

그는 “기장 제6문서는 ▲에큐메니칼 ▲사회구원 ▲칼 바르트 신학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 추구 ▲민중신학과 해방신학 ▲성경해석에서 자유주의 신학 등의 입장에 서 있다”며 “조선신학교의 중심이었던 김재준 박사의 성경유오설(聖經有誤說)에서 촉발된 조선장로교단의 분열 등을 미뤄볼 때 교단의 주춧돌은 성경에 대한 바른 계시관”이라고 했다.

김요섭 교수(총신대)는 ‘제네바에서 웨스트민스터까지’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16세기 유럽에서 전개된 종교개혁 이후 개혁파 교회들은 성경의 진리에 기초해 바른 신앙을 고백함으로 교회 개혁에 충실하고자 했다”며 “제네바·프랑스·스코틀랜드·벨기에·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들 모두는 첫째, 하나님의 선택과 은혜를 교회의 기초로 삼아 어떤 박해와 고난 속에서도 교회의 영속성을 고백하고 소망했다. 대부분 신앙고백서들은 로마 가톨릭의 박해 속에서 제정되고 채택됐다”고 했다.

김 교수는 “둘째, 개혁교회의 신앙고백들은 그리스도의 머리이심이라는 성경적 원리를 강조해 교회 개혁의 방향과 목적을 분명히 했다. 즉 지상에 있는 교회의 불완전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종말론적 성취를 소망하며 지속적인 개혁의 필요성을 천명했다”며 “이런 개혁을 위해선 스스로의 자격이나 공로 주장을 내려놓는 자기 부인의 겸손이 선행됐어야 했다. 그러면서 교회 안의 모든 인간적 요소들을 상대화했다”고 했다.

총회 신학정체성 선언 준비공청회
총회신학정체성선언준비위원회 위원장 오정호 목사가 공청회를 인도하고 있다. ©노형구 기자

이풍인 교수(총신대)는 ‘신약성경에 나타난 신앙 고백들과 총회 신학정체성 연구’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예수는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제자들에게 ‘너희들은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라고 물으셨을 때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이 아들입니다’라고 답했다. 우리말 성경에는 ‘주’라고 번역됐지만 실제 헬라어 원문은 ‘주’ 대신 2인칭 대명사 ‘당신’이 사용됐다”며 “야훼를 유일신으로 믿는 유대인의 입장에서 제자들은 예수님을 향해 ‘하나님’으로 고백하는 건 실로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예수의 부활을 목도한 도마의 입에서 ‘나의 주시며 나의 하나님이십니다’(요 20:28)라는 고백이 터져 나왔다. 이는 인간적으로 상상도 할 수 없는 부활 후의 고백”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교단 정체성 선언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억할 점은 신앙고백이 도서관이나 연구실에서 만들어진 게 아니라는 것”라며 “삶의 정황이 신앙고백을 더욱 생생하게 만들어준 것처럼, 우리의 정체성 선언문도 단순한 신학적 입장이 아니어야 한다. 즉 성도들의 다양한 삶의 자리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하나님 백성답게 살 수 있도록 생명력 있고 생동감 넘치는 형태로 표현돼야 한다”고 했다.

김광열 교수(총신대)는 ‘개혁신학의 성화론과 총회 신학정체성 연구’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우리 총회는 죽산 박형룡 등이 가르쳐온 하나님의 주권적 구원역사를 강조하면서 ‘제2축복 신학’ 등 다른 복음주의 신학들의 한계를 극복하면서도 성령의 역사를 사랑하는 개혁신학의 성화론을 계승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이를 위해 미국 개혁신학자 존 머리(John Murry)의 결정적 성화론에 주목해야 한다. 즉 로마서 6장 2절에서 죄의 통치란 과거에 이미 무너졌고, 주님과 함께 죽고 부활한 신자들은 미래가 아닌 현재 도래한 하나님 나라의 통치를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이는 교회뿐만이 아닌 삶의 모든 영역에 적용된다고 했다”며 “존 머리의 성화론은 하나님 나라의 현재적 성격과 주권을 드러내, 한국교회가 성화뿐만 아니라 동성애·낙태 등 대사회적 문제에도 적극 싸울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해준다”고 했다.

끝으로 김성태 명예교수(총신대)는 ‘예장 합동총회의 교회 연합과 협력의 성경적, 신학적 원리연구’라는 제목의 발제에서 “예장 합동총회는 역사적 개혁주의 신앙을 사수하기 위한 정당한 분열도 있지만 교권 다툼의 원인으로 분열을 초래한 것도 있었다”며 “WEA 교류 논쟁도 역사적 개혁주의 신학을 지키려는 선제적 시도인지, 아니면 특정 신학 사조에 따른 파벌의 교권 장악 시도인지 그 진위를 분별해야 한다”고 했다.

김 교수는 “세대주의 전천년설에 근거한 환란 이전 교회의 휴거 개념은 개혁주의 신학에 심각한 도전과 왜곡을 가져다줬다. 역사적 전천년설 및 무천년설, 후천년설을 이단시 하는 신근본주의 종말신학을 경계해야 한다”며 “또한, 개혁주의 성령론에 있어서도 기사와 표적 등 기적은사의 중단론을 개혁주의 성령론의 유일무이한 정통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도 분별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1부 예배에선 총회장 소강석 목사가 ‘개혁주의 신학은 생명신학이다’(요 6:33)라는 제목의 설교를 온라인 실시간 중계로 전했다. 소 목사는 피치못할 사정으로 이날 참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부총회장 배광식 목사의 격려사, 총회서기 김한성 목사의 축사, 신학부장 신현철 목사의 환영사, 신학부 서기 임종구 목사의 광로, 총회총무 고영기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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