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반대 시위 장면
낙태 반대 시위 장면 ©Unsplash
낸시 펠로시(Nancy Pelosi) 미국 민주당 하원의장이 속한 교구의 카톨릭 대주교가 낙태를 찬성하는 가톨릭 신자들은 성찬식에 참여하지 말 것을 권고했다.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의 살바토레 J. 코딜론(Salvatore J. Cordileone) 대주교는 지난 30일 낙태 찬성 정책(pro-choice policies)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가톨릭 신자들이 성찬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목회 서신을 발표했다.

팰로시 의장은 캘리포니아주 교구의 가톨릭 신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오랫동안 여성의 낙태 시술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점에서 교회의 가르침과 모순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코딜론 대주교는 서한에서 팰로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잘못된 가톨릭(erring Catholic)”이 교회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눈 후에도 낙태권을 계속 지지할 경우, 목사의 “유일한 부탁(only recourse)은 그들을 일시적으로 성찬에서 배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가톨릭 지도자 중 한 명인 그는 서두에서 “당신의 카톨릭 이상은 차별과 폭력, 불의를 겪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당신의 일에 영감을 주었으며, 이 봉사에 대해 당신의 동료 가톨릭 신자들과 우리 나라의 감사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가장 약한 자를 무너뜨리면서 힘이 없는 자에게 힘을 실어줄 수는 없다”며 “낙태에 대한 옹호를 포기할 의지가 없거나 포기할 수 없다면, 당신은 성찬을 받기 위해 나아와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그는 “가톨릭 신앙을 공개적으로 긍정하는 동시에 가장 근본적인 가르침 중 하나를 공개적으로 거부하는 것은 부정직한 행위”라고 언급했다.

서한에서 그는 “살육은 중단돼야 한다(the killing must stop)”며 낙태 찬성 카톨릭 신자들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재고하고, 낙태를 종식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을 간청했다.

대주교는 또 “하나님은 당신에게 사회에서 권위 있는 지위를 맡기셨다. 당신은 사회적 관행과 태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힘을 가졌다”며 “언젠가는 이 신탁에 대한 당신의 청지기 직분(stewardship)에 대해 하나님께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그는 “제발 중대한 도덕적 악을 옹호하거나 실천하는 것, 즉 무고한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는 것, 근본적 인권을 부정하는 것이 가톨릭 신앙과 어떻게든 양립할 수 있는 것처럼 가장하지 말라. 그럴 수는 없다”고 경고했다.

대주교는 낙태 찬성 가톨릭 신자들을 향해서도 “당신의 가톨릭 신앙의 온전함으로 돌아가라”고 요청하며 “당신을 다시 맞이하기 위해 두 팔을 벌려 기다린다”고 말했다.

코딜론 대주교는 올해 1월 18일 펠로시 하원의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후보를 지지한 친생명주의 유권자들을 비난하자, 이에 반박 성명을 3일 뒤에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성명에서 “낸시 팰로시는 가톨릭 교회를 대변하지 않는다”며 “태아가 가진 인간 생명의 평등과 존엄성에 대한 질문에 그녀는 가톨릭의 가르침이 2,000년간 옹호해 온 근본적인 인권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말을 한다”고 지적했다.

당시 대주교는 또 “펠로시 의장은 낙태 문제에 대한 투표를 최우선으로 선택한 수백만 가톨릭 신자들과 다른 사람들의 동기를 자극하며 그들이 ‘민주주의를 팔았다’고 비난했다”며 “이것은 통합과 치유의 언어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한 그는 “가톨릭 신자들이 투표할 때, 선한 양심에 무게를 실어야 하는 매우 중대한 도덕적 결과의 문제들이 많이 있다”며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한 것은, 양심이 선한 가톨릭 신자라면 낙태를 찬성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에서 낙태 찬성 가톨릭 정치인들이 성찬식에 참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관심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당선을 계기로 더욱 집중됐다.

2019년 10월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바이든은 사우스캐롤라이나의 세인트 앤서니 가톨릭 교회에서 열린 미사에서 낙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던 그의 입장으로 인해 성찬을 거부당했다.

3월 말에 발표된 퓨 리서치 센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가톨릭 신자의 3분의 2는 바이든의 낙태에 대한 그의 견해에도 불구하고 성찬식에 거부되어서는 안 된다고 답했다.

당파별로는, 공화당원인 가톨릭 신자의 55%는 바이든이 성찬식에 거부되어야 한다고 답했으나, 민주당원 신자는 87%가 거부되어서는 안 된다고 답해 극명한 온도차를 보였다.

오는 6월, 미국 가톨릭 주교 회의는 낙태 찬성 가톨릭 정치인들이 성찬을 받는 것을 금지하는 권고 초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그러나 비록 승인이 되더라도 성찬 거부는 권고 사항이며, 지역 교구가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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