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이태훈 대표원장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이태훈 대표원장

병원 밖 엘리베이터에서부터 '쿨럭'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딸랑 소리와 더불어 병원 문이 열린다. 자매가 들어왔다.

"쿨럭 커억 컥."

간호사가 말한다.

"십여 년 전에 오셨던 자매분인데 지방에 사십니다. 지방에서 계속 이비인후과에 다녔는데, 한 달 이상 감기약을 드시고 비염 치료를 해도 낫질 않아 오전에 그곳의 병원에 들렀다가 원장님이 생각나서 바로 올라오셨대요."

환자가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원장님, 안녕하세요. 쿨럭쿨럭 캑캑."

"검사부터 하세요. 이 상태로 조금만 더 방치했다면 만성기관지염이나 천식이 될 뻔했네요."

그분은 인쇄소를 운영한다고 했다. 만성적인 부비동염증으로 약해진 코와 후두점막에 출판공장의 화학물질 자극으로 경련이 발생해 쉼 없이 기침(cough)을 했다. 콧속의 기도(숨길)를 교정하여 정상 크기로 복원함으로써 호기(呼氣)와 흡기(吸氣)의 저항을 없애고 부비동 염증을 대폭 제거한 후 기다려보았다.

연속되던 기침이 5분이 지나도록 1회뿐이었다. 20여 분 경과 후 기침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아 돌아가도 좋다고 하니, 자매분이 연신 인사를 한다.

기침이란 원래 호흡에 방해가 되는 이물질 제거를 위한 방어 기전이다. 특히 염증이 있는 부비동 내 고름 등이 코로 배출된 후 호흡에 의해 물기가 마르면 끈적해져 코나 입 뒤의 상기도에 달라붙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후비루(後鼻淚)라고 한다. 반사적으로 강력한 공기 압력을 발생 시켜 떼어내려고 하는 것이 기침이다.

원래는 좋은 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기침이 반복되면 강한 배출압력 때문에 기관지 점막이 손상돼 흡입 공기 중에 들어 있는 적은 수의 세균만으로도 염증이 생긴다. 염증의 반복은 만성기관지염과 천식 등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으므로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감기가 잘 안 낫는다고 생각해서 감기약을 장기간 복용해 점막까지 마르게 한다. 이로 말미암아 기관지의 상처는 깊어진다. 기침이 점점 심해져 천식이나 기관지 확장증으로까지 진행된다. 통뇌법으로 염증을 제거하면 기침도 사라진다.

천식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창백한 얼굴을 한 어린아이가 부모님과 함께 들어왔다. 엄마의 표정이 너무 어두워 선뜻 대화를 시작하기조차 어렵다. 아빠는 저만치 그림자처럼 무겁게 서 있다.

"저희 아이 때문에 왔어요. 감기에 자주 걸리더니 작년부터는 쉼 없이 기침하다 호흡곤란까지 와서 대학병원에 입원시키게 됐어요. 그런 후부터 애가 감기만 걸리면 집안 전체가 초긴장 상태가 돼요. 밤새도록 쳐다보고 있어야 하고 열이라도 나면 불안하기도 하고...."

"천식의 원인은 코호흡이 안 돼서 그러는 겁니다. 코는 0.25초 안에 외부 공기의 80%를 정화해주는데, 이곳이 구조적 변형과 만성 염증으로 제 기능을 잃으면 입으로 숨을 쉬게 돼 후두, 기관지, 폐 순서로 점막이 망가지게 됩니다. 염증이 반복되면 소염제, 항생제 등의 융단폭격이 시작되겠죠? 점막에 붙어 있는 정상 세포들도 이 약들의 공격으로 손상됩니다. 점막이 약해지다가 기관지 근육까지 염증의 손길이 미치게 될 즈음, 기관지 근육에 강력한 수축이 발생하는 호흡곤란이 생기는데 이것을 천식(asthma)이라 부르죠."

"여기서는 어떻게 고친다는 거예요? 잘한다는 곳은 다 돌아다닌 끝이라 믿음도 많이 줄어들어 있어요."

그렇다. 환자와 보호자들이 의사를 신뢰하지 않는 게 요즘의 세태다. 투자의 결과에만 익숙한 시대이기 때문이다. 25년 전에 학생들과 한의사 동료들에게 강의하면서 필자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앞으로는 '자판기 의료시대'가 올 겁니다. 진료비를 내는 만큼 고쳐야 하는, 그래서 의사가 힘든 시대가 반드시 옵니다."

우주에서 가장 정밀한 인간이라는 생명체를, 지식이라는 작은 잣대로 재야 하는 이가 의사다. 이들이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삼은 것은 인체였다.

필자에게는 중추신경계의 문제인 중풍의 원인적 예방치료부터 난치성 질환인 비염, 천식 등의 문제를 쓸어 담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치료가 3회차가 되어 아이의 숨소리가 많이 좋아졌는데 문제가 생겼다. 가래 때문에 반복 기침을 가끔 했다.

'이러다 다시 입원하는 것은 아닌가.'

코의 숨길을 열어준 후 부비동 내의 염증을 제거하다 보면 부비동의 배출구가 열려 부비동 안의 점액 섬모운동이라는 배출 기능이 되살아난다. 부비동 안의 솜털이 염증성 분비물을 코안으로 밀어내게 되는 것이다.

이게 문제였다. 코안으로 배출된, 오래되어 끈적거리는 부비동의 염증성 분비물이 목 뒤로 흘러가서 후두에 붙게 되면, 이것을 떼어내기 위한 반사작용으로 기침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잘 때 가습을 많이 해주고 코에 식염수를 직접 분사해주세요. 그래야 고름이 잘 떨어져 식도로 넘어간 후 위장에서 녹아 없어지거든요."

두 달여가 지났다. 모처럼 어머니와 아이가 오셔서 이런 소식을 알려주었다.

"그동안 감기가 올 듯하다가도 3일 안에 자연치유를 반복하더니 이젠 그나마도 걸리지 않네요. 기침은 멎은 지 오래고, 기관지 확장제인 '싱클레어' 등도 사용하지 않은 지 제법 되었습니다."

아이의 입술이 연분홍색으로 변해 있었고, 뽀얀 얼굴에 핏기가 돌아 인형을 보는 것 같았다.

「통뇌법 혁명: 중풍 비염 꼭 걸려야 하나요?」중에서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