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코로나19로 인해 멈춘 기독문화생활의 아쉬움을 돕고자 독자들에게 기독작가와 작품을 소개하는 <기독 미술 작가 소개> 코너를 준비했다. 이번에 소개할 기독작가는 강지웅 작가이다.

-강지웅 작가님 소개 부탁 드려요.

“’이것이 모든 것을 황금으로 바꾸는 그 유명한 돌이다. 하나님이 만지시고 소유하시는 것에 어찌 그만한 변화가 없으랴.’ - 조지 허버트

제 자신을 내 삶의 주인으로 삼아 살아가며, 제 생각과 만족에 취해 육체와 마음이 원하는 것만 행하던 저를 하나님께서 진멸하지 아니하시고, 은혜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게 된 후 저는 그것을 이야기하지 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그 후로 저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를 지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그려오고 있는 기독 작가 강지웅이라고 합니다.

 

강지웅
이 사람을 보라 116.7x91.0cm acrylic & urethane on canvas 2012년 작 ©강지웅 작가 제공

-기독 미술을 하게 된 계기를 알려주세요.

"제 자신을 많이 사랑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누구의 말도 듣거나 믿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았습니다. 그런 저에게 부모님이 주신 믿음의 유산은 정말 거절하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이해도 가지 않을 뿐더러 그것을 강요하는 부모님의 방식이 너무 싫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거역할 수는 없었기에 적당히 주일만 교회에 들르고, 그 억울함에 대한 저의 반항심은 저를 더 세상적인 사람으로 바꾸어 갔습니다.

그 때부터였을까요, 제가 옳다고 믿고 열심을 내던 모든 것들로부터 실망과 배신을 당했습니다. 친구와의 관계, 공부, 심지어 운전면허까지도, 뭐든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자신을 보면서 자신을 사랑했던 마음은 자신의 '보잘것 없음'에 대한 절망으로 바뀌어 갔습니다. 가족 안에서도 스스로 외톨이가 되었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늘 폭력적이었습니다. 늘 마음은 불안했습니다. 대학은 물론 실패했고, 재수생의 삶도 물론 실패했습니다. 부모님과 대화도 나누지 않을 때였습니다.

어느 날 닫힌 방문 뒤로 눈물로 기도하는 어머니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때 '아!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구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기도를 해보기 시작했고요. 한없이 보잘것없는 저를 인정하고, 용서를 구했을 때 신기하게도 목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삼수생 때는 생각지도 않았던 미술을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 저를 부모님은 한마디 핀잔도 없이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셨습니다. 재수생 때까지 연필 한 번 잡아보지 않았던 제가 일 년 안에 수능을 준비할 수 있었던 건 정말 하나님이 하신 것이라고 밖에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그림은 더 할 나위 없고요.

지금 제가 화가로서 그리는 고난 받는 그리스도는 저의 신앙고백입니다. 정말 무지하고 못된 저를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사랑을 삶을 통해 깨닫게 하신 하나님의 그 놀라우신 은혜를 제 작품을 통해 전하려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정말 '나의 나 된 것은 다 하나님의 은혜라'라는 그 찬송이 절실히 이해되어집니다. 하나님의 기적은 지금도 ing 입니다. 세상 그 많은 사람들 중에서 어떻게 나일까? 잘못 고르신 건 아닐까? 아내와 자녀를 보며 늘 생각합니다. 저는 믿음이 좋아서가 아니라 제 삶을 통하여 하나님이 살아계심과 나의 삶을 주관하신다는 그 놀라운 은혜의 사실을 믿습니다. 저 같은 부족한 인간을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연단과 구원의 역사가 진정 예술이 아닐까요?"

강지웅
For the Smarfool 130.3x130.3cm acrylic & urethane on canvas 2009년 작 ©강지웅 작가 제공

-어떤 마음으로 기독 미술 작품을 그리고 계신가요? 그동안 작업을 하시면서 은혜 받은 기억은 어떤 게 있나요? 그림 그리시면서 얻는 보람은 어떤 게 있을까요?

"2008년 첫 전시 후 지금까지 제가 예술가로 살아온 시간은 정말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욥의 고백처럼 때론 좌에도 우에도 보이지 않으시는 하나님이셨지만, 돌아보면 늘 나의 갈 길을 다 계획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많은 순간들이 행복했고 기뻤지만, 특별히 신혼 초에 작은 오피스텔에서 그림을 그렸는데, 그 좁은 방에서 감사하며 그림을 그리고, 또 울다가 그리고, 첫 개인전을 위해 기도했던 그 때가 정말 행복했습니다. 지금은 감사하게도 작업실도 따로 있고, 형편도 많이 나아졌지만 그 어려웠던 때보다 욕심이 앞서고 감사가 줄어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작품에 임하면서 늘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고 저를 정결하게 하여 주시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대표 작품 소개해주세요.

(‘Ecce Homo’ 에케 호모(보라 이 사람이로다) 시리즈)

강지웅
Ecce Homo 162.2x130.3cm acrylic & urethane on canvas 2013작 ©강지웅 작가 제공

"'에케 호모'는 빌라도가 가시면류관을 쓰고 자주색 망토를 걸친 예수를 가리키며 군중을 향해 '이 사람을 보라(ecce homo)'고 세 번 외친 말입니다. 그리스도의 죽음은 불의의 사고나 재난에 의해서가 아니며, 불과 몇 사람의 개인이 자행한 만행도 아닙니다. 또한 그를 십자가에 못 박은 것은 오직 그 세대 사람들만도 아닙니다. 그 분을 십자가에 못 박은 것은 바로 인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또한 그 인류의 한 사람이자 후손입니다. 그분은 비천한 종의 모습이었기에 동시대인들은 그분이 그리스도임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For the smarfool (smart+fool) 똑똑한 바보들을 위하여 시리즈)

강지웅
For smarfools 116.7x91.0cm acrylic & urethane on canvas 2010년 작 ©강지웅 작가 제공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될 때 흔히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입니다. 사람은 이 세상 모든 만물 중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이면서도 가장 무능한 존재입니다. 사람의 생각 속에서 나온 비행기가 달나라를 오가지만 작은 바이러스 하나에도 생명을 잃는 연약한 존재들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모든 사무가 전문화 되고 기계화된 현대인은 자기영역 이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무능합니다. 태초부터 지금까지 인간은 생노병사(生老病死)의 필연법칙(必然法則)에 지배되어 살아왔습니다. 또 의식주에 대한 온갖 노력과 투쟁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정신적으로는 희로애락이 교차되고, 육체적으로는 우환, 공포, 불안, 번민 등 온갖 번뇌에 뒤얽히고, 자연적으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바람과 구름, 추위와 더위, 물과 불의 재앙을 반복하며, 사회적으로는 매일같이 일어나는 권력 투쟁과 외우내환(外憂內患)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핍박과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철학은 철학대로 학문의 권위에만 몰두하고, 과학은 과학대로 살인무기의 생산을 제한하는데도 힘이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종교는 종교대로 교권쟁탈에 여념이 없으니 오늘날의 현대인은 무엇에 의지하여 안식을 구할 수 있을까요? 저 역시 그런 상황 속에서 기댈 곳을 찾아 헤매고 있었습니다.

반복되는 실패와 자기상실에서 허우적대던 저의 모습, 말초적 쾌락에 젖어 삶을 연명하려 했던 저에게 한 가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나를 이 상황에서 구제하고 답을 줄 수 있단 말인가? 그 의문의 답을 찾고자 씨름하던 전 어떤 체험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해답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종교적 현실에 대한 비판적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 것은 당연히 익명의 감상자를 향해서입니다. 그러면서도 언제나 그것이 자기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사실도 숨길 수 없습니다."

-코로나 시기를 겪으며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의 해석에 급급하기에 앞서다 보면 자칫 하나님의 큰 그림을 놓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눈물짓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해 봐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실행하는 일이 참으로 어렵기에 더 성령의 음성을 듣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람을 대면할 기회가 줄다 보니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 이전보다 더 감사함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강지웅
For Smarfools 116.7x91.0cm acrylic on canvas 2010년 작 ©강지웅 작가 제공

-작품에 대해 기억에 남는 피드백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대학원 박사과정시절 작업을 발표할 때 '박사까지 공부하시는 분이 그거 왜 그려요?' 라는 질문을 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절대적인 권력이나 권위 같은 것을 부정하는 이념 또한 부정하려 하는 포스트모더니즘 시대 가운데 진리를 직접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그분에게는 많이 불편하고, 더군다나 예술로 표면화시키는 것이 지극히 시대성이 뒤떨어진 한 개인의 쓴소리 정도로 보였을 것입니다. 발표하는 내내 어색했던 분위기가 기억이 납니다. 수업을 마치고 작업실에 돌아와 이젤 앞에 앉아 '내가 뭘 위해서, 누굴 위하여 공부를 해야 하나?'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만난 그리스도와 십자가, 하나님의 놀라운 구원 계획과 제 인생을 주관하신 그분의 살아계심을 인간이 만들어 놓은 형식 아래 미술언어로 설명을 다 하기엔 참 어려웠습니다. 당시 한동안 제가 가져왔던 작업의 형식과 개념들이 흔들렸던 시간이었습니다.

기도 가운데 하나님이 주신 마음은 제가 모든 것을 다 하려 했던 저의 교만을 버리라는 것이었습니다. 애써 증명하려 하지 말고 '네가 나를 사랑하는 것을 보이라' 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돌아보니 늘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생각하고, 고민했지 정작 예술가의 삶을 살게 하신 그 분을 말하는 것이 편치만은 않았던 저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좀 더 편한 마음으로 작업을 하고 많은 부분을 하나님께 의지하며 작업하고 있습니다.

강지웅
자신이 그리는 고난 받는 그리스도는 자신의 신앙고백이고 비천한 자신을 구원해주신 주님의 은혜가 너무 감사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강지웅 작가 ©강지웅 작가 제공

-앞으로의 계획을 나눠주세요.

“정확한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11번 째 개인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모든 전시와 행사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꾸준히 기도하고 작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복음 전하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에게 복음의 통로가 되어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강지웅 작가 프로필>
학력
국민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회화전공 박사 수료
국민대학교 대학원 미술학과 회화전공 석사 졸업
국민대학교 미술학과 회화전공 졸업

수상, 지원 및 기획
2015 아트스페이스 너트 솔리시티드 작가 선정
2013 제21회 대한민국 기독교 미술대전 우수상 수상
2011 제 48회 목우회 미술공모대상전 이사장상 수상
2011 MOKWOOHOE ARTicon 구상신진작가 선정
2010 숙명여자대학교 New work 지원 프로그램 선정

주요 개인전
2015 ĭtem! Ecce Homo (라틴어: 다시! 이 사람을 보라)/ 수원미술전시관
2013 MESSIAMNESIA (messiah + amnesia) 메시아기억상실증/장천갤러리
2010 FOR THE SMARFOOL(SMART&FOOL)/ 숙명여자대학교 문신미술관 빛 갤러리

주요 그룹전
빵의 예술, 영혼의 예술-‘십자가’/ 피아룩스 갤러리
‘다시 성육신의 자리로’(불어권 선교축제)/사랑의교회 사랑아트갤러리
LOVE & RESPECT / AK gallery
"The Artists"/ SIA Gallery (New York, USA)
탄생과부활 展/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강의
국민대학교, 백석대학교
현재 서울미술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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