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앤코글로벌한의원 이태훈 대표원장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 -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보건복지부는 2018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 739만 명, 치매 환자 75만 명, 치매 유병률은 10.16%라고 발표했다.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라는 얘기다. 평균수명 83세의 대한민국 노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병이 바로 치매다.

트로트 가수 주현미가 부른 '추억으로 가는 당신'이라는 노래가 있다. "너무도 사랑한 당신, 영원히 못 잊을 당신, 추억으로 가는 당신...." 추억에는 세월을 뛰어넘는 '그리움'이라는 힘이 있다.

치매는 삶의 필수요소인 기억을 갉아먹는 질환이다.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어린 시절부터 바로 1초 전까지의 모든 기억은 현재의 상황에 대한 확신을 준다. 어린 시절 어머니였던 분이 지금도 어머니인 것처럼.

특별히 안 좋은 사연을 제외하면 과거 사람들과의 관계를 기억하는 것은 유익하다. 현재의 안정감을 형성하는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지난날 누군가가 촬영해준 사진에서 우리는 잊었던 시간의 퍼즐을 맞추어나가기도 한다. 사연을 되새기며 위로를 받고, 복수의 칼날을 갈기도 한다. 수많은 문학과 예술작품이 탄생하는데 동기부여를 하는 것도 추억이다. 3, 4년 전쯤 눈 덮인 철도를 바라보다가 떠오른 명작이 있었다. 러시아 작가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장편소설을 영화화한 '닥터 지바고'였다. 살을 에는 듯한 추위 속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 시대에 관한 영화다. 황제에서 민중으로 권력이 이동하는 동안에 나타난 잔인무도한 학살극이 수시로 나오지만,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이 사람이다.

낭만적인 시각을 가진 관람객일수록 아름다운 풍경만 기억한다. 설원을 수놓았던 군의관 지바고와 종군간호사 라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있어 더 그랬을 것이다. 볼 때마다 멀어져가는 라라를 향해 대신이라도 손을 내밀어야 할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만든다.

50년이 넘은 영화가 왜 눈 덮인 철길에 오버랩 되는 것일까. 시간을 '고농축'할 수 있는 기억의 힘 때문일 것이다. 기억을 완성시키는 대뇌피질 감각연합영역과 해마 등의 합작이라는 말이 더 정확할 수 있다. 인간의 기억은 신기루가 아니다. 실체다. 기억하고 싶을 때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저장창고가 따로 있다는 뜻이다.

기억을 관장하는 그곳에도 '관리'가 필요하다. 근무와 함께 급식, 휴식, 환경미화 등을 하는 시설이 구비돼야 하고 담당직원도 필요하다.

세상엔 공짜가 없다. 생활을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인체에서는 혈액이 돈 역할을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갑작스러운 위기에 대응해야 하는 것이 국가다. 이를 위해 대통령과 대통령을 보좌할 비서실의 실행력은 무결점 상태로 대기시켜놓는다. 인체도 그러하다. 대통령인 뇌와 비서실인 심장의 실행력을 무결점 상태로 대기시켜놓는 것이다. 수면무호흡이 이러한 대기를 방해한다.

깨어 있는 동안 죽을 듯이 달려온 입도 수면을 통해 충분한 휴식과 수리를 보상받아야 한다. 그런데 코의 구조가 망가져 코 호흡이 안 되면 입은 쉴 수가 없다. 코를 대신해 '구강(口腔)호흡'을 하는 것인데, 이러한 사람들이 주위에 너무 많다.

좌우 콧구멍을 만들어주고 있는 콧속의 중앙 기둥이자 벽인 비중격(鼻中隔)이 휘어 있거나 콧속[鼻] 좌우[副]에 있는 동굴 같은 공간[洞]인 부비동(副鼻洞)에 염증이 있는 부비동염(축농증)으로 코의 숨길이 좁아진 사람이 매우 많은 것이다. 이러한 이들은 코 호흡을 하지 못해 입으로 호흡하면서 자야 한다. 먹고 마시는 것은 참을 수 있어도 호흡은 그럴 수 없기 때문이다.

입으로 숨을 쉬어도 산소는 부족하지 않지만 먼지와 세균을 제대로 걸러낼 방법이 없다. 낮 동안의 입은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많은 침이 분비돼 있다. 입 전체가 촉촉하고 끈적한 상태라 제법 콧속 같은 흉내를 낼 수 있다. 먼지와 세균을 잡아주는 것이다.

문제는 밤이다. 밤이 되면 상황이 전혀 달라진다. 자면서 먹고 마실 수는 없기 때문이다. 입은 낮에 들이마신 공기 중에 포함된 먼지와 세균에 점막 부위들이 시달려 미세한 염증이나 상처가 생기게 된다. 이 상처를 치료하는 시간이 입을 다물고 자는 시간이다.

입은 수면 중인 8시간 동안은 완전한 휴식기에 들어가야 한다. 잘 때는 '입으로 숨쉬기 절대 금지'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코 호흡이 어려워 산소 공급이 줄어드는 수면무호흡 상태가 지속된다면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뇌가 즉각 명령을 내린다. 세균 및 먼지와 싸울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입으로 숨을 쉬는 차선책을 실행 하라고.

세균 감염과 먼지 유입으로 생기는 피해는 숨넘어가는 것보다는 덜 위험하니까 구강호흡을 지시하는 것이다. 이러한 지시는 뇌가 위기를 의식해 깨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뇌는 계속 불면의 밤을 보내게 된다. 심장도 일하는 뇌를 위해 더 많은 피를 공급해줘야 하니 함께 밤을 지새운다. 밤에는 덜 일하는 것이 관례인데 낮처럼 일을 하니 당연히 피로가 쌓이고 쌓인다. 대사증후군이 생기고 당뇨, 고혈압, 동맥경화, 중풍, 치매, 파킨슨병, 심장마비 등을 향해 달려가게 되는 것이다.

「통뇌법 혁명: 중풍 비염 꼭 걸려야 하나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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