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국원 박사
신국원 박사가 2020년 가을 개혁신학회 학술대회에서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개혁신학회 유튜브 채널 영상 캡쳐

개혁신학회가 24일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에서 ‘아브라함 카이퍼: 복음, 그리고 삶과 세상’이라는 주제로 2020년 가을 개혁신학회 학술대회를 비대면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날 개회예배는 박응규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 교수, 개혁신학회 회장)의 인도로, 문병호 교수(총신대 조직신학)의 기도, 정흥호 목사(아세아연합신학대 총장)의 설교, 김요섭 교수(총신대)의 광고 순서로 진행됐다.

설교를 맡은 정흥호 목사는 ‘사람 살 곳이 되게 하라’(사54:2~3)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정 목사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은 결국 하나님의 구원사, 구속사이다. ‘하나님이 이 죄인들을 어떻게 구원하시겠는가’라는 것에 하나님의 열정과 목적이 담겨 있으며 그 일을 위해 우리를 부르셨다. 그리고 각자에게 사명과 은사를 주셨고, 하나님의 구원의 메시지를 선포하도록 하심으로 우리를 통해 이루어 가신다. 이에 순종하여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아름답게 이루어 드리는 우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주제발표는 신국원 박사(총신대 명예교수, 기독교 철학)가 ‘한국교회를 위한 아브라함 카이퍼의 유산’이라는 제목으로 맡았다. 신 박사는 “네덜란드 개혁주의 신학자요 사회운동가 아브라함 카이퍼 (Abraham Kuyper,1837~1920)는 나폴레옹에 빗대어 ‘작은 거인’이라 불렸다. 27세에 시골목사로 출발해 40세에 하원의원이 되고, 64세엔 5년간 기독교 내각을 이끈 수상을 지냈다. 70세 생일은 임시국경일이 될 정도로 정치, 경제, 종교, 문화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어 “개혁주의 신학의 최고의 유산이 기독교 세계관이라면 그것을 오늘의 형태로 만드는 원초적 기여를 한 것은 분명히 아브라함 카이퍼”라며 “오늘날 그 유산은 한국교회에서 잊혀지거나 왜곡될 위험에 처해 있다. 여기에는 특별히 개혁주의 신앙에 대한 왜곡된 이해와 반지성주의적 보수주의 정서가 강한 것이 주된 원인이다. 따라서 그의 유산을 이어받기 위해서는 그의 통찰과 실천의 모범에서 교훈을 다시금 살려내는 작업이 요청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실 이런 과제의 수행 역시 카이퍼 자신이 이미 보여준 바 있다. 잊혔던 종교개혁의 유산과 특히 칼빈주의를 문화사회적 활동의 원리로 회복한 것이 다름 아닌 그의 가장 큰 기여이기 때문”이라며 “그것은 자유주의적인 ‘실천적’ 기독교와 경건주의적 ‘신비주의’로 분열되어 인본주의 사상에 대처하지 못하던 당시 교회 현실에 대한 처방이었다”고 했다.

또한 “카이퍼는 학문과 예술 그리고 정치를 막론하고 하나님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영역이 어디도 없으며 따라서 성과 속을 구분하는 그 어떤 이원론적 사고도 성경적이 아님을 역설했다”며 “나아가 칼빈주의의 부흥이 비성경적 이원론의 폐해와 자유-인본사상의 홍수를 막을 대안임을 주장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고 했다.

그는 “카이퍼는 네덜란드어로 저서를 남겼고, 그곳이 작은 나라이기 때문에 펼쳐지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이것이 지금 영어로 번역이 되는 것도 ‘카이퍼의 르네상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어떤 면에서 그의 공적신앙이 주목을 받는 시점에 비판도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이어 “가장 아픈 비판은 클라스 스힐더르(Klaas Schilder, 1890~1952 네덜란드 신학자)의 비판일 것”이라며 “그는 카이퍼의 제3세대 후계자로 불렸졌던 인물이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카이퍼의 일반 은총론을 비롯한 그의 사상이 자칫 잘못하면 문화 낙관주의로 갈 수 있으며 선지자적인 비전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엔 이것이 일반 은총론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교회 분열까지 이어지는 가장 아픈 비판”이라고 했다.

신 박사는 “대한민국에서도 카이퍼의 유산은 잊히고 있다”며 “같은 개혁주의를 표방하지만 한국 개혁주의 진영들(예장 통합과 기장 등)은 카이퍼에 관해 많이 가르치지 않는다. 그리고 보수적으로 갈수록 카이퍼에 대한 인식이 깊지 않거나 왜곡된 인식이 비춰지는 우려도 있으며, 복음주의 진영에서도 카이퍼를 비롯한 칼빈주의에 대해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목회 현장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카이퍼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중요한 것은 카이퍼 자신이 다면적이기 때문에 편의에 따라 해석할 위험이 있다는 점”이라며 “카이퍼에 대한 바른 해석을 위해 리차드 마우(Richard Mouw, 전 풀러신학교 총장), 니컬러스 월터스토프(Nicholas Wolterstorff, 미국 철학자), 크레이그 바르톨로뮤(Craig Bartholomew, 철학자)와 같은 카이퍼 라인을 계승한 사람들을 주목해서 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신 박사는 “우리는 정성구 교수가 한국에서 카이퍼에 관해 알려 준 전통과 간하배 교수가 ‘공의를 행하면서 복음을 전하라’는 그의 실천과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변증학 대신 선교학자가 되면서 실천의 한 자락으로 ‘도시목회’라는 것을 만든 것과 21세기 가장 힘 있는 현장목회로 이은 팀 켈러의 이야기로 카이퍼 라인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주목하는 사람이 많지 않음은 아쉬운 일”이라고 했다.

아울러 “교회와 국가가 진정한 보수주의를 되찾아서 패배주의와 승리주의를 넘어서 적절한 자신감을 갖추고, 소심하고 무례한 기독교가 아닌 말씀에 기초해 바르고 타당한 자신감을 갖추는 개혁신학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문병호 박사가 ‘신학의 원리: 헤르만 바비크와 아브라함 카이퍼의 계시 이해’라는 제목으로, ▲김재윤 박사(고려신학대 교의학)가 ‘아브라함 카이퍼의 기독론’, ▲정은상 박사(총신대 실천신학)가 ‘아브라함 카이퍼의 목회적 예배·예전 신학 이해’, ▲유태화 박사(백석대 조직신학)가 ‘아브라함 카이퍼의 영역주권과 정치 강령 사이의 신학적 인식의 연속성과 불연속성 연구’, ▲정대준 박사(광신대 구약신학)가 ‘그는 왜 그때 달려야만 했는가?: 하박국 2:2에 대한 재해석’, ▲송영목 박사(고신대 구약신학)가 ‘요한계시록 14:6~7의 복음과 인간’, ▲류길선 박사(총신대 역사신학)가 ‘아브라함 카이퍼의 칼빈주의 세계관 유기적 관점에서 본 은혜-자연-회복의 관계’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독교 종합일간지 '기독일보 구독신청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