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희 교수
안선희 교수가 온라인 화상회의 앱 ‘줌’(ZOOM)을 이용해 발표를 하고 있다. ©이화여대여성신학연구소 줌 영상 캡쳐

이화여자대학교 여성신학연구소와 기독교학과, 신학대학원이 14일 오후 3시 30분 온라인 화상회의 앱인 ‘줌’(ZOOM)을 이용해 ‘전환의 시대: 기독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안선희 교수(이화여대 기독교학과)가 ‘온라인 예배실황, 위기인가 기회인가?’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안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기 전 온라인 예배를 드리는 것과 오프라인 예배를 드리는 것은 양자택일의 문제였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많은 기독교인이 예배당에 모여 함께 드리는 오프라인 예배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기독교인에게 가능한 예배는 온라인 예배뿐”이라고 했다.

이어 “이런 사실은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에게 무척이나 위협적”이라며 “많은 기독교인이 온라인 예배를 낯설게 여기기 때문이다. 현재 온라인 에배에 참여하고 있는 교인들 가운데 예배를 드린 것 같지 않고 영성이 함양되는 것 같지 않으며, 생동감이 떨어져 집중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이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 수개월 동안 온라인 예배를 드린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프라인 예배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집착은 여전히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아직도 많은 기독교인이 온라인 예배를 코로나19 사태라는 예외적인 상황 때문에 마지못해 드리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목회자와 교인들은 가능한 한 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어 마음 놓고 오프라인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시절이 도래하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예배학적 관점에서 온라인 예배의 핵심 쟁점은 과연 온라인 예배는 탈육체적이고 탈공동체적인지의 물음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온라인 예배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진영에서는 온라인 예배가 탈육체적이고 탈공동체적이기에 제대로 된 예배 형태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반면 온라인 예배의 가치를 인정하는 진영에서는 온라인 예배가 탈육체적이지도 탈공동체적이지도 않기에 오프라인 예배에 버금가는 새로운 형태의 예배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이어 “만일 앞으로 예배학이 전자를 지지하게 된다면 온라인 예배는 오프라인 예배가 불가능해질 경우에만 어쩔 수 없이 실행하게 되는 저급한 예배 형태로 간주될 것”이라며 “그리고 이때 온라인 예배실행은 그야말로 위기로만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다. 반대로 예배학이 후자를 지지하게 된다면 온라인 예배는 오프라인 예배와 동등한 가치와 위상을 부여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때 온라인 예배실행은 기회로 받아들여지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온라인 예배가 탈육체적이지도 탈공동체적이지도 않다는 입장에 서 있다”며 “따라서 온라인 예배는 기독교인들의 신앙과 의식을 새롭게 재구조화할 기회”라고 했다.

안 교수는 “현대인이 논리적 사유와 이성적 사유를 중요하게 여기게 된 것은 인쇄술이란 미디어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온라인 예배를 가능하게 한 인터넷이란 미디어는 기독인의 의식을 어떻게 재구조화할 것인가”라며 “이런 물음에 답변하려면 파타피직스(pataphysics)라는 개념에 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파타피직스는 지적인 농담을 찌르듯 하는 말로서 과학적, 철학적, 논리적 사고방식에 시적 환상으로서의 판타지를 결합한 사고방식을 뜻한다. 문제를 시적 환상으로 풀어내려는 독특한 사고의 방식, 사고의 유희이며, 가상과 현실이 중첩되어 있고, 물리적 현실과 환상의 세계가 겹쳐 있는 상황에서의 사고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며 “가상과 현실의 명확한 구별이 어려워지는 시작점으로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가상인 줄 알면서도 마치 진짜를 대하듯이 행동하는 것이 파타피지컬한 태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파타피지컬한 태도는 기독교인들에게도 적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사회 문화적 상황에서는 기독인들의 무의식이 이미 파타피직스의 영향 아래 들어가 있기 때문”이라며 “이처럼 기독교인들이 파타피직스에 영향을 받고 있기에 기독교인들의 의식 또한 재구조화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온라인 예배가 오프라인 예배에 비해 무엇인가 결여된 것으로 보일 때 ‘의례전이이론(ritualtransfer theory)’의 주장이 거론될 필요가 있다”며 “의례전이이론에 따르면 하나의 의례가 새로운 지역이나 새로운 미디어로 옮겨갈 때 본래의 자리에서 하던 방식대로 원래의 내용을 그대로 옮겨가는 것이 아니라 변형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때로 새로운 의례적 요소가 발명되어 덧붙여지기도 하고 기존의 요소가 배제되기도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온라인 예배의 경우도 여기서 예외일 수는 없다. 예배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갈 때 기존의 예배 요소가 변형되고 배제된다. 그리고 새로운 예배 요소가 발명된다. 이때 오프라인 예배에 집착하는 예배학자는 온라인 예배실행에서 적지 않은 결핍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온라인 예배실행에 대한 거부감을 키우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예배학자의 이런 반응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반응은 예배학자 자신이 기존의 낡은 예배에 매달리고 있다는 방증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또한 “ 기독교 예배도 다른 의례들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흐르고 미디어가 바뀌면 변하기 마련이다. 예배학자는 이런 단순하지만 불변적인 진리에 충실해야 한다”며 “오늘의 예배학자들은 자신들에게 낯선 새로운 예배현상이 등장할 때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긍정적인 태도를 취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것에 발을 깊이 담그면 새로운 것은 무조건 이상한 것, 피해야 할 것이 되고 만다. 따라서 예배학자들은 온라인 예배의 어두운 측면을 파헤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그것의 밝은 측면을 발굴해내는 데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 온라인 예배는 오래된 진실을 다루는 새로운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물론 예배의 형태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미디어에 의해 매개된 예배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오늘의 예배학자는 지금의 기독교 예배가 인터넷이란 미디어에 의해 이미 매개된 예배형태임을 인정해야 한다”며 “그리고 이로 인해 기독교 예배가 이전과 달라졌음을 수용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변화는 심화될 것이다. 그러면서 온라인 예배가 과연 의미 있는 기독교 예배형태인가 라는 문제도 더 이상 제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인간의 시각은 미래지향적이기보다는 과거지향적이다. 예배학자의 시각도 마찬가지”라며 “온라인 예배는 지금은 낯설지만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표준(new normal)이 될 것이다. 그때를 대비해 예배학자는 선제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선제적이고 진취적인 태도를 취하면 온라인 예배실행은 기독교에 결코 위기가 아닌 분명한 기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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