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 어떤 행성인가

조덕영 박사
조덕영 박사

금성은 태양과 달을 제외하면 하늘 전체에서 가장 밝은 천체이다. 우리가 흔히 '샛별'이라 부르는 행성으로 해 뜨기 전 동쪽 하늘이나 해진 후 서쪽 하늘에서 보인다. 금성은 그냥 보면 하나의 밝은 점처럼 보이지만, 망원경으로 보면 달처럼 그 모습이 차고 기우는 위상을 가지고 있다. 금성의 대기는 두꺼운 이산화탄소로 덮여 있기 때문에 망원경으로는 표면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파장이 긴 전파를 이용해 관측하고 있다. 관측(1978년, 파이어니어 비너스 2호) 결과 지구처럼 산맥도 있고 고지대도 있으나 지구에 비해 평탄한 행성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지구처럼 현무암과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음도 밝혀졌다.

금성의 역사

서양에서는 금성을 로마신화의 미의 여신 비너스(Venus)라고 불렀다. 헬라의 아프로디테였다. 메소포타미아(바벨론)에서는 농업에 필요한 길잡이가 되기에 풍요의 신 이슈타르로 불렸다. 중국에서는 그 빛이 백은(白銀)을 연상한다는 점에서 태백(太白)이라 불렀고 성경에서는 라틴어로 '빛을 가져오는 자'(루시퍼, Lucifer)라 표현한다. 불교에서는 석가모니가 금성이 빛나는 것을 보고 진리를 발견했다고 한다. 장경(長庚)과 계명(啓明)도 모두 금성의 별명이다. 이렇게 금성은 우리 인류 역사와 뗄 수 없는 보조를 함께 해 온 행성이었다.

금성 외계인 소동

그래서 그런지 과거 1980년대 초 스트레인지스라는 자칭 외국의 한 신학자는 예수가 금성인이라는 충격적 주장을 하여 큰 파문이 인 적이 있다. 이 사람은 아폴로 박사로 유명했던 천문학자 조경철 박사를 만나기도 했다. UFO현상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만큼 유명한 조지 아담스키는 자신의 책에서 외계인의 우주선을 타고 금성을 방문했었다고까지 했다. 정말 금성에 우리 지구와 같은 생명체가 살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금성 표면에서 지구적 생명체가 견디기란 전혀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최근의 금성 생명체 논란 보도는 무엇인가? 금성 지표면이 아닌 표면을 둘러싼 두터운 대기층에서 생명체가 만드는 물질에 대한 증거를 포착했다는 보도였다.

특이한 행성 금성

금성(Venus)은 아주 특이한 행성이다. 태양계에서 수성 다음에 위치하고 지구와 가장 가까운 행성으로 크기는 지구와 유사(지구의 85%)하여 지구와 쌍둥이 행성으로 불렸으나 실제로는 지구와 많이 다른 행성으로 밝혀졌다. 미 탐사선 마리너 2,4호의 관측에 따르면 표면은 섭씨 430도(최대 477도) 이상의 고온이며 대기압은 지구의 90배 이상이고 대기는 90~95%가 탄산가스이고 수증기와 산소가 1.6% 이하, 질소가 7% 이하로 구성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또 금성은 자기장도 없고 위성도 없으며 지구와 반대방향으로 순회하는 아주 특이한 행성이다.

금성에서 생명 물질 포착 주장 논문

이 특이한 행성에 대해 지난 14일(현지 시각) 영국 카디프대의 제인 그리브스 교수가 이끄는 국제 공동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하와이의 제임스 클러크 맥스웰 전파망원경과 칠레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 집합체 전파망원경으로 금성의 표면 50~60km 상공 대기에서 수소화인(水素化燐, phosphorus hydride , PH₃)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수소화인은 인(燐) 원자 하나와 수소 원자 3개가 결합한 물질(PH₃)로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합성하거나 늪처럼 혐기적(嫌氣的) 조건에 사는 미생물이 만든다. 연구진은 금성에서도 구름에 있는 미생물이 수소화인을 생성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애리조나 행성과학연구소의 데이비드 그린스푼 박사는 “수소화인이 금방 분해된다는 점에서 공급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금성 구름에서 수소화인이 계속 생성돼 보충 된다는 의미다.

수소화인은 생명체 외에 거대 행성의 심층부에도 존재한다. 하지만 금성에는 그런 환경이 없다. 이밖에 소행성이 충돌하거나 화산 활동에 의해 생성될 가능성도 있지만 지속적이지 않다. 연구진은 그런 과정에서는 이번 관측에서 나온 양의 수소화인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했다.

연구진은 이번에 금성 표면 53km 상공의 구름에서 공기 분자 10억 개 중에서 20개 정도의 수소화인을 포착했다. 아주 적어 보이지만, 산성 용액으로 가득한 금성의 구름에서 그 정도라면 적지 않는 양이라고 연구진은 밝혔다. 더구나 수소화인이 16분이면 모두 분해된다는 점에서 이 정도 양이 계속 관측됐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구름에서 수소화인이 계속 보충 된다는 의미다.

연구진의 일원인 미국 MIT의 클라라 수사-실바 박사는 영국 뉴사이언티스트 인터뷰에서 “수소화인을 만들 수 있는 모든 과정을 고려했지만 어느 경우도 우리가 관측한 양 만큼은 생성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남은 가능성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금성의 구름에서 우리가 알지 못하는 무엇인가 이뤄지고 있거나(지구와 상황이 다르므로), 아니면 지구처럼 생명체가 수소화인을 생성하는 것이다.

금성 표면에 생명체가 살기는 어렵다는 것은 이전부터 잘 알려져 왔으나 금성의 대기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전부터 있었다. 표면 50km 위는 기압과 온도가 지구와 비슷해 생명체가 존재할 정도의 환경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구름 온도는 평균 섭씨 영하 23도로 알려져 있다. 지표면 온도가 섭씨 470도(베네라 8호 관측)이므로 지표면과 구름 사이에 생명체가 생존할만한 중간 적정 온도 지대가 있을 수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의 폴 바이른 교수는 “이전까지는 이론 상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다는 추론에 그쳤지만 이제 수소화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나사 NASA Administrator Jim Bridenstine이 15일 밝힌 것처럼 "금성이 생명체를 찾는 첫 발을 내디뎠다"고 할 수 있다. 이제 그 여건 상 비교적 소수에 머물던 우주생물학자들은 좀 더 자신들의 학문적 지평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찾은 셈이다. 그것이 이번 확인의 성과라면 성과 중 하나겠다.

금성 탐사 역사

 

금성
NASA Administrator Jim Bridenstine은 금성이 생명체를 찾는 첫 발을 내디뎠다고 했다. ©NASA 캡처 사진

미국이 화성 탐사에 집중한 반면 금성 탐사는 미국보다 구(舊)소련이 오랫동안 더 큰 관심을 가져왔다. 구 소련은 미국보다 먼저 1961년 금성 탐사선 베네라 1호를 발사하지만 실패했다. 처음으로 금성을 근접 통과한 탐사선은 1962년 발사된 미국의 마리너 2호로, 금성의 표면 온도가 섭씨 470도나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1965년부터 1978년까지 구 소련은 적어도 10기의 탐사 로켓을 금성에 보냈다. 소련이 얼마나 금성에 관심을 두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966년 소련의 베네라 3호는 금성 표면에 충돌해, 최초로 다른 행성의 표면에 도달한 탐사선이 됐다. 베네라 4호는 금성 대기 속으로 하강하면서 금성 대기 대부분이 이산화탄소(95%)임을 밝혀냈다. 1970년 베네라 7호는 금성 표면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 미국의 마젤란 탐사선은 1990~1994년 금성 표면의 98%를 레이더로 관측, 지도를 작성했다.

최근에는 유럽 우주국(ESA)의 비너스 익스프레스가 2006년 금성 궤도에 진입해 금성 대기와 지표의 특성을 조사했으며 2014년까지 임무를 수행했다. 현재 금성 궤도를 도는 우주선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아카츠키(あかつき)가 유일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 탐사선은 2015년 12월 7일 금성 궤도에 진입했다. 일제 조선총독부가 개통한 경부선 열차이름과 같기에 한국인으로서는 그리 개운한 이름은 아니다. 일본인들의 우주 정복 야망이 이 이름에서도 읽히는 대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로켓조차 제대로 쏘아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실정이니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다.

성경은 이 이슈에 대해 어떻게 볼까?

그럼 성경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할까? 성경은 천문학자들을 위해 기술한 책이 아니다(칼빈의 <창세기 강해> 참조). 성경은 모든 역사, 남녀노소, 빈부귀천, 학문과 지식의 고하를 막론한 모든 인류, 보통 사람들에게 주어진 책이다. 칼빈의 성경 해석법으로 표현한다면 성경은 누구나 하나님 말씀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일상적 현상을 따르는 언어(language of appearance, 예를 들어 “노을이 붉게 탄다”는 말은 비과학적 묘사이나 그것이 성경 시대 사회 일상적 용어였다면 성경은 그렇게 비과학적 표현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적 현상을 따라 “노을이 붉게 탄다”라고 언어를 구사했을 것이다라는 의미)로 인간에게 계시를 전하고 있는 책이다.

과학도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의 질서를 다루는 학문임에도 불구하고 왜 성경은 그렇게 과학적 기술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이것이 성경이 오류의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전혀 아님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학적 판단은 언제든지 변하고 수정될 수 있다. 대 과학자 뉴턴(기계론)도 아인슈타인(통일장, 정상상태론 등)도 스티븐 호킹(타임 머신 주장 등)도 그들의 이론이나 주장이 착각이었다고 고백하거나 수정되었다는 점을 기억하라. 그렇게 수정되는 것이 건전한 과학이고 과학의 당연한 본질일 뿐이다.

반면 성경은 여전히 세상과 생명의 기원과 인류의 구원에 대한 진리를 계시하는 창조주 하나님이 주신 책으로 굳건하다. 성경의 창조주 하나님은 빅뱅의 방법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는지 아니면 또 다른 방법으로 하셨는지, 아니면 그 유사한 방법으로 하셨는지 다른 천체에도 생명체가 있는지 전혀 말씀하시지 않는다. 이것은 인류가 찾아서 탐구할 "아디아포라"의 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과학적 발견은 어떤 또 다른 결론을 유도해낼지 아무도 모르며 언제든 유동적인 것이다.

다만 빅뱅은 무조건 반성경적이라던가 금성에서 절대로 생명 현상이 있을 수 없다는 억지 주장은 함부로 하지 말았으면 한다. 그저 (늘 유동적인) 최근의 과학적 이론으로 받아들였으면 한다. 그래서 2019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3명도 어김없이 모두 우주팽창론자들이었음에도 전혀 실망할 거리가 아님을 알아야 한다. 성경적 창조론자들이 아닌 "빅뱅"을 수용하면 무조건 불신자라고 정죄하기를 좋아하는 "창조과학자"들만 실망하고 분노할 뿐이다. 성경은 어떤 과학적 주장이나 발견 앞에서도 우리 그리스도인들을 진리 안에서 자유케 함을 잊지 말자.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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