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소영 변호사
정소영 미국 변호사

1848년 칼 마르크스가 쓴 '공산당 선언'은 이렇게 시작한다.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마르크스의 선언처럼 공산주의는 단순히 하나의 철학 사조가 아니라 마치 악령처럼 전 세계를 배회하며 가장 처참한 살육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지난 냉전 시대, 전 세계 1억 명에 가까운 인구가 공산주의라는 악령에 사로잡힌 사람들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

마르크스가 사탄 숭배자였다는 소문이 공공연한 비밀처럼 떠돌아다니고, 공산주의라는 유령의 특성이 거짓말하는 것과 이간질하는 것과 살인하는 것이라는 것을 볼 때 공산주의는 사탄의 세례를 받은 사상임이 틀림없다.

아담에게 하나님처럼 되라고 속삭였던 뱀처럼 공산주의는 인간이 하나님 없이도 스스로의 힘으로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있다는 달콤한 속삭임을 했다. 그리고 마치 뱀의 속임수에 빠져 저주를 받았던 아담처럼 공산주의를 받아들인 모든 나라 사람들 역시 지옥으로 끌려가고 말았다.

공산주의는 분열시키는 영이다. 그래서 사람들을 계급으로 나누어 서로 미워하게 하고 싸우게 만들고 죽이게 한다.

원조 공산주의는 사람들을 부자와 가난한 자로 편을 갈라 한바탕 피바람을 불러왔는데, 최신 유행하는 공산주의는 네오 막시즘이니, 문화 막시즘이니 하면서 성 소수자 운동과 극단적 페미니즘, 그리고 인종주의를 낳고 있다.

그런데 그런 공산주의의 유령이 지금 대한민국 땅을 배회하고 있는 것 같다. 코로나라는 사상 초유의 전염병 사태에 대처하는 가운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면서 국민을 자극하고 분열시키고 있는 일을 곳곳에서 보게 된다.

먼저 국민과 교회가 분열되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의 방역지침과 제재는 유독 교회에만 엄중하게 적용되었고, 언론은 마치 교회가 코로나의 온상인 것처럼 연일 보도해대고 있다. 천주교의 미사나 불교의 법회, 카페나 휴양지 등에서는 일정한 방역지침만 지키면 모임에 별다른 제재가 없었던 것에 비교할 때 교회는 아무리 방역지침을 잘 지켜도 모임을 할 수가 없었다. 마치 코로나가 다른 곳은 다 건너뛰고 교회만 콕 짚어서 방문하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 방역단계가 격상되면서 이제는 모임의 숫자를 대대적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그것조차도 제재를 가하는 기준이 모호하고 너무 자의적이어서 방역당국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

또한 국민과 의료진이 분열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K-방역이니 하면서 그나마 코로나 방역의 성공 모델로 다른 나라로부터 부러움을 샀던 것은 모두 헌신적이고 뛰어난 의료진 덕분이었다. 대구가 코로나로 위기에 빠졌을 때, 생업을 팽개치고 자원봉사로 그곳에 달려간 사람들이 의료진이다. 그런데 갑자기 정부에서 공공의대니 의대생을 시민단체 추천으로 뽑는다느니 심지어 민주화 운동을 한 사람의 자녀들을 뽑겠다느니 하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의사와 전공의들을 파업에 돌입하게 만들었다.

제대로 된 의사 한 사람을 키워내는데 10년이란 세월이 걸린다. 의대를 설립하는 문제도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다. 장기간의 숙고를 거쳐 진행해야 하는 일인데 지금 이 시국에 급하지도 않은 문제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의료진의 사기를 꺾고 분노를 유발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더구나 일반인의 상식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의대생 선발 방식이라니....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시기와 방법이 나쁘다면 그것은 나쁜 것이다. 국민들에게는 불편과 희생을 요구하고 의료진들에게는 분노만 일으키며 장기적인 국익의 관점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방향도 제대로 세우지 못한 상태에서 밀어붙이는 모양새를 보니 '탈원전 정책'의 재판을 보고 있는 기분이다.

마지막으로 국민과 국민이 분열되고 있다.

지난 3년간 스무 차례가 넘는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지만 그때마다 부동산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심지어 정부의 대출규제로 진짜 실수요자들이 전세를 감당하기도 어렵고 내 집을 마련하기도 어려워 월세로 밀리고 있다. 월세가 나쁜 것이 아니라는 궤변을 말하지만 매달 월세를 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헛소리로 들릴 뿐이다. 더는 자기 집을 가지기 어려워진 사람들과 폭등하는 집값으로 의도하지 않은 부를 축적한 사람들 사이에 건널 수 없는 간극이 생겨버렸다. 누구도 바라지 않았던 일이 일어났는데, 해결할 능력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지금 대한민국은 어리석게도 별로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로 국민을 이리저리 갈라지게 만들고 있다. 위기의 상황에 누가 무엇을 위해 이런 일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을 붙잡고 있고 대한민국을 배회하면서 이 나라를 하나님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지게 만들고 있는 영적인 실체는 무엇일까?

정말로 차가운 머리로 분별하고 깊은 묵상으로 성령의 지혜를 구할 시기인 것 같다.

정소영(미국 변호사, 세인트폴 세계관 아카데미 대표)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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