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삼 목사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가 23일 말씀을 시작하기 전 최근 코로나 확산에 대한 만나교회의 입장을 밝혔다. ©만나교회 설교 영상 캡쳐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가 23일 주일예배 설교를 전하기 전,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만나교회의 입장을 밝혔다. 

김 목사는 “한국 사회가 많이 분열되어 있다. 이번 코로나 확산에 대한 책임에 대하여도 광화문(집회) 참석자들과 같은 시간 때 민주노총 시위자들을 대하는 언론의 방식이 편향적이라는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정치적 견해에 따라서는 이번 코로나 확산을 단순한 방역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인 논리로 해석해 누군가를 이용하거나 누군가에게 이용당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가지고 서로를 불신하며 심각한 분열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이 한국교회 공동체 그리고 우리 교회 공동체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하여 저는 목회자로서 그리고 만나교회 담임목사로서 성도들에게 이번 사태를 대하는 교회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어 “지난 7월 만나교회에서는 정부에서 발표한 방역 지침이 교회를 향한 부당한 조치가 아닌가에 대한 입장 표명을 한 일이 있다. 교회에서 발생하는 확진자들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지만, 일관성 없는 정부 태도에 대한 부당함을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좀 다른 양상에 대한 견해를 말해야 할 것 같다”며 “교회가 세상 권력으로부터 핍박이나 피해를 받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 오히려 세상이 교회로 인하여 고통을 당하는 상황이 됐다. 이번 코로나 확산에 대한 염려의 중심에는 어느 한 교회의 목사와 교회 그리고 광화문 집회로 이어지는 정치적으로 복잡한 상황들이 얽혀 있다”고 했다.

김 목사는 “오늘 이야기하는 것의 논점은 정치적 견해가 아닌 교회와 신앙인의 태도에 관한 것임을 먼저 명확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지금 한국교회가 처한 상황이 외부로부터 오는 아픈 비난인지 혹은 사회와 권력으로부터 받는 핍박인지 아니면 교회에 주어진 자기 성찰의 기회인지를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기독교인들은 모두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갖거나 표현할 자유와 권리가 있다. 오늘 문제를 삼고자 하는 것은 이것을 표현하는 태도에 관한 것이다. 선교사로 살았던 스텐리 존스 목사의 인도에 길을 걷고 있는 예수라는 책에 보면 이런 글이 나온다. ‘인도에 살고 있는 힌두인들은 기독교적인 삶을 산다는 것을 칭찬으로 여기지만, 기독교인이라는 말을 듣는 것은 싫어한다’. 선교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복음의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복음을 믿는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독선전 종교와 참다운 신앙의 차이를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저는 개인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있는 모 목사나 방역수칙을 무시하는 교회의 목회자들을 만날 기회가 없었다. 그러니 그들의 인격이나 삶에 대하여 아는 것이 없다. 그러나 지금 이들이 하는 언행에서 진정한 신앙인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자신의 옳음만을 부여잡고 있는 독선적 종교인의 모습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예수님은 공생애를 사시는 동안 회칠한 무덤과 같은 자들이라고 비난하셨던 대상은 하나님을 모르거나 율법을 지키지 않는 자들이 아니었다. 오로지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바를 굳게 붙잡고 자신의 견해와 다른 이들을 정죄하거나 비난하는 행위로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는 위선적 종교인이었다”며 “작금의 사태를 바라보며 크리스천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는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비판과 비난이 서로에게 상처가 되거나 교회분열의 양상으로 비추는 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보다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비판이 정치적으로 어떤 편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득이 되거나 해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지금 우리가 생각해야 하는 것은 맹목적 비판이 아니라 올바른 판단이다. 참다운 공동체는 아파하고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향해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그러니 한 교회로부터 발생한 코로나 확진자들에 대하여 우리가 같이 아파하고 염려하고 기도해야 한다. 또한, 그 교회 모임을 통해 접촉했거나 방문해 예배를 드렸던 사람들을 교회공동체에서 배제하거나 비난하기보다는 품어줌으로 공동체를 떠나거나 숨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을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지도자에 대해서는 올바른 판단이 서야 할 것”이라며 “이웃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없는 사람이 힘을 가지면 폭력이 된다. 우리는 그동안의 역사를 통해 권력과 결탁한 종교의 타락과 잔혹함을 많이 보았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행동은 정치적이다. 누구의 편을 들은 무관심하든 예외는 없다. 하지만 교회와 목회자가 정치화되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해야 한다. 어쩌면 이 시대가 교회와 목회자들에 대한 참다운 정체성을 묻고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것들을 단순한 비난과 핍박이 아니라 자신을 돌아보도록 시간과 기회를 주신 하나님의 시간으로 고백하면 좋겠다. 제가 지금 발표한 것에 대해서 서로에게 논쟁을 가지기 보다는 서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성찰의 기회로 삼으면 좋겠다”며 입장발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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