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더슨 쿠퍼 ⓒ연합뉴스

미국 CNN 방송의 대표앵커 앤더슨 쿠퍼(45)가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밝혔다고 경쟁채널 폭스뉴스 등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폭스뉴스 등은 최근 쿠퍼가 인터넷매체 '데일리 비스트'의 앤드루 설리번에게 보낸 온라인 편지에서 "사실 나는 게이다. 지금까지 늘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 편지에서 쿠퍼는 "나는 내 자신에 대해 더할 나위없이 행복하고 편안하며 자랑스럽다"며 그는 자신의 성적 취향에 대해 개인적, 직업적 이유로 숨겨왔으나 침묵으로 일관하는 것이 동성애자임을 창피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고백'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기자로서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것보다 이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스스로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이것(커밍아웃)으로 인해 얼마 되지 않는 나의 개인적인 영역이 없어지길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쿠퍼는 예일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ABC News의 특파원, Channel One News의 해외특파원으로 일했으며 2001년 CNN에 입사했다.

그는 국내외 재난ㆍ재해 지역은 물론 세계 곳곳의 전쟁, 내전 지역 등 17년간 위험한 현장을 찾아다니며 취재한 미국의 대표적인 저널리스트로 손꼽히며 2005년 인도네시아 쓰나미 취재로 내셔널 헤드라인 어워즈, 방송의 최고 영예인 에미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쿠퍼는 2003년부터 CNN의  간판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시사 프로그램 `앤더슨 쿠퍼(AC) 360°'를 진행하고 있으며 `AC 360°'는 올해 미 동성애차별반대연합(GLAAD)으로부터 올해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앤드류 쿠퍼는 작가였던 아버지 와이어트 에머리 쿠퍼와 모계인 미국의 철도왕 밴더빌트 가문에서 재벌 3세로 태어나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가정적으로는 불행했다고 알려졌다. 

패션 디자이너이자 화가였던 어머니 글로리아 반더빌트는 잦은 결혼과 이혼으로 자주 구설수에 올랐으며 형 카터는 당시 23세에 어머니가 보는 앞에서 15층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하는 등 불행을 겪었다.

한편 쿠퍼의 커밍아웃에 대해 CNN은 논평을 피하며 "쿠퍼가 방송에서 이 문제를 얘기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폭스뉴스는 전국 방송의 기자가 커밍아웃 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지난해 CNN의 유명 앵커이자 기자인 돈 레몬이 동성애자임을 밝힌 대표적인 경우라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미국 방송 앵커로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인물은 MSNBC의 레이첼 매도우, 토머스 로버츠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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