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8대 대통령선거 예비후보자등록이 시작된 지난 4월 경기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한 직원이 선거 홍보 포스터를 붙이고 있는 모습.(ⓒ자료사진=연합뉴스)
오는 12월19일 치러지는 제18대 대선이 22일로 꼭 180일을 남겨두게 됐다.

역대 대선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선정국 역시 안갯속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다자구도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30% 후반대의 압도적 지지율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야권의 유력주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가상 맞대결에서는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등 여야간 승부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역대 대선에 비춰볼 때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질수록 예상치 못한 메가톤급 이슈가 터지면서 선거판이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높아 현재로선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여부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500여만 표의 표차가 났던 17대 대선과 달리 이번 대선에서는 어느 쪽이 이기고 지든 표차가 근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4ㆍ11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의석수로는 과반을 차지하며 제1당이 됐지만 득표수에서는 야권에 약간 밀렸다.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자료사진)
21일 현재 여야의 상황을 보면 새누리당에선 박 전 비대위원장이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간 가운데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非朴ㆍ비박근혜)주자 3인이 반전의 기회를 잡으려고 절치부심하는 형국이다.

야권에선 민주당 문재인 손학규 상임고문과 조경태 의원이 이미 출사표를 던진 데 이어 내주 정세균 상임고문과 김영환 의원이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고 김두관 경남지사는 7월 초 경선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장외 거물인 야권의 안철수 원장과 여권 성향의 정운찬 전 총리는 상황을 주시하며 `몸풀기'에 나선 모양새다.

여야 모두 바야흐로 대권후보 다툼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새누리당 = 대세론 속에 `독주제체'를 형성하고 있는 박 전 비대위원장의 대선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현행 당헌ㆍ당규대로 8월19일 경선투표, 20일 전당대회가 실시된다면 경선후보등록은 7월 초로 예상된다. 자연스럽게 그의 출마선언이 6월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서병수 사무총장이 지난 15일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정몽준 전 대표와 이재오 의원, 김문수 경기지사 등 비박주자 3인의 대리인인 안효대 의원과 권택기 신지호 전 의원과 경선룰 조율을 위해 조찬회동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당 일각에선 박 전 위원장이 내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경선캠프와 관련해서도 4ㆍ11총선을 승리로 이끈 지난 비상대책위 체제처럼 파격적인 외부 인사가 영입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비박주자 3인에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일찌감치 출마선언을 한 채 지지율 올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비박주자 3인은 경선불참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이 당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행 룰대로 경선을 진행할 경우 결과가 뻔한 만큼 오픈프라이머리로 최대한 판을 흔들어 보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박 전 비대위원장과 친박 지도부가 `절대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관심은 비박주자 3인의 행보다. 이들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없이는 후보등록을 하지 않겠다며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자칫 경선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양측이 교차점 없는 평행선을 달리면서 아직 경선 룰 논의기구조차 띄우지 못하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자료사진)
비박주자 일각에선 정몽준 김문수 이재오 세 후보가 자체 단일화 이벤트를 통해 몸집을 키운 뒤 박 전 위원장과의 1대 1 구도를 만들자는 얘기도 나오고 있으나 각자의 생각이 달라 실현 가능성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경남지사를 지낸 김태호 의원과 당내 대표적 쇄신파인 정두언 의원 등도 대선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상황에 따라 경선판이 커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별개로 선거운동 기간이 8월 런던 올림픽과 겹쳐 경선일이 다소 연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권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과 다른 주자들 간의 지지율 격차가 워낙 커 경선 자체가 다소 맥 빠진 측면이 있다"면서 "다만 경선 룰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변화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야권, 대선레이스는 안갯속 = 야권도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었다.

민주당에서는 지난 11일 조경태 의원이 대선후보 출마를 선언하며 첫테이프를 끊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지난 17일오후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독립공원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손학규 상임고문은 14일 광화문광장에서 출마를 선언하며 선거전을 본격화했고, 문재인 상임고문은 17일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26일 자신의 지역구인 종로구 광장시장에서 출정식을 갖고 김영환 의원은 다음 달 5일을 디데이(D-Day)로 잡았다.

정동영 상임고문 역시 조만간 출마를 결단하겠다는 입장이고, 김두관 경남지사는 다음 달 중순 전에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구도는 문 고문이 10% 이상의 지지율로 앞서가고 있고, 그 뒤를 손 고문이 뒤쫓고 있다.

그러나 김두관 경남지사는 야당 대선구도를 뒤흔들 수 있는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고, 정세균 상임고문은 25명에 달하는 지지의원들의 명단을 공개하며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당내 대선주자들은 난타전을 주고받으며 서로에 대한 `검증 공세'를 본격화하고 있어 열기를 더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큰 변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안 원장은 아직까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고심 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 일부 인사들의 발언에 대해 이례적으로 `안철수 상처내기'라고 반발하며 "서로에 대한 존중이 신뢰를 만든다"는 공식입장을 내놓아 안 원장이 본격적인 행보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는 "민주당 일부 인사들의 발언이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생각하기 바란다"고 밝혀 새누리당에 맞서 야권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핵심은 대선후보 경선룰이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안 원장까지 포함해 단일화 경선을 실시하는 `원샷경선'과 민주당 후보를 먼저 선출한 뒤 단일화 경선을 실시하는 `2단계 경선'이 제기되고 있다.

`원샷 경선'을 하면 런던올림픽이 끝난 이후 경선을 시작해 9월 중에 후보가 결정될 수 있지만 `2단계 경선'을 실시한다면 11월이나 돼야 후보가 확정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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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정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