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만석 목사
▲한국교회언론회 대표 유만석 목사. ©기독일보DB

남북은 17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개최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위한, 차관급 실무 회담에서 몇 가지 사항에 합의하였다. 그 중에서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 것은, 개막식에서 우리 선수단이 태극기를 앞세워 입장하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 기를 들고 들어간다는 것이다.

한반도 기는 어느 나라 국기도 아니다. 다만 과거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면서 생긴 일시적인 것이다. 그런데 태극기를 생략하고 한반도 기를 들고 입장한다는 것은, 국적 상실과 같은 것이다. 동계 올림픽 2주를 남겨 놓은 상태에서, 이런 결정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아연실색이다.

태극기의 역사는 1882년 조선과 미국이 조약을 맺으면서 공식적으로 등장하였고, 1895년부터는 경절(慶節)을 맞이하면, 거리나 집집마다, 일반인들도 게양하도록 하였다.

1896년 9월 22일자 <독립신문>에서는 '국기를 임금처럼, 부모처럼, 형제처럼, 처자처럼, 국민(인민)처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기록하고 있다. 태극기는 그야말로, 자주독립국가의 상징이며, 국가가 침략을 당할 때, 저항하는 정신의 지주이며, 국권회복의 상징이다.

그런데도 태극기 대신 한반도 기를 든다는 것은, 지금까지 이 나라를 피로 지켜온 조상들에 대한 모독이며, 국민들에 대한 오도(誤導)이다.

올림픽은 분명히 개최국이 있고, 그 개최국의 국기가 나와야 한다. 그런데 한반도 기로 대신한다는 것은, 올림픽 정신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다.

올림픽은 각 나라의 선수들이 기량을 뽐내며, 선전(善戰)을 다하는 축제의 자리이다. 남북은 1991년 탁구와 청소년축구대회에서 단일팀을 구성하여 한반도 기를 사용한 적은 있으나, 올림픽에서 국기(國旗)대신 한반도 기를 사용한 경우는 없었다.

그런데다 북한은 갑자기 140명 규모의 예술단 파견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이 과연 올림픽 정신과 맞는지도 의문이다. 만약 그들이 와서 예술을 핑계로, 북의 체제를 선전하는 도구로 악용한다면,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올림픽에 대한 오점은 물론, 혼란과 책임을 고스란히 우리나라가 지게 되는 것이다.

또 느닷없이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단일팀으로 만든다고 한다. 이는 기존의 선수들과 국민들의 원성(怨聲)을 사는 일이다. 선수단을 단일팀으로 구성하려면 선수들과 국민들의 합의를 얻어야 하며, 적어도 몇 달 전에는 팀을 구성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북한 팀이 평창올림픽에 온다고 하니, 경황없이 허둥대는 모습이 역력하다. 정부는 지금 당장이 문제가 아니라, 나중에 문제가 되었을 경우, 수습할 것을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북한팀이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 얼마를 지원하게 될지, 이는 유엔의 대북한 제재에 대한 위반은 아닌가를 살펴보아야 한다. 이런 것들이 충족되지 못하면, 우리나라는 동계 올림픽 때문에, 세계로부터 고립을 자초하는 것이 되고, 정부는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 국민들은 이제라도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이 당당하게 태극기를 앞장세워 입장하기를 바란다. 누구 마음대로 국기(國旗)를 버리고, 임시 깃발을 들고 나오겠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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