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맨 왼쪽이 서울대 박동열 교수.
사진 맨 왼쪽이 서울대 박동열 교수. ©조은식 기자

[기독일보 조은식 기자] 기독교학문학회(학회장 유재봉 교수)가 지난 4일 성균관대학교에서 "4차 산업혁명과 기독교학문"이란 주제로 제34회 학회를 진행한 가운데, 박동열 교수(서울대)가 "기술현상의 인문학적 성찰"을 통해 기독교인이 어떻게 새로운 시대 새로운 조류에 대해 대응해야 할지를 이야기 했다.

박동열 교수는 먼저 "맹목적 기술 발전을 정당하하는 '기술담론의 허세' 즉 기술발전에 대한 무한한 희망, 효율성의 신화, 기술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가능성 등 내적 논리의 허상을 적극적으로 '자각'시키고, 인간의 자유가 위협당하는 상황에 '저항'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에게 끊임없이 순응을 요구하는 기술의 내적 논리들에 대해 비판적 정신으로 저항하자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는 "기술적 지배 논리에 대한 이러한 반성과 더불어, 끊임없이 기술자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도록 대화를 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교수는 "자신과 타자 간 입장과 태도의 차이를 용인하고, 공동체와 자신에 대해 주체적 윤리를 갖춘 '주체적 시민성' 교육을 조직해야 한다"면서 "기독교인으로서 정체성과 개별 시민으로서의 주체성을 자각하는 일, 기술담론 형성의 권력성을 간파하고 프로파간다와 미디어의 중재기술의 문제점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교육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이런 교육을 통해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발생하는 집단 이성의 굴절된 감성화가 차단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리고 세 번째로 박 교수는 "기술의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자각을 토대로 기술 발전을 통해 우리는 어떤 세상을 추구할 것인가에 대한 기술담론을 형성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러한 담론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관련사회집단'을 통해 개별 기술에 대한 입장을 피력해 정치적 출구를 찾아야 한다"는 그는, "새로운 '관련사회집단'들이 개별 기술에 대한 기술담론을 바탕으로 정치적 협상과 토론을 시도하는 일은 시민들이 스스로 기술 정치의 주체로 거는 일이 될 것"이라 했다.

마지막으로 박 교수는 교회 교육 내용의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바벨탑 사건을 예로 들면서, "스스로 신이 되려는 인간(호모데우스)이 기술 문명의 유토피아임을 알려야 함과 동시에, 여러 방식을 통해 기술은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나 근거 없는 낙관의 대상이 아니며, 인간의 통제 하에서 인간의 복지와 사랑을 위한 도구임을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모든 기술적 성취는 하나님의 통치를 받아야 함을 강조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교수는 AI에 대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이라는 인간관에 근본적인 물음을 제기하고 있는 바, 교회 교육이 하나님의 형상은 인간 내부적 특성으로 규정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규정이며, 명령이며 계시임을 명시화해야 하고, 하나님의 은총은 결코 AI도 범접할 수 없는 인간의 고유 영역임을 강조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AI도 모든 4차산업혁명 기술들도 하나님 나라로 받아들여질 것이며, 이때야 비로소 기술들이 제 위치를 찾을 것이라는 점도 각인시켜야만 할 것"이라며 "오늘날 기술현상은 교회와 목회의 내용에 깊은 변혁을 요구하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한편 행사에서는 박동열 교수의 발표 외에도 송성진 교수(성균관대)가 "4차 산업혁명과 대학의 방향"이란 제목으로 주제강연을 전했으며, 이후에는 분과별 논문 발표가 이뤄졌다. 또 주제강연 시간 전에는 개최식 및 '새로남청년우수논문상' 시상식이 이뤄졌으며, 오전 세션에는 대학원생들의 논문 발표가 이뤄지기도 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4차산업혁명 #기독교학문학회 #박동열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