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동북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국제포럼'. 김성재 목사가 발표하고 있는 모습.

[기독일보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장 황용대 목사)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총회장 정영택 목사)이 공동주최로 11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된 '동북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국제포럼'에서 김성재 목사(재일대한기독교회 부총회장)가 날로 심해지고 있는 일본 내 인종차별집단의 혐오 행위를 고발했다.

김 목사는 '각 국가에 따른 주제별 상황 보고' 시간을 통해 '외국인 혐오에 맞선 화해와 평화를 향한 에큐메니칼 투쟁'이라는 제하로 발제했다.

김 목사는 "대략 2010년부터 일본에는 극우주의 집단에 의한 길거리 시위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며 "특히 도쿄나 오사카 한국인 거주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집중되는데 '좋은 한국인이든 나쁜 한국인이든 죄다 죽여라!', '한국인들, 스스로 목을 매라, 독을 마셔라, 죽어버려라!', '난징 대학살 대신 우리가 한인 거주지역 대학살을 저지를 거야!' 등 충격적인 단어들을 연설에서 외치고 다닌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이러한 혐오 발언을 하며 시위를 하는 극우주의 단체로 '자이토쿠카이'(재일 한국인의 권리를 허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자이토쿠카이 단체는 증오 연설과 함께 온갖 인종차별적 아이디어들과 인종적 차별의식을 조장하는 치우친 정보들을 인터넷상에 퍼뜨리는 등의 방식으로 시위를 조직해오고 있다.

김 목사는 자이토쿠카이 단체가 교토에 있는 한인 학교를 대상으로 혐오 연설을 했고, 오사카 한인 거주지역 내에서 반한 시위를 조직해 한인들을 '쓰레기'라고 욕하며 강력한 혐오감을 표현했다고 우려를 표했다.

김 목사는 "혐오 연설 시위 후, 한인 타운에 방문하는 소비자들이 급감했고, 결국 과거 1년 반 동안 약 150개가 넘는 한인 가계와 한식당들이 문을 닫거나 소유권을 변경했다"며 "한인 학교의 학생들은 공포와 정신적 충격 및 불안 등에 계속되고 있고, 일부 선생들은 학교 이전 계획을 요구하며 사직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심각한 현실에도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김 목사는 말했다.

2014년 8월 유엔 인종차별제거위원회가 일본 정부에 인종차별 폭력과 혐오만이 아니라 인종차별 표출에 대한 확실한 관심을 촉구했지만, 일본 정부는 인종차별 제거를 위한 법을 제정하거나 자국민 인권보호국을 설립하는 것 이상의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혐오 시위와 발언의 원인에 대해, 김 목사는 "혐오 연설 등과 같은 공격이 홀연히 나타난 것 같지 않다"며 "아베 국무총리와 그의 집단에 의해 주도된 민족주의 정책들의 유행과, 양극화와 같은 경제적 불황이 합쳐져 이러한 것들을 타개할 수단으로 인종차별적 혐오 선동이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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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국제포럼'.

김 목사는 "이들 인종차별주의적 단체들은 한인과 같은 소수 민족을 일본의 적으로 삼아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이러한 일본 내 한인을 향한 혐오 연설 등은 단지 억압받는 한 소수집단을 넘어, 동북아시아의 평화에 대한 심각한 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인종차별주의자들의 폭력은 단순히 국가와 사회가 파멸하는 원인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특히 선진 국가일 경우, 제국주의와 팽창주의 및 혐오주의적인 국수주의가 결합해 국제적 평화를 무너뜨릴 광적 민족주의의 이데올로기로 촉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각한 일본 내 혐오 발언과 길거리 시위 등을 진단한 김 목사는 발제의 마무리를 통해 "이 에큐메니칼 국제적인 포럼에서 일본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혐오 시위와 발언의 문제에 대해 나누고 싶다"며 "인종차별과 싸우는 전 세계적인 네트위크가 만들어지길 희망하며, 화해와 공존을 위한 리더를 양육하기 위한 협력적인 프로그램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동북아 평화를 위한 에큐메니칼 국제포럼'은 11일~13일까지 진행되며 셋째 날에는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로 이동해 '평화통일 기원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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