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61·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초반 기선 제압 실패를 미얀마전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한국은 지난 16일 오후 9시(한국시간)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스타디움에서 열린 미얀마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G조 1차전에서 2-0 승리를 거뒀지만 공격 전개에서는 애를 먹었다.

톱시드 자격으로 2차예선을 치르고 있는 한국은 대승이 기대됐던 미얀마를 맞아 두 골을 넣는데 그쳤다. 사실상 모든 선수들이 자기 진영으로 내려선 미얀마의 밀집수비를 뚫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취재진과 만나 "전반 15분까지는 좋았다. 그 때까지 세 차례 정도 기회가 있었는데 살리지 못하면서 팀이 흔들렸다. 그 순간부터 실수가 많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미얀마전이 러시아행을 위한 첫 공식경기였다는 점 역시 선수들이 경직되게 만든 요인으로 진단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미얀마전은 평가전이 아닌 월드컵 예선이다. 그래서 선수들이 긴장한 것 같다. 손흥민 같은 선수들은 휴식기에 대표팀에 와 몸 상태가 완벽하진 않았다"고 전했다.

축구대표팀 슈틸리케 감독이 17일 오전 미얀마와의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G조 첫 경기를 승리로 마친 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06.17.   ©뉴시스

슈틸리케 감독은 아랍에미리트(UAE)와의 평가전을 포함한 동남아 2연전에서 이정협(24·상주)과 이용재(24·V바렌 나가사키)에게 최전방을 맡겼다. 이들은 UAE전에서 골맛을 보며 입지를 다졌다. 물론 대표팀 원톱 경쟁이 두 선수로 좁혀진 것은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매주 K리그 경기를 보면서 점검을 하고 있다. 많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면서 "원톱이나 공격수 뿐 아니라 2선에서도 공격적으로 나설 수 있는 구자철 등이 있다. 여러 대안을 갖고 있다"고 구상을 내비쳤다.

수비진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나타냈다. 곽태휘(34·알 힐랄)가 중심이 된 수비진은 UAE전 3-0 승리를 포함해 동남아 2연전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긍정적인 점은 수비다. 조직력이 괜찮았다. 벌써 올해만 9번째 무실점 경기다. 수비 라인은 견고했다"고 평가했다.

예선 첫 경기에서 계획대로 승점 3점을 챙긴 슈틸리케호의 다음 타깃은 오는 8월 중국 우한에서 열리는 동아시안컵이다. 5년 만에 우승을 거두려면 일본과 중국, 북한 등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넘어야 한다. 동아시안컵이 국제축구연맹(FIFA)이 주관하는 A매치에는 속하지 않아 유럽파 선수들은 차출이 불가능하다.

"언제나 그랬듯 선수들이 빠지는 경우에도 핑계를 대지 않고 준비를 잘 했다"는 슈틸리케 감독은 "아직 논의가 필요하지만 최대한 젊은 선수들로 꾸릴 생각이다. 올림픽팀에 있는 젊은 선수들을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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