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아프리카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한국대사관이 12일 괴한의 습격을 받은 것과 관련, 대사관을 일시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리비아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1시20분께 이라크 급진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 소속으로 추정되는 신원미상의 차량이 주(駐)리비아 한국대사관 청사에 기관총 40여발을 발사, 리비아 경찰관 3명이 사상했다. 다만 한국인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와관련 "공관 철수를 포함해 모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완전 철수는 어려울 수 있고, 상황이 어려워지면 일시 이전을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사태에 대해 현지에 남아있는 교민들에게 알렸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해에는 교민이 500명 있었지만 거의 다 철수하고 생계 때문에 못 떠난다는 분이 40명 정도 (리비아)전국에 산재해 있다. 트리폴리 시내에도 몇 명 있다"고 현지 교민 거주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공격이 한국을 겨냥한 것이냐는 질문에 "예단하기 힘들지만 리비아 경찰을 대상으로 공격한 것일 수도 있다. 트위터 글에 한국에 대한 억하심정 같은 것도 없었다"며 "그 시간에 나와 있는 경비들이 거기(한국대사관)밖에 없을 수도 있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번 피격 과정에서 대사관 건물 앞 경비초소에 있던 리비아 내무부 소속 외교단 경찰관 3명 중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신원미상 차량은 사격 후 도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소리 들은 대사관 인근 주민들이 사망자와 부상자를 병원으로 이송했다.

외벽을 제외한 대사관 내부 피해는 없었다. 우리 외교관 2명과 행정원 1명도 별채에 머물고 있어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10분 후 인근에 있던 경찰이 출동해 조사를 시작했다. 현지시각 오전 2시30분부터는 리비아 경찰 소속 특수경호대원 30여명이 파견돼 대사관 주변을 순찰하는 등 경비를 강화했다.

현지 경찰은 대사관을 방문해 CCTV를 확인하고 인근 주민의 증언을 듣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건의 배후는 IS로 추정된다. IS 리비아 트리폴리 지부는 사건 2시간 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트리폴리시의 준드 알킬라파(IS군대란 의미)는 한국 대사관 경비 2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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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리비아대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