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이재성(전북)의 결승골을 앞세운 한국축구대표팀이 차두리(서울)의 은퇴식을 겸한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에서 신승을 거뒀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질랜드와의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다.

지난 27일 대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한국은 호주아시안컵 이후 두 경기 만에 첫 승리를 낚았다.

이날 승리로 한국은 뉴질랜드와의 역대 전적 6승1무로 압도적 우위를 이어갔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34위에 불과한 팀을 상대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선보여 오는 6월로 다가온 2018러시아월드컵 2차 예선을 앞두고 불안감이 드리워졌다.

우즈벡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재성은 2경기 만에 데뷔골 사냥에 성공하며 슈틸리케호의 황태자로 떠올랐다.

슈틸리케호 출범 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선발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은 원톱으로 선발 출격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후반 중반 이정협(상주)과 교체됐다.

손흥민(레버쿠젠)은 전반 막판 페널티킥을 놓치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지동원을 최전방에 두고 손흥민과 남태희(레퀴야), 한교원(전북)으로 공격진을 꾸렸다.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한국영(전북)이 중앙 미드필더로 출격했고 차두리(서울)와 박주호(마인츠), 김영권(광저우), 김주영(상하이)이 포백을 형성했다. 골키퍼 장갑은 아시안컵에서 펄펄 날았던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꼈다.

한국은 전반 초반 점유율을 높이며 상대를 압박했다. 전반 6분에는 차두리가 얻어낸 프리킥을 김영권이 직접 슈팅으로 연결하며 뉴질랜드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조금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가던 한국은 세트 플레이를 통해 분위기를 바꿨다. 전반 20분과 전반 23분 얻어낸 코너킥에서는 김주영과 기성용이 나란히 헤딩슛을 시도했지만 아쉽게 골대를 벗어났다.

한국이 지지부진하던 사이 오히려 뉴질랜드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제공권을 활용한 공격으로 한국 수비진을 압박하던 뉴질랜드는 전반 25분 빌 투이로마의 헤딩슛으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한국은 전반 38분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기성용의 긴 패스를 받은 한교원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합한 끝에 골키퍼의 반칙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손흥민의 슛이 뉴질랜드 골키퍼 스테판 마리노비치의 선방에 막히면서 선제골 기회를 놓쳤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김주영을 빼고 곽태휘(알힐랄)를 투입하면서 수비 라인에 변화를 줬다. 한국영 대신 구자철(마인츠) 카드를 꺼내들며 공격진에도 손을 댔다.

우즈벡전에서 골맛을 봤던 구자철은 후반 7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남태희의 패스를 받아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의 손을 피하지 못했다.

후반 16분 처음으로 뉴질랜드의 골망이 흔들렸다. 코너킥 상황에서 지동원이 헤딩슛을 성공시켰다.

그러나 머리에 맞기 앞서 지동원이 손으로 공을 건드려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지동원은 경고를 받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1분 손흥민을 빼고 이재성을 투입했다. 26분에는 이정협(상주)으로 원톱을 교체했다.

분위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34분 김진현의 펀칭 실수로 실점과 다름없는 상황을 맞았다.

'0'의 행진을 무너뜨린 이는 이재성이었다. 이재성은 후반 41분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시도한 이정협의 슛을 골키퍼가 쳐내자 달려들어 왼발로 마무리하며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한편 차두리는 이날 전반 종료 후 은퇴식을 갖고 14년 간 달았던 태극마크를 반납했다.

한국 축구가 배출한 최고의 스타이자 차두리의 아버지인 차범근 전 감독은 직접 꽃다발을 들고 등장해 감동을 자아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한국-뉴질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