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의 영문 선전잡지 '다비크(Daviq)'가 공개한 이집트 콥트교인들의 모습. IS는 이 잡지에서 콥트교인들을 십자군에 비유하며, 이들에 대한 참수는 무슬림들이 박해를 당한 것에 대한 복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Daviq

[기독일보 손현정 기자] 세계 콥트교회 수장과 로마 가톨릭 교황이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된 이집트 콥트교인 21명을 "믿음의 순교자들"로 칭하며 추모했다.

가톨릭 피데스 뉴스 에이전시(Fides News Agency)는 16일(현지시간) 이브라힘 이삭 시드락 알렉산드리아 총대주교는 이집트 콥트교인 참수 소식을 전해 듣고 "신앙을 지키기 위해 생명을 바친 이 순교자들의 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동시에 이 같은 테러 행위에 즉각적으로 대응해 준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이집트 정부 기관들에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집트 정부는 리비아에서 IS의 군사 시설을 공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역시 이번 콥트교인 참수에 대해서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성도들이 살해당했다"며 "우리의 형제 자매들의 피는 그리스도에 대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들이 가톨릭 교인인지, 정교회 교인인지, 콥트교 교인인지, 개신교 교인인지는 아무 상관이 없다. 이들은 모두 기독교인들이다"며, "그들의 피는 동일하게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피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한 "이들 형제 자매들 모두가 그리스도를 증거했다는 이유만으로 죽임당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우리에게 힘을 주는 에큐메니즘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며 "이들 순교자들은 모두 동일한 기독교인들"이라며 이번 참수 사건에 대해 기독교 세계가 함께 애도하고 연합된 대처를 보여 줄 수 있기를 촉구했다.

IS가 15일 동영상을 통해 참수했다고 주장한 이들 콥트교인들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리비아 시르테 지역에서 납치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인터내셔널크리스천컨선(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은 이번 사건을 강력히 규탄하며 "참수를 자행한 지하디스트들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ICC의 토드 대니얼스 중동 지역 매니저는 성명을 통해서 "이들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은 이러한 행위가 자신들의 종교적 신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다시금 이처럼 끔찍한 행위를 저질렀다. ICC는 이집트 정부에 리비아 내에 거주하고 있는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이집트 정부는 이번 참수 이후 즉각적인 공습으로 IS에 대한 응징에 나선 동시에 희생된 21명을 위한 국가 애도의 기간을 선포했다.

엘시시 대통령은 15일 7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면서, "이집트와 전 세계는 극단주의적 사상을 전파하고 동일한 목표를 위해 일하는 극단주의 단체들과 전쟁을 하고 있다"고 선언했다.

이집트 기독교계는 이번 참수 행위에 대해서 규탄하면서 현지에서 이슬람과 연합해 테러리즘에 대처할 것이라는 의지를 표명했다. 현지 콥트교회 대변인인 하니 바크훔 키로울로스 주교는 "IS의 목표가 우리를 분열시키는 것이라면 그들은 실패했다"며, "현지 이슬람 지도자들이 이번 참수를 강력히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을 뿐 아니라 이집트 정부가 즉각적인 응징에 나선 것은 이집트에서 모든 국민은 종교에 없이 동등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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