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개혁신학회 제114차 정기학술발표회가 7일 개최됐다.   ©한국개혁신학회 페이스북

[기독일보 오상아 기자] 한국개혁신학회(회장 주도홍 박사) 제114차 정기 학술발표회가 지난 7일 오후 신반포중 앙교회(담임목사 김성봉)에서 개최됐다.

이날은 조영호 박사(안양대)가, '기후변화 시대에 칼빈 창조론의 유효성'을 주제로, 우상혁 박사가 '헤브라이즘을 넘어 헬레니즘을 향한 도전: 칠십인경 욥기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했다.

조영호 박사는 "생명 위기, 인간 삶의 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의 신학자들은 다양한 생태학적 문제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 문제들에 대해 대답하기 위해 그들의 노력을 모두 경주하고 있다. 이들 신학자들 중 일부는 칼뱅의 창조 이해를 기독교적 비생태적 주장으로 비판한다"며 "칼뱅은 자신의 시대의 문제가 아니었던 생태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그의 창조 이해 속에서 오늘의 시대를 위해 생태 문제에 대한 대안을 여전히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청지기적 삶, 더불어 삶을 위한 인간의 문화능력 그리고 하나님에 대한 관계일 것이다"고 했다.

이어 "이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적 인간으로서 우리가 하나님 과의 관계를 벗어나 살아 갈 수 없는 것과 같이 하나님에게로부터 받은 창조 세계에 대한 관계없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다"며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은 창조 세계를 구성하는 요소인 동시에 예술품으로서 창조세계를 창조하는 예술가인 동시에 청지기다. 그러므로 우리에게 주어진 문화 능력에 대한 한계를 인정함과 동시에 우리에게 주어 진 문화 능력을 통하여 창조 세계의 지배자로서가 아니라 청지기 혹은 정원사로서 하나님의 창조 세계를 가꾸고 유지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문화 명령의 (창 1:28) 본 의도일 것이다. 이러한 결론을 통해, 우리는 기후변화가 새로운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오늘날에도 칼뱅의 창조론은 여전히 유효할 뿐 아니라, 새로운 질문에 대한 오래된 미래적 답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논평한 박찬호 박사(백석대)는 "시의적절함이 돋보인다. 칼빈 신학 전공자가 이런 현대적인 이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 매우 경이롭기까지 하다"며"특별히 환경오 염과 관련하여 그 주범으로 기독교를 지목하고 있는 상황에서 칼빈의 창조론이 가지는 시대적인 적실성을 밝혀보려고 하는 시도는 매우 의미 있는 시도가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유창형 박사(칼빈대)는 "생태 문제를 개혁파 신학의 시조인 칼뱅을 통해서 조명함으로 생태신학의 기초적인 입장을 칼빈이 놓았다고 논증한 것은 빠르게 변해가는 현실을 개혁신학이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자유주의 신학의 공격을 방어하는 데 일조를 했다고 보여진다"고 평가했다.

우상혁 박사(안양대학교)는 '헤브라이즘을 넘어 헬레니즘을 향한 도전: 칠십인경 욥기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표하며 "칠십인경 욥기는 단순히 히브리어라는 옷을 벗고 헬라어로 바꾸는 것 그 이상이다. 칠십인경 욥기 번역자는 히브리적 혹은 메소포타미아, 바벨론같은 고대 근동의 문화적 배경에서 이해될 수 있는 개념을 헬라적 문화 배경에서 수용될 수 있는 개념으로 바꾸었다. 이는 일종의 헬레니즘으로 향하는 '세계화'이기도 하다"며 "칠십인경 욥기 번역자와 그가 속한 신앙 공동체는 바빌론 신화를 벗어버리고 친 헬라적 사유 혹은 비신화화 작업을 칠십인경 번역에 반영하였던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알렉산드리아 유대인들은 헬라 문화에 단순히 노출된 것이 아니라 헬라 문화를 적극 수용할 의지가 있는 자들이었다. 이들은 헤브라이즘에 갇혀 있는 폐쇄된 사람들이 아니라 새 문명에 눈을 뜬 열려 있는 사람들이었음을 말한다. 그리고 알렉산드리아 유대 공동체는 그들에게 전해지는 전통 신앙을 문자에 따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자들이 아니라 비판적으로 수용할 능력과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며 "본 연구를 통해 디아스포라 유대 공동체가 새 문화를 접하는 태도가 어떠하였는지 엿볼 수 있다"고 했다.

우상혁 박사는 "칠십인경 욥기만으로 주전 3세기 이후 헬레니즘을 대하는 이스라엘 신앙의 태도를 확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당시 지중해와 근동 지역의 지배 문화에 대한 디아스포라 유대 신앙 공동체의 반응이 어떠하였는지를 부분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다"며 "당시의 상황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연구가 뒤따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본 연구를 통해 칠십인경 욥기 번역자의 셈족과 헤브라이즘을 벗어나서 헬레니즘으로 향한 힘찬 발돋움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우 박사는 "본 논문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옳고 그름을 따지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성경 번역사에 있어서 이와 같은 시도가 있었음을 아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오늘날 성경 번역 혹은 한국 교회와 한국 사회가 당면한 현실에 대하여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지혜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논평한 박영준 박사(서울신대)는 "우선 본 논문을 통해 기원전 2-3세기 유대인 공동체가 지중해와 근동지역의 지배 문화로 떠올랐던 헬레니즘을 긍정적으로 대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칠십인경 욥기는 형식적 대응 번역(직역)이 아닌, 기능적 대응 번역(의역)을 통해 당시 헬라 문화권에 살고 있었던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에게 히브리 성경의 의미를 전달하려고 노력하였다"며 "이러한 번역이 과연 원어와 수용자의 언어에 모두 충실한 번역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비교 해석과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겠지만, 본 논문만으로는 칠십인경 욥기의 번역자는 수용자, 즉 헬라 문화권의 독자에게 좀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논문은 적어도 칠십인경의 번역자의 신학적 경향을 다소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논문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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