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를 공격하는 것을 기화로 보다 온건한 정통파 반군들에 대한 공격에 모든 힘을 집중하게 됐다.

미국과 연합군 군용기들이 북부 시리아에서 극단주의자들이 지배하고 있는 도시들을 계속 공습하자 시리아군은 자칫 이들과 충돌할 수 있어 IS 점령 지역 상공에서의 공습을 줄이고 있다.

대신 이들은 시리아의 가장 큰 도시인 다마스쿠스와 알레포에 모든 공격력을 집중하고 있다.

워싱턴에 소재한 전쟁연구소에서 고위 해군 애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토퍼 하머는 "과거에는 시리아 정부가 현재의 미군처럼 IS 점령 지역을 공격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했으나 이제 그런 것이 필요없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미군과 시리아군이 적극적으로 협력하거나 자기네 작전들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으나 이들 사이에는 암묵적인 동맹 관계 같은 것이 작용하고 있다.

적어도 시리아군은 미군이나 기타 연합군의 작전과 엇갈리거나 마찰을 빚지 않으려 하고 있다.

한마디로 연합군들이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공습을 시작한 이후 이 지역의 전반적인 전략적 그림이 일변했다.

시리아 반군들은 주로 다마스쿠스 남쪽에서 작전을 강화해 다라와 쿠네이트라 주에서 상당한 전과를 거두기는 했으나 아사드 정부는 정권의 존립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지역은 잘 지켜내고 있다.

반면 그와 싸우는 반군들은 갈수록 사기가 떨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지원을 불신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은 20일 코바니에서 싸우는 시리아 쿠르드군에게 무기와 기타 병참 물자들을 공중투하했으나 지금까지 아사드 정권과 IS를 상대로 양면전을 치르고 있는 시리아 반군들에게는 그런 지원을 한 적이 없다.

시리아 반군측은 그런 상황에서 시리아군이 온건 반군들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21일 영국에 소재한 시리아인권감시소는 지난 36시간 동안 시리아 정부군이 주로 알레포와 다마스쿠스 교외 및 남부 시리아에서 도합 200회의 공습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

하머는 시리아 정부가 국제적 관심이 IS에 집중돼 있는 상황을 이용해 다른 곳에서 전과를 올리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전세계의 이목이 코바니에 집중돼 있을 때 시리아 정부군은 다마스쿠스 동분쪽 교외 아드라를 점령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연합군 공습이 18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쿠르드족 도시 코바니에 가해져 섬광이 일어나고 짙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날 코바니에서 쿠르드 민병대와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간의 교전이 계속됐다. ⓒAP/뉴시스.

[베이루트=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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