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는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병을 제대로 저지하지 못했음을 인정하며 이는 부적합한 인력과 정보 부족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WHO는 AP가 17일 입수한 내부 문건에서 "에볼라 발병 대응에 관계된 거의 모두가 '불길한 징조'를 보는 데 실패했다"며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통제 방법이 국경과 보건시스템이 허술한 지역에서 통하지 않는다 점을 인식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WHO는 또 때론 WHO 자체 관료주의가 문제라고 꼬집었다. WHO는 아프리카 국가 WHO 지부 대표들을 WHO 아프리카 담당 국장인 루이스 삼보 박사가 정치적으로 임명했다며 삼보 박사는 마거렛 챈 WHO 사무총장에 자신의 결정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공동 발견자인 피터 파이엇 박사는 한 인터뷰에서 WHO는 너무 느리게 대처했으며 이는 주로 아프리카 지부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전선은 아프리카 지부"라며 "이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정말 유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8월 WHO가 에볼라 발병을 국제 보건 비상사태로 선언하기까지 5개월이 걸렸고 1000명이 사망했는데 왜 그렇게 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파이엇 박사는 "내가 지난 7월 비상사태 선포와 군인 배치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WHO의 늑장 대처가 지난 2009년 신종플루 발생 당시 상황을 과장했다는 비판을 받은 경험 때문이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지난 4월 국경없는의사회는 에볼라 발병이 통제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하기 시작했다. 당시 소셜미디어에서 에볼라 발병을 통제하고 있다는 WHO 측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지금까지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로 4484명이 사망한 가운데 WHO는 2개월 이내에 매주 1만 명의 에볼라 감염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런던=AP/뉴시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에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