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은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일하던 이범우(46)씨가 지난 1일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 중 숨졌다고 5일 밝혔다.

고등학교 졸업 후 삼성반도체 부천공장에 입사한 이씨는 1991년 온양공장이 설립된 이후 23년간 이 공장에서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했다.

2012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조사결과 삼성반도체 온양공장에서 사용하는 에폭시 수지류 화학물질 부산물인 벤젠과 포름알데히드 등에서 발암물질이 생성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가 담당한 업무는 공장에서 취급하는 유해물질에 단기간 고농도로 노출될 위험이 있어 위험한 업무로 지목됐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유지·보수 작업은 단기간에도 고농도 유해물질에 노출이 가능한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온양공장에서 근무하다 림프조혈계 질환으로 숨지거나 투병 중인 노동자는 고 박지연씨와 김은경씨, 송창호씨, 유명화씨 등 4명이다. 또 뇌종양으로 숨진 이윤정씨와 난소암으로 사망한 이은주씨 등도 수년간 같은 공장에서 근무했다.

반올림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 5월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가 '성심성의껏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한 이후에도 여전히 문제의 본질을 외면한 채 수많은 노동자들의 죽음을 몰고온 참사에 대해 책임지려는 자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삼성은 고 이범우씨의 죽음 앞에 백배 사죄하고 철저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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