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는 실재들'과 '변하는 실재들'의 융합이 디지털 미디어를 활용한 사역입니다. 중국에서도 TGIF(Twitter, Google, iPhone, Facebook)가 큰 인기를 얻는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입니다. 다국어 성경, 찬송가 어플, QT, 성경강해, 기독교 문화 등 중국 현지인 맞춤 콘텐츠로 제작, 공급하는 게 시급합니다."

중국사역자 대니얼 성은 '중국을주께로' 7·8월호에 게재한 '디지털 시대의 중국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기고에서 디지털 시대의 중국선교 전략을 소개하고 한국선교사의 역할과 자세에 대해 제안했다.

대니얼 성은 우선 지난달 14일부터 19일까지 서울 쉐라톤 다큐브시티호텔에서 열린 '한중기독교교류세미나'는 "중국 정부가 공인한 중국교회의 입장, 중국기독교 상황과 한국교회의 중국선교에 대한 견해를 가감 없이 드러낸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기독교협회 부회장이자 총간사인 칸바오핑 목사는 한국교회는 국내 민족의식의 중추 역할을 했지만, 중국에서까지 민족의식을 만들어가려면 결코 인정될 수 없다는 지적을 했다"고 말했다. 대니얼 성은 "또 칸바오핑 목사는 주체와 객체라는 용어를 사용해 한국교회에 상호존중의 자세를 요청했다"며 "중국기독교삼자애국운동위원회 구멍페이 부비서장도 일부 한국교회가 중국에서 선교하며 중국법을 무시하고, 삼자원칙을 존중하지 않아 중국교회의 조화와 발전에 불리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중국 종교사무국의 허락을 받지 않았거나 중국교회 지도자들과 협력 없이 독자적으로 진행되는 모든 행태의 교류는 점차 지양해야 한다는 일부 한국 기독교 지도자의 주장에 대해 대니얼 성은 "그 범위가 매우 넓어 중국에서 활동해온 사역자들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도, 교회개척, 예배당 건축 및 목양 지원, 지도자 양성, 신학훈련 지원, 집회 및 찬양사역, 문서선교, 의료와 복지사업, 사업을 통한 선교 등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중순 한중기독교교류세미나에 참석한 양국 기독교 지도자들.   ©이지희 기자

대니얼 성은 "한중교회의 연대를 통해 양국 우호 증진은 물론 동아시아적 신학 수립, 사회사업 협력, 이단대처 등에 힘써야 한다는 한중교회 지도자들의 논의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며 "이이제이(以夷制夷), 이른바 삼자교회와 교류하는 한국교회를 통해 가정교회와 교류하는 한국교회를 치리하고, 삼자교회와 협력하는 선교사를 통해 가정교회와 협력하는 선교사를 치리하는 형국이 더욱 분명해지는 듯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삼자교회와 무분별하게 대립하면 안 되겠지만, 한국교회와 삼자교회의 공식 교류를 우려하는 가정교회 입장을 무시하기 어려운 복음주의적 선교사 입장에서, 또 참 복음을 갈망하는 삼자교회를 포기할 수 없는 복음주의적 선교사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대니얼 성은 "특히 중국교회 내부의 다름도 인정하고, 무리하게 체제 내부로 가정교회를 끌어들이려고 할 때 반발력이 클 수밖에 없는 것도 받아들이는 아량과 인내가 중국 삼자회에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진정한 복음은 애국적이지 반국가적이지 않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 나라를 이 땅에 이뤄나갈 수 있도록 서로의 마음과 처지를 이해해야 한다"며 "일방통행식 선언은 훗날 역효과를 냈다는 역사적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디지털 시대 한국선교사의 자세는

대니얼 성은 이어 디지털 시대의 특성에 따른 중국선교 전략을 소개했다. 디지털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종이가 점차 사라지는 것이다. 대니얼 성은 "인류 지혜의 생명력은 종이를 통해 이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한때 도서관은 지식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왔지만, 지금은 컴퓨터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정보를 무료로 서핑할 수 있게 되면서, 유형 도서관 존재의 당위성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메일이 확산되면서 우편 서비스도 대폭 줄었고, 미래학자들은 신문, 잡지의 소멸도 예측했다고 말했다. 반면, 종이 책은 전자매체로는 도저히 살릴 수 없는 장점, 매력이 있기 때문에 다를 것이라는 관점이 우세하다고 덧붙였다.

대니얼 성은 디지털 시대의 또 다른 특징으로 칸아카데미 사이트를 비롯한 교육혁명을 꼽았다. 칸아카데미는 빌 게이츠와 구글이 후원하여 2억 3천만 개의 동영상 강좌를 무료로 볼 수 있는 사이트다. 그는 "소셜미디어, 모바일 학습, 가상현실 체험, 지식공학의 발전 등에 따라 교육산업의 기상도가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칸아카데미는 2001년 MIT 교수들의 강좌를 무료 공개한 이래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으며, edX는 MIT, 하버드대, 버클리대 등이 무료강연을 제공하며 교수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고 수료증도 제공한다. 온라인 공개강의 무크(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를 통한 무료 대학교육도 가능하게 되는 등 미래학자들은 인터넷이 대학을 대체할 것이라 보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중국에서 디지털 시대에 맞는 복음전도와 선교의 역사를 써나가야 할 때다. 사진은 중국의 한 삼자교회 모습.

대니얼 성은 "이 시대 기독인들이 주목해야 할 것은 변하지 않는 실재들"이라며 "예수 그리스도 없이는 아무런 희망이 없는 존재들을 둘러싼 문화와 삶의 형태는 끊임없이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점에서 디지털 시대 중국을 향한 사역자들은 '변하지 않는 실재들'을 갖고 '변하는 실재들'의 상황 속으로 들어가 복음전도와 선교의 역사를 만들어가야 할 책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우리가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TGIF 시대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과거와는 다른 창의성이 요구된다는 의미"라며 "이 시대는 TGIF를 넘어 ICT(정보통신기술) 융합과 혁신으로 커뮤니케이션 수단, 미디어의 다양화, 전문화, 일반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니얼 성은 또 "세계 선교계에서도 TGIF, ICT 시대에 맞는 선교(전도) 방법론을 찾아가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아직은 초보적 수준"이라며 "이 시점에 한국교회가 중국선교에 있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디지털 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사역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서는 인터넷 검열로 유튜브,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사이트가 열리지 않지만, 중국판 유튜브인 유쿠(www.youku.com)는 2006년 12월 서비스 시작 이후 한류드라마 등 다양한 동영상을 제공해 하루 평균 5억 이상의 뷰를 기록하며, 중국판 페이스북인 런런왕,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의 인기도 뜨겁다. 대니얼 성은 "'별에서 온 그대'라는 드라마로 배우 전지현과 함께 중국에 치맥 열풍을 일으켰던 배우 김수현의 웨이보 팔로워 수는 지난 6월 17일 기준으로 7백만 명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 콘텐츠의 경우 이러한 추세를 보이기 쉽지 않겠지만, 복음전도의 도구로 웨이보를 활용하는 게 결코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며 "스마트폰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통한 사역도 매우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제는 콘텐츠"라며 "단순하면서 다양한 다국어 성경, 찬송가 어플, QT, 세계 유명 성경강해, 세미나, 기독교 문화, 유아, 어린이, 청소년, 청년, 가정 프로그램 등을 중국 현지인 맞춤 콘텐츠로 제작, 공급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중화권 학자, 목회자를 포함해 해외 석학들의 성경 66권에 대한 강의를 중국어로 더빙하거나 자막을 입혀 보급하는 것도 중국교회 신학의 건전도를 높이는 데 일조하게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양질의 신학서적과 교양서적 등을 전자책으로 만들어 손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그는 제안했다.

중국 복음전도자에서 커뮤니케이터로서의 전환

대니얼 성은 "디지털 미디어는 근본적으로 두 얼굴을 지닌 존재"라며 "잘 활용할 경우 복음적 가치관을 효율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남용 또는 오용할 경우 무서운 악의 세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화 사회는 경계가 모호해진 세계로, 인터넷 접근성이 표현과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위한 도구로서 보장돼야 한다"며 "따라서 중국선교, 선교중국을 위한 집단지성을 만들어 사람과 소프트웨어, 정보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필요한 변화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 집단지성은 장단기 관점에서 대중적 합의를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역사회, 국가, 국제문제 처리에도 유용하도록 지식의 복잡성과 상호 의존성을 처리하는 데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디지털 미디어를 접하는 영역에 대한 연구도 병행돼야 한다"며 전통적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S(Source, 송신자)-M(Message, 메시지)-C(Channel, 채널)-R(Receiver, 수신자)-E(Effect, 효과)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신자론은 송신자의 신뢰도에 영향을 미치는 커뮤니케이션 기능, 태도, 지적 능력, 시스템 내에서의 위치를 살피는 것이며, 수신자론은 수신자 위치의 사람들의 경청 자세, 듣는 태도, 이해하는 능력을 보는 것이다. 대니얼 성은 특히 "송신자로서 한국인 사역자는 수신자인 중국과 중국교회의 상황을 십분 이해하고, 너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끝에 자기 자신을 객관화시키지 못한 점을 일깨워주는 방안을 찾을 것"을 제안했다. 또 "지역, 세대, 민족에 따라 복음의 이해도도 천차만별인 중국에서 한국인 사역자는 사역의 전문성, 지성과 더불어 행동과 삶으로 지성과 감성을 보여줄 영성이 있어야 한다"며 "그럴 때 송신자와 수신자는 서로 인정하게 되고 한 형제자매인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메시지론은 메시지를 구성하는 형식과 메시지를 담는 의미에 관한 연구로, 대니얼 성은 "중국교회 내외에서 효율적인 언어사용에 관한 연구, 각종 비언어적 메시지에 대한 연구, 호칭과 용어 등을 고심할 것"을 제안했다. 채널론은 중국교회 안팎에서 어떤 통로로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연구하는 것으로, 중국교회 안팎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이 결과적으로 어떤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지 관찰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니얼 성은 이어 "하나님은 창조주로서 위대한 커뮤니케이터이며, 예수 그리스도는 인간으로 태어나 피조물과 삶에 동참하는 진정한 커뮤니케이터이고 보혜사 성령은 하나님과 인간을 연결해 주시는 완전한 커뮤니케이터"라며 "그런 점에서 기독교는 커뮤니케이션의 종교"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은 우리에게 계속 말씀하시고, 우리는 그 말씀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기독교 커뮤니케이션의 기초 자료는 성경이고, 성경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자기 커뮤니케이션의 단초를 마련한다"고 강조했다.

또 교회는 인류와 하나님의 하나 됨을 모색하는 전 세계적 커뮤니케이션의 연결망이라며, "커뮤니케이션은 교회와 기독인의 필수 기능으로 하나님 나라의 온전한 실현으로 나아가는 순례 여정을 지탱케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대니얼 성은 "그런 점에서 디지털 시대에서의 중국선교란, 뉴미디어 시대를 맞아 통전적인 성경적 세계관을 갖고, 전통적 미디어와 새로운 미디어의 상호 작용을 통해 창의적이고 통합적인 용도를 개발해 선교에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어떤 플랫폼을 만드는 것도 좋지만, 지금 중국과 중국인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빛과 소금이 되어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리게 하고, 모든 이들에게 유익을 끼치는 것"이라며 이는 아날로그 시대이건 디지털 시대이건 통하는 가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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