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규홍 원장은 "복음에 진보, 보수가 어디 있느냐"며 "우리는 좌파도 우파도 아닌 통전적으로 보는 위파다"고 했다.   ©이동윤 기자

"Everything is politic. Politics is not everything - 모든 것은 정치적이지만, 정치적인 것이 모든 것은 아니다"

10일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원장실에서 만난 연규홍 원장은 기독교인의 정치참여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전하며 이것이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말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좌파도 우파도 아니고, 통전적으로 보는 위파다"라며 "한 영혼 한 생명을 구원하는 것은 기독교의 영원한 사명이다. 하지만 인간이 개인이라고 하더라도 개인이라는 것은 사회적 존재로서 존재하지 개인만 떨어져서 루빈슨 크루소처럼 살지 않는다"고 전했다. ※편집자주 '위파 : 위에 계신 하나님만 바라보는 파(派)'

그러면서 연 원장은 "잘못된 사회 구조적인 문제의 잔영을 어떻게 풀어주어서 온전한 구원을 할 것이냐에 대한 관심이지 생명에 대한 관심은 똑같다"며 "개인의 영혼을 사회로부터 분리시켜서 영적인 심리적인 문제만 해결하면 되는 것이라면 그건 아니지 싶다. (기독교인도) 밥을 먹고 사회 속에서 노동을 하고 관계성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 "인간은 구체적으로 이 땅에 보냄을 받은 존재가 아닌가? 내가 사는 곳을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따라서 좀 더 정의롭고 사랑이 넘치는 삶의 터전으로 만들어가느냐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구원얻은 자의 사명이고 책임이다"며 "그것을 도외시하는 '교회만을 위한 교회'는 세상에 존재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덧붙여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분리된 것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교회는 세상을 위해서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연규홍 원장은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라고 하셨지 하나님이 교회만을 사랑한건 아니시다"며 "교회는 하나님이 세우신 기관이고 이 땅의 하나님 나라의 모형으로 예수 그리스도가 하신 일을 하는 공동체다. 또 교회는 그 시대를 책임지고 있는 공동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폭력과 불의, 부정의나 비리가 난무하는 사회 속에 교회가 존재한다면 교회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 역할을 소홀히 하면서 개인 영혼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사회참여'쪽으로만 몰두하는 교회나 기독교인들의 경우는 바람직한 것인지, 기독교인의 '바른' 사회참여에 대한 염 원장의 생각은?

연규홍 원장은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전했다.

"목회사역이라는 것이 교회 안에서 설교만 하고 성례전만 집전하는 것이 아니고 깡패들이 몰려들 때는 몽둥이를 들고 싸워야될때가 있다. 문제는 그것이 악한자와 불의의 세력에 대해서 약자를 보호하려고 하는 사랑의 동기가 아니라 정치참여를 해서 신분상승을 하거나 무언가의 이익을 얻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고백이 투철하지 않으면서 그런 것이라면 목사직을 벗고 가야한다. 성직자라면 그렇게 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지난번에 세월호 참사 때문에 한신대 신대원생들이 청계천에 자리를 깔고 앉아 금식하고 삭발했다. 그때 '박근혜 정부 퇴진' 얘기를 어느 교수님이 내버렸길래 저는 솔직히 반대를 했다. 그래서 '우리들은 누구를 퇴진하라 마라 이야기해서 정치적인 것에 이용당해서도 안되고 이건 정치적인 동기로 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한 지도력 때문에 청와대를 장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세월호 참사때 골든 타임을 놓친 것은 책임이 있지만 우리가 새정치민주연합이 말하는 것처럼 말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연규홍 원장은 "상처받은 유족들, 이 시대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금식한 것이고 그들의 아픔과 눈물을 보며 머리를 깎고 회개하는 것이다"며 "이것이 우리가 싸우는 힘이다"고 말했다. 그는 "기독교인의 싸움이라고 하는 것은 이미 십자가 위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기셨고 싸워서 이기는 게 아니라 진리편에 서있다면, 진리는 승리한다는 최후승리에 대한 믿음을 갖고 싸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확신했다.

연 원장은 또 "괜히 단식하면서 삭발하면서 분노하고 감정적으로 분풀이를 하고 복수심에 불타 있으면 진다"며 "상대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진상규명을 원하는 것이고 한국 사회가 유족들이나 상처받은 사람들을 방치하지 않고 끌어안고 치유해가고 성숙해가는 그런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새정치민주연합 구호를 따서 한다든지 하는 것은 아쉬웠던 것이다. 좀 더 신앙적인 스테이트먼트가 나와야 되지 않느냐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시대에 대해서 교회가 책임자적 입장에 서지 않으면 세상이 교회를 버린다"며 "보수교회를 무조건 비판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한국교회가 균형을 잡아가야 되는 것이고 그런 부분에서 나만 잘했다가 아니라 나도 잘못했다, '열심히 교회성장만 하다 보니 사회에 소홀했다' 하는 부분이 있었으면 좋겠다"

연규홍 원장은 "그런데 보수교회는 보수교회대로 진보교회는 진보교회대로 서로 비난과 비판만 한다"며 "우리 기독교장로회 같은 경우는 70~80년개 바깥에서 한 민주화통일운동에서는 이겼는데 내부에서는 졌다. 안으로 돌아서는 우리 사이의 갈등과 대립 문제를 80~90년대 이후에 잘 극복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얼마 전 광화문 세종대왕 상에 신학생들이 올라가 현 정권을 비판하는 시위를 한데 대해서는 먼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를 학생들이니 사회가 좀 너그러워졌으면 좋겠다"면서 "자기네들 의사표현을 한 것 뿐이고 문제는 학생들의 외마디 소리에라도 진실이 담겨있다면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고 연 워장은 생각을 밝혔다.

"교육자적 입장에서 젊은세대의 삭발과 데모를 지지하고 서울검찰청 앞에 가서 잡혀간 학생들을 위한 석방기도회도 했고 축도도 했다. 이건 교육자적 입장에서 한 것이지, 학생들이 구속될 행동을 한 것이 100% 잘 한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남한테 피해를 주거나 때려부수거나 상해를 주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하고 기독교적인 방법이냐에는 논란이 있을 것이다"

"한국 기독교가 이단사이비나 교회 부정에 대해서는 관용하면서 그런데는 너무 엄격하다. 낙타는 삼키면서 하루살이는 걸러내는 것 같다"

끝으로 그는 "한신대학교는 축자영감론(逐字靈感論)이는 교리로 교정하려 할때 '아니오' 하는 학문의 자유, 신앙양심의 자유로 시작한 학교다. 축자영감론이라는 교리에 옳은 것도 있지만 인간이 만든 교리는 완벽하지 않다. 그렇게 자기가 믿는 것은 칼에 목이 들어와도 고백할 수 있다고 시작한 학교이기 때문에 더 이념이나 사상으로 생명이 희생되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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