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델-파타 엘-시시 새 이집트 대통령 당선 축하 행사에서 19살의 여대생이 타흐리르 광장에서 수십 명의 남성들에 의해 강제로 발가벗겨지는 등 수십 건의 여성 성추행이 발생하고 이 여대생이 발가벗겨진 채 피를 흘리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이 9일 공개되면서 이집트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하고 있다.

이집트 경찰은 이 여대생에 성추행을 가한 혐의로 남성 7명을 체포했으며 또다른 성추행 사건 27건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에서는 호스니 무바라크 전 대통령을 축출한 지난 2011년 봉기 이후 여성들에 대한 성폭력이 크게 증가했으며 여성 단체들은 성폭력 근절을 위한 보다 강력한 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다.

이집트의 여성단체 29개는 9일 공동성명을 발표, 정부가 악화되고 있는 여성들에 대한 집단 성폭력을 해결하는데 실패했다고 비난하고 2012년 11월부터 올 1월까지 250건이 넘는 집단 성폭행과 집단 성추행 사례들이 접수됐다면서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인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집트 당국은 지난주 성추행범에게 최저 6개월에서 최고 5년까지 징역형을 내릴 수 있도록 법을 개정했다. 그 전까지 이집트에서는 성추행범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이 없었다.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이집트 문화로 인해 여성은 남성에 비해 열등한 것으로 간주돼 이집트에서는 성추행이 뿌리뽑히지 않는 사회적 질병으로 자리잡아 왔다.

이집트 국민들이 이번 사건에 더욱 분노하는 것은 알-나하르 TV의 한 앵커우먼이 "성추행이 일어나고 있다"는 현장 리포터의 보도에 웃으며 "이는 그들이 행복하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 때문이다. 마하 바나시라는 이 앵커우먼은 나중에 자신의 발언은 "엘-시시 대통령의 당선을 기뻐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이었지 성추행 사건에 대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지만 이집트 국민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유엔 성평등기구가 이집트 여성단체들과 함께 이집트 27개 주 가운데 7개 주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99% 이상이 성추행을 경험한 바 있다고 답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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