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도시화와 시대 변화, 종교정책 등의 변화는 중국교회의 태도와 역할의 변화를 요청하고 있다. 중국교회가 이러한 시대 환경에 발맞춰 미래지향적 발전을 하기 위한 9가지 주요 이슈를 홍콩의 건도신학교(建道神學院) 차이사오치 교수가 소개했다. 중국어문선교회는 건도신학교 출간물에 실린 그의 글을 우리말로 번역해 '중국을 주께로' 최신호에 실었다.

차이사오치 교수는 중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먼저 땅끝을 향해 전진하는 사도바울의 비전과 복음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담대히 전하는 사도들의 자세를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사도바울, 쏭상제(宋尙節, 중국에 큰 부흥운동을 이끈 부흥사이자 선교사), 칼빈 같이 충성된 종을 본받아 전도하고 진리를 가르치며 교회를 견고히 하고 주님의 일꾼을 양육해야 한다"며 "곧 신학교를 세우고 중국 사회에 봉사하는 단체를 만들어 선교사를 파송하여 어둠과 절망의 세대에 주님의 빛을 비추는 역사가 중국에 일어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①일부 가정교회의 공개 활동

핍박 때문에 구입한 교회 건물에서조차 예배를 드리지 못한 일부 중국 가정교회들은 실외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중국어문선교회

차이사오치 교수가 제시한 첫 번째 이슈는 일부 가정교회의 공개적 활동이다. 정부에 등록되지 않아 지하에서 활동해 온 가정교회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종교 정책의 변화, 종교 자유를 위한 가정교회 목회자들의 노력이 계속되면서 가정교회의 개방과 합법화에 대한 중국교회 지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그는 "근래 일부 가정교회가 예배 모습과 책임자를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며 "2009년 정부 당국의 강압적인 조치로 교회 건물 밖에서 예배를 드린 베이징소우왕교회는 가정교회 공개 활동에 관한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말했다.

소우왕교회 진텐밍(金天明) 목사는 2011년 '성도들에게 고함'이라는 성명서에서 '교회가 또다시 옥외 예배라는 원치 않는 선택을 하게 됐으나 사회에서 하나님을 드러내는 본보기가 돼야 한다'며 예배의 자유를 촉구했다. 차이사오치 교수는 "이 사건 이후 베이징 당국은 일부 가정교회가 장소를 빌려 예배를 드리는 것에 '약간 느슨한 방법'을 취하고 있다"며 "소우왕교회의 일부 사역자들이 아직도 감금돼 있지만, 이전보다 신사적으로 처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11년 4월 9일에는 학자 허광후(何光戶)가 '핍박을 멈추며 양심을 되찾고 갈등 최소화로 화합을 이루자-후(胡錦濤) 주석, 원(溫家寶) 총리, 중국공산당 중앙 정치국 상임위원회에게 보내는 탄원서'를 보냈다. 허광후는 탄원서에서 심각한 도덕 문제와 만연한 관료 부패 등 병폐의 원인이 중국의 현 체제에 있다고 지적하며, 사랑을 베풀고 자기를 희생하며 중국 사회의 양심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은 바로 중국 전역에 흩어진 가정교회를 포함한 그리스도인이라고 강조했다. 차이사오치 교수는 "같은 해 5월 3일 22명의 가정교회 목회자는 전국인민대표대회(全國人大)에 청원서를 제출했다"며 "이는 가정교회 합법화를 위해 일부 지도자들이 합리적으로 종교자유를 쟁취하려는 노력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②여전히 소수 세력인 중국교회

차이사오치 교수는 "평상시 교회 참석 인원을 주요 지표로 간주할 경우, 중국교회 내 기독교인의 통계숫자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며 다소 거품이 있는 통계"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교회는 평소 예배 드리는 인원, 절기 때 인원, 교회에 등록된 인원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가정교회 지도자는 전국 가정교회 성도 수가 삼자교회 고위 간부들이 정부 당국에 보고한 숫자의 3배나 된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나치게 낙관적인 통계숫자로 인해 중국교회의 일부 지도자들은 쉽게 잘못된 판단을 하고 거짓말, 큰소리, 빈말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10년간 계속된 중국의 도시화로 농촌교회가 대다수였던 중국교회의 예배 참석 인원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그는 "전국적으로 볼 때 도시교회는 많이 성장했지만, 약해진 농촌교회의 성도 수를 메울 수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사회과학연구원 세계종교연구소 팀은 '중국종교보고서 2010년'의 중국기독교인구 호구조사보고서에서 가정교회를 포함한 기독교인을 전체 인구의 1.8%인 2,305만 명, 세례교인은 그중 67.5%인 1,556만 명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체로 중국교회 성도의 학력 수준은 매우 낮고, 전문대와 대졸자는 겨우 2.6%밖에 안 된다"며 "베이징 도시교회에 전문직 종사 고학력자들이 꽤 있지만, 그들 전체를 합친 인원수와 위상은 여전히 미약하며 극소수"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때 외국에서 주목받은 허난(河南)의 가정교회는 10년간 극심한 타격을 받은 후 이제 가까스로 안정기에 돌입했고, 원저우(溫州)의 교회 역시 최근 2년간 경제 및 여러 분야의 발전으로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며 "중국 기독교인은 아직 극소수라는 현실에 근거해 중국교회를 위한 탄탄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③중국교회 발전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도시화

그는 "지금 중국은 역사적인 도시화를 경험하고 있다"며 "도시교회가 크게 발전할 때 농촌교회는 극심한 성장부진을 겪었지만 가장 불안정한 시기는 지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차이사오치 교수는 "농촌교회는 지금 목회적 과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과거 농촌교회에서 열심히 사역하는 자원봉사자를 키워내는 방식으로 이 시대에 교회를 부흥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큰 시험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농촌교회의 청년, 장년 부족 현상도 도전 과제라고 말했다.

홍콩 건도신학교의 차이사오치 교수   ©건도신학교

④시대의 변천과 다양화된 목회방식

차이사오치 교수는 류통쑤(劉同蘇) 목사의 '도시가정교회의 부흥과 의미'라는 글을 소개하며, "그는 중국의 복음 운동이 과거의 자금밀착형(資金密集型)과 노동밀착형(勞力密集型)에서 스마트밀착형(智慧密集型)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허난, 안후이, 원저우의 목회 방식은 시대에 맞지 않으며 베이징 목회 방식을 앞서가 있다고 서술했다"고 말했다.

⑤당회 제도와 전임목회자 직분의 발전

차이사오치 교수는 "일부 중국교회는 '순회 목회 방식'에서 한 곳을 정해서 목회하는 '당회 제도 방식'으로 변천하는 과도기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정적 보수를 받는 전임목회자를 적극 고려하고 있지만, 이미 형성된 자원봉사자 성도들의 열심을 꺾지 않으며 역량을 갖춘 모두에게 인정받는 전임목회자를 세우는 것이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온전하고 섬세하지 못한 목회방식은 시대의 필요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오늘날 성도들은 자신이 원하는 목회방식을 과감히 선택할 수 있게 됐다"며 "자원봉사 사역자팀과 전임목회자 사역팀의 조화로운 협력관계와 시대적 흐름에 맞는 목회방식을 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향후 10년간 중국교회에 중요하고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그는 "중국교회 지도자들은 홍콩과 해외에서 더 많이 배우고, 연구하고 교류해야 하며, 홍콩과 해외교회는 중국교회를 도와 좋은 목회 시스템과 기독교 교육, 좋은 사역자와 목회자 양육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할 것"을 요청했다.

⑥중국교회의 사회봉사와 선교 사역

중국의 근대 역사와 정치적 배경으로 오늘날 삼자교회, 가정교회는 교회 사역에만 치중하고, 사회봉사나 선교 사역에는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하지만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이전의 중국교회는 복음을 전하면서 의료, 교육, 구제, 출판, 문화, 정치 등 사회 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영향을 끼쳤다.

차이사오치 교수는 "근래 삼자교회와 가정교회가 사회봉사를 시도하고 있지만, 중국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며 "또 중국의 특수한 사정과 신학적 구조로 중국교회의 선교에 대한 의식과 참여도는 다른 나라에 비해 한참 뒤처져 있다"고 지적했다.

교회가 한 손에는 복음을, 다른 한 손에는 사랑을 들고 '두 다리로 당당히 걸어 다니는' 신학을 가르쳐야 한다고 강조한 그는 홍콩과 해외의 중국인교회가 중국교회와 함께 팀을 형성해 중국의 의료, 교육, 구제, 출판, 문화, 정치와 선교사 파송을 위한 교류, 양육, 사역 나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동반자 관계를 이루길 기대했다. 그는 "앞으로 20년은 중국 기독교가 사회활동에 대대적으로 참여해서 꿈을 실현하는 시대"라며 "공정하고 청렴한 기독교 기업을 지지하며 선교 사역을 중요시하고 신학생 양육 사역에 힘쓰는 단체가 생기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⑦중국교회의 국제화 안목

중국인의 해외 여행, 출장, 유학, 이민이 자유로워지면서 중국 성도와 목회자들도 국제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차이사오치 교수는 "목회자들은 해외교회와 교류가 지속해서 증가하길 기대하고 세계 여러 나라를 가고 싶어한다"며 "이런 현상은 여러 변화와 도전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회자가 권위로만 성도와 교회를 치리하는 시대는 이미 지났다. 젊은 세대는 낡은 교회 전통에 도전할 것이고, 시대에 뒤처지는 목회자에게 도전장을 내밀 것"이라며 "진리와 영성을 겸비한 교회 지도자들이 더 많이 배출되고, 중국교회를 이끌어갈 신세대 지도자들이 새로운 목회 시스템에 도전하고 성장하는 공간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⑧포스트 교단주의 시대의 중국교회

그는 삼자교회 설립은 중국교회가 이미 '포스트 교단주의' 시대에 처해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중국교회와 세계교회가 하나가 되면 지역 환경과 신학 입장의 차이, 교회 관리 체계, 목양방침이 다르기 때문에 운영시스템과 목회전략이 다른 교회가 형성될 것"이라며 "많은 교회가 성공신학에 미혹되고, 교회 지도자 중 혼란한 시대에 염증을 느껴 자신의 마음에 맞는 목회방식과 체계를 찾으면서 포스트 교단주의 시대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차이사오치 교수는 "은사주의 운동, 개혁신학교단, 예정론 등 다른 종류의 교단주의가 여러 곳에서 일어나고 이 때문에 교회가 분열되거나 혼란을 겪기도 했다"며 "'포스트 포스트 교단주의'의 어려움을 겪을 때 중국교회는 복음주의적 체계와 교리를 선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중국교회는 교단주의로 분열을 끊임없이 겪으며 분쟁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성경의 온전한 가르침을 따르고 적절한 규제가 있는 신학을 토대로 신앙 체계를 만드는 것은 중국교회의 큰 도전이며, 복음주의 신학교는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⑨앞으로 20년은 중국교회 신학교육의 황금기

차이사오치 교수는 "중국의 정치 상황을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만, 중국교회와 중국 신학교육 발전의 여지는 많다"며 "중국 신학교육은 마침내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삼자교회 신학교들은 학교의 격을 높이기 위해 3년제에서 4년제로 전환하고, 석사과정을 위해 해외 교수진을 초청하며 도서관 장서와 학교시설도 지속해서 확충하고 있다. 가정교회가 운영하는 성경학원도 규모를 갖추고, 이전보다 훨씬 큰 도서관을 설립하며 신학교 시설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상황이다. 그는 "가정교회 신학체계는 지역마다 다른 학술수준으로 나뉘어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며 "지금까지는 신학 교수의 부족으로 한계에 부딪혔고, 특히 깊은 영성과 목회 경험을 지닌 신학교수가 그리 많지 않다"고 말했다.

신학교류와 신학공부를 위한 장단기 해외유학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교회 내 자원봉사 사역 지도자들도 앞다투어 체계적이고 수준 있는 신학교육을 받으려 하는 상황을 전하며 "향후 10년에서 20년은 해외 중국인 신학교가 중국 신학교육에 크게 도움을 주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에도 복음주의 신학교를 세우고 신학교수를 양성하면 20년 이후에는 해외 유명 신학교와 견줄만한 신학교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중국교회 #중국기독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