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수림교회 '교회 합병과 위임목사 취임 및 원로목사 추대식'이 29일 서울수림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상기 담임목사와 김동진 원로 목사(맨 앞 왼쪽부터).   ©이동윤 기자

계속된 분열 양상으로 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는 한국교회에 아름다운 연합의 소식이 전해졌다.

예장 합동 교단의 평양노회 소속인 수림교회(김동진 목사)와 서울한동노회 소속인 서울중심교회(김상기 목사)가 23일 통합 감사예배를 드린데 이어 29일 '교회 합병과 위임목사 취임 및 원로목사 추대식' 열고 공식적으로 하나됨을 선포했다.

통합으로 강일지구 최대 교회로 우뚝 선 이 교회의 명칭은 '서울수림교회'다. 양 교회의 이름 중 하나씩을 따 왔다. 노회는 무지역노회인 평양노회의 양해 아래 서울한동노회로 정했다.

수림교회 김동진(71) 목사는 김상기(54) 목사에게 담임목사직을 위임하고 요한선교단 업무에 전념키로 했다.

이 두 교회의 통합 논의는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됐다. 당시 수림교회는 은퇴를 앞둔 김동진 목사의 후임 목회자 청빙절차를 진행 중이었고, 서울중심교회는 새 성전 건축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다. 지인을 통해 수림교회의 목사 청빙 소식을 들은 김상기 목사가 먼저 김동진 목사를 찾아가 통합을 제안했다.

수림교회는 2011년에 지상 5층, 지하 2층 규모의 새 성전을 건축했다. 500석의 규모의 본당은 양 교회의 교인들(수림교회: 200여 성도, 서울중심교회: 300여 성도)을 위해 미리 예비된 것과 같았다.

두 교회는 수림교회의 성전 건축과정에서의 발생한 은행 융자를 함께 감당하는 방향으로 통합에 뜻을 모았고 각각 공동의회를 열어 이를 결의했다. 양 교회는 지난 해 성탄예배부터 한 장소서 예배를 드리다가 이번에 정식 통합예배와 위임목사 취임 및 원로 목사 추대식을 열게 됐다.

이번 하나됨이 더욱 아름다운 것은 물리적 통합에만 그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수림교회 교회 합병과 위임목사 취임 및 원로목사 추대식이 진행되고 있다. 김상기 담임목사와 김동진 원로목사가 서울수림교회 할렐루야 찬양단과 함께 찬양으로 봉헌하고 있다.   ©이동윤 기자

이날 행사에서 원로목사로 추대된 김동진 목사와 담임목사로 위임된 김상기 목사가 나란히 서서, 서울수림교회 할렐루야 찬양대와 함께 찬양을 봉헌했다. 두 목사가 화목하게 찬양하는 모습은 두 교회가 단순히 물리적으로 통합된 것이 아닌, 진정으로 하나 됐다는 것을 의미하는 뜻 깊은 장면이었다.

위임목사로 취임한 김상기 담임목사는 양 교회의 하나됨의 경과를 보고하며 "같은 지역에 있으면서 존경했던 김동진 목사님과 사랑하고 결혼하기로 약속했다. 만남은 계속됐고, 공동의회에서도 흔쾌히 결정하며 합병인 결혼 예식을 허락해줬다. 하나님의 도우셔서 양 노회와 당회의 허락을 얻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원로목사로 추대된 김동진 목사는 "하나님께서 지도자는 믿음으로 가며, 하나님보다 앞서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해주셨다. 건물을 지어주시고 후임 목회자를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 담임목사님과 함께 공동체를 잘 섬기겠다"고 답했다.

김동진 원로목사 내외가 김상기 담임목사로부터 원로목사 추대패를 받고 있다.   ©이동윤 기자

이날 설교를 전한 조성모 목사도 서울수림교회의 하나됨을 진심으로 축복했다. 조 목사는 "목회를 오래 했지만, 원로목사와 담임목사가 찬양을 함께하는 것은 처음 본 것 같다. 저도 이제 물러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한 수 배운 것 같다" 말했다.

그는 이어 "교회는 다른 모습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만물상 같은 곳이다. 하나님이 다르게 창조하신 것은 조화를 이뤄 아름답게 살라는 뜻이다. 교회 구성원들은 같은 천국에 가야 할 공동 운명체"면서 한국교회의 모범이 되는 교회가 되길 권면했다.

김원남 목사는 축사에서 "김동진 목사님을 보면서 '노병은 죽지 않는다. 다만 사라질 뿐이다'는 명구가 생각난다. 목사님은 노숙자를 보살피며 동고동락하셨다. 지금 은퇴하시지만, 훗날 주님께 가시면, 주님게서 그 공로를 치하하며 크게 위로하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예배는 김상기 목사의 합병 결과보고 후 서울한동노회 노회장 김기종 목사의 합병 공포, 위임목사 취임 공포, 김동진 원로목사의 추대가 이어졌다. 김선규 목사는 격려사를, 박주완 목사와 김원남 목사의 축사를 전했다. 이후 서울한동노회 목회자중창단의 축가, 평양노회 노회장 김진하 목사의 축도로 모든 순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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