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4개월 만에 재개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하루 앞둔 19일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과 대표단이 이날 오후 강원도 속초에 집결해, 60여 년 동안 헤어졌던 가족과의 만남을 준비 중이다.

남측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82명은 동반 가족 58명과 함께 이날 오후 2시에 강원도 속초 한화콘도에 모였다.

통일부는 남측 상봉 대상자 1명이 건강 악화로 상봉을 포기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확정된 상봉 대상자는 남측 96명과 북측 100명이었지만 사망, 건강 악화 등으로 상봉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화콘도에 모인 대상자들은 북측 가족들에게 전달할 생활필수품, 내복, 학용품 등 선물 꾸러미를 손에 들고 설레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숙소에 도착한 방문단은 간단한 신원 확인과 건강검진 절차를 거친 뒤, 행사를 주관하는 대한적십자사의 방북 교육을 받고 속초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이산가족들은 상봉 당일인 20일 오전 9시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배웅을 받으며 속초를 출발해, 강원도 고성의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서 현대아산이 운영하는 버스로 갈아타고 오후 1시쯤 상봉 장소인 금강산 호텔에 도착한다.

이번 상봉은 2차례로 나뉘어 열리는데, 20일부터 22일까지 1차 상봉에서는 남측 상봉 신청자가 북측 가족을 만나고, 23일부터 25일까지 2차 상봉에서는 북측 신청자가 남측 가족을 만나게 된다.

첫 만남은 20일 오후 3시 금강산 호텔에서 이뤄진다.

이산가족들은 첫날인 20일 오후 3시 금강산 호텔에서 열리는 '단체상봉'에서 첫 만남을 가진 뒤, 오후 7시에는 북측이 주재하는 환영만찬에 참여한다.

이어 이틀째 오전 9시 개별·단체 상봉, 공동 오찬,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9시 '작별상봉' 등 2박 3일간 6차례에 걸쳐 11시간 동안 만나게 된다.

이어 오후 1시 북측 가족의 배웅 속에 버스를 타고 다시 속초로 돌아온다.

남측 신청자가 만나는 북한 가족들은 모두 180명이다.

남측 신청자 가운데 최고령자는 96살 김성윤 할머니로 북쪽에 있는 동생 81살 김석려씨를 만날 예정이다.

남측 방문단은 90대가 25명, 80대 42명, 70대 9명, 69살 이하가 7명으로, 70살 이상이 91.6%를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고령자가 많다 보니 과거 18차례 이산가족 상봉 때보다 의료진도 대폭 보강 돼 의료진 12명과 구급차 1대가 남측 방문단과 함께 금강산에 동행할 예정이다.

동반하는 가족들도 고령의 가족들을 고려해 휠체어와 의약품 등을 미리 준비해 온 상태이다.

상봉 대상은 형제·자매를 만나는 사람이 51명으로 61%를 차지해 가장 많다. 2차 상봉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북측 상봉 대상자 88명이 남측 가족 361명을 만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금강산 현지는 막바지 제설 작업과 함께 이날 최종 점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속초·고성 등 강원 지방에는 20일까지 7센티미터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보 돼, 행사 관계자들은 제설작업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상봉 행사가 진행될 금강산 현지에서 제설차량 15대를 동원해 눈을 치우고 있다"면서 "눈 때문에 차량 이동 속도가 다소 느려질 수는 있겠지만 상봉 행사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해마다 1~2차례씩 열렸지만, 2008년에는 남북관계가 경색 돼 성사되지 못했고, 2009년과 2010년 한차례씩 이뤄진 뒤 지금까지 중단됐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이산가족